기후동행카드가 출시된 지 2달이 다 돼간다. 기후동행카드는 기존의 교통 정기권에 비해 편의성이 향상돼 많은 인기를 끌고 있는 대중교통 통합 정기권이다. 출시 초기에는 실물카드 품절 대란이 일며 정가의 몇 배 가격으로 중고 거래가 이뤄지기도 했다. 그러나 서울로 통근·통학하는 경기도민의 접근성이 제한되는 등의 문제점도 드러나고 있다. 기후동행카드의 장단점과 타 교통비 지원 정책에 대해 The HOANS에서 파악해 봤다.
대중교통이 무제한?
기후동행카드는 서울시에서 운행하는 ▲시내버스 ▲일부 광역버스 ▲서울메트로에서 운영하는 지하철을 월 6만 2,000원으로 자유로이 이용할 수 있는 서울시의 교통 정기권이다. 3,000원을 추가하면 서울시 공공자전거 ‘따릉이’도 함께 이용 가능하다.
이용자들은 기후동행카드가 교통비 절약에 효과적이라고 평가한다. 이들은 평균적으로 교통비를 월 3만 원가량 아낀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에 따르면 기후동행카드 판매 첫날인 1월 23일부터 약 한 달간 누적 판매량은 46만 2,000장에 달한다.
다만 불편함도 존재한다. 안드로이드 휴대폰 이용자라면 단말기에 내장된 NFC 기능을 활용해 모바일로 승하차 태그를 할 수 있지만, 그 외의 경우엔 3,000원짜리 실물카드를 구매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다. 실물카드는 어플 충전이 아닌 현금 충전만 가능하다는 단점도 안고 있다.
서울·경기도 동행 없는 기후동행카드
모든 노선에서 이용할 수 없다는 점은 기후동행카드의 가장 큰 단점으로 꼽힌다. 현재 ▲신분당선 ▲서울지역 외 지하철 ▲광역버스 등 서울과 경기도를 잇는 대부분 노선은 기후동행카드로 이용할 수 없다. 서울로 통근·통학하는 경기도민은 2020년 기준 약 125만 명이다. 이들이 이용하는 노선이 포함되지 않은 기후동행카드는 반쪽짜리 지원 정책이라는 비판을 받는다.
기후동행카드의 실효성을 높이려면 경기도의 참여가 필요하다. 하지만 경기도는 기후동행카드의 참여를 시군의 자율적 판단에 맡긴 상황이다. 서울시는 “경기도의 비협조로 도민이 혜택에서 배제된다”고 언급하자 경기도는 이를 일축하며 공방을 이어가고 있다.
경기도는 오는 5월 국토교통부의 ‘K-패스’와 연계된 ‘The 경기패스’ 시행을 앞뒀다. The 경기패스는 ▲광역버스 ▲신분당선 ▲광역급행철도(GTX) 등을 모두 이용할 수 있고 환급 방식이라 매달 충전할 필요가 없다는 장점이 있다. 기후동행카드와 The 경기패스가 따로 존재하는 상황에서 서울시와 경기도 사이의 긴장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교통비 더 아낄 수 있는 방법은?
기후동행카드와 별개로 국토교통부는 환급형 마일리지 시스템의 알뜰교통카드 사업을 시행해 왔다. 알뜰교통카드는 거리별 마일리지 방식으로 한 달 이용 후에 일정 비율만큼 환급받을 수 있다. 5월부터는 알뜰교통카드 대신 K-패스 사업을 시행할 예정이다.
K-패스는 알뜰교통카드의 아쉬움을 보완하고자 기존 거리형 마일리지 기반 적립을 금액 기반으로 변경했다. 요금 환급률은 기본 20%이며 청년은 30%, 저소득층이면 최대 53%까지 가능하다. 알뜰교통카드와 마찬가지로 환급 시 최소 사용 제한이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월간 15번 이상 카드를 이용해야 하며 최대 60번까지 환급 혜택이 적용된다.
일반 교통카드 이용자를 기준으로 교통비가 월 7만 7,500원이 넘는 경우는 기후동행카드가 유리하다. 그렇지 않다면 금액 기반 환급을 진행하는 K-패스가 더 경제적이다. 청년 이용자의 경우엔 기후동행카드가 월 7만 8,571원 이상부터 유리하다. K-패스는 기후동행카드와 달리 전국 지자체 229곳 가운데 189곳에서 광범위하게 운영될 예정이다.
경제적 교통비 활용을 위해선
서울시는 지난달 21일부터 청년(1989~2005년생) 대상으로 기후동행카드 7천 원 환급 정책을 시범운영하고 있다. 청년 이용자가 이용자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만큼 기후동행카드 대란은 이어질 전망이다. 정치적으로 이용된다는 논란이 일고 있으나, 경기도 및 인천 지역으로도 확대가 된다면 많은 이용자에게 경제적일 것이다. 하반기에는 또다시 지하철 요금 150원 인상이 예정돼 있어 학우들 모두 교통비 절약을 위한 현명한 대책을 강구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임재원·인형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