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원단 게이트 : 쌓여온 폐단, 격화된 여론

본교생의 자부심 입실렌티는 수많은 대학 축제 중에서도 단연 최고의 규모를 자랑한다. 그러나 미숙한 행사 진행에 대한 실망과 함께 응원단의 불투명한 회곅 공개되며 학내외로 여러 의혹이 퍼졌다. The HOANS에서 H업체와의 사전 인터뷰와 응원단 공청회에서 소명된 내용을 모아 이번 사태를 되짚어 봤다. (이 기사는 5월 29일자로 게시된 ‘응원단 게이트, 본질은 횡령도 유착도 아닌 재정 불투명’기사의 후속입니다.

예견된 서막

지난 25일, 유례없이 강도 높은 의혹·비판이 쏟아지는 가운데 제42회 IPSELENTI 지.야의 함성(이하 입실렌티)이 진행됐다. 작년 대비 2천 원 인상된 티켓 가격과 대폭 감소한 개인 티켓 수량으로 인한 불만은 행사 전부터 일찍이 예고됐다. 응원단이 수차례에 걸쳐 개인 티켓 수량과 판매 방식을 번복하면서 비판 여론에 불이 붙었다. 행사 당일 ▲안전 문제 ▲입퇴장 게이트 관리 미숙 ▲미비한 배리어프리석 ▲매뉴얼 부재 등 미숙한 진행 속에서 재학생들의 기대와는 다소 다른 초대가수 라인업이 밝혀지자 불만은 걷잡을 수 없이 격화됐다.

이후 본교 커뮤니티 사이트 고파스 등을 중심으로 ▲1학기 예결산특별위원회(이하 예결특위)에서 응원단이 보고한 입실렌티 예산안 세부 내역 기재가 미비했던 점 ▲작년 2학기 입실렌티 결산안에 현금을 인출해 업체에 대금을 지급했다고 적혀있는 점이 밝혀지며 혼란은 가중됐다. 이에 응원단의 예산 횡령부터 H업체와의 유착 관계까지, 행사 진행 전반에 걸쳐 여러 의혹이 제기됐다.

지난 26일, 응원단장 이형석(환생공 14) 씨가 본교 응원단 페이스북 페이지를 통해 “회계 및 예산 집행에 관한 의혹을 풀기 위한 입장문을 준비 중”이라며 “응원단과 관련된 질문을 받는 공청회를 마련하도록 하겠다”라고 밝힌 지 열흘 만인 6월 5일 18시 장장 4시간에 걸쳐 공청회가 진행됐다. 그러나 응원단이 마땅히 소명해야 할 본질이 전부 밝혀졌는지는 아직까지도 의견이 분분하다.

 

턱없이 비싼 무대 시스템 비용?: 횡령은 강경 부인

가장 크게 제기된 의혹은 무대 설치비용과 연예인 섭외비가 지나치게 높은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다. 행사의 질이 기대보다 낮아지자 공개된 입실렌티 예산을 크게 양분하는 무대 시스템 비용과 초대 연예인 섭외비를 두고 응원단과 업체가 백마진을 남긴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올해 1학기에 열린 2019년 상반기 예결산특별위원회(이하 예결특위)에서 응원단이 밝힌 바에 따르면 이번 입실렌티의 ‘무대 시스템 예산’은 부가세 포함 9천 550만 원이었다. 학내 커뮤니티에서는 2016년 연세대학교(이하 연세대) 축제 아카라카의 시스템 비용이 3천 3백만 원에 불과한 데 비해 예산이 터무니없이 높게 책정된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일었다. 업체와 응원단이 횡령을 위해 유착했다는 이차적인 의혹 또한 여기서 파생됐다.

그러나 H업체가 입실렌티 기획을 맡은 2016년부터 무대 시스템 비용은 8천만 원 선에서 동결됐다. 작년 대비 LED 전광판 개수가 3개에서 2개로 줄어들었는데도 무대 시스템 비용이 오히려 증가한 이유는 전광판의 크기가 커졌기 때문이다. 작년에는 LED 전광판을 5m x 3m짜리 2개와 12m x 5m짜리 1개를 사용했지만 올해는 10m x 5.2m짜리 2개를 사용했다. H업체는 “전광판 크기가 조금만 커져도 들어가는 물품은 무대 설치, 음향, 영상장비를 포함하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다”라고 설명하는 한편 “LED 개수, 배치, 무대 디자인 같은 부분은 응원단 요청사항을 전적으로 따른다”고 말했다. 더불어 예년보다 무대 전체 길이가 39.26m에서 45.5m로 5m가량 늘어난 것도 무대 시스템 예산이 높을 수밖에 없었던 이유다. H업체는 “2013년부터 시스템비가 동결돼 어려운 예산임에도 입실렌티라는 행사가 좋았다”며 “단가를 맞추기 위해 인건비를 줄이면서까지 견적을 맞췄다”고 전했다.

입실렌티 무대 시스템 비용을 아카라카와 직접 비교하는 데도 무리가 있어 보인다. 아카라카가 진행되는 연세대 노천극장의 좌석 규모는 약 7천 5백 석으로, 2만 5천 명을 수용하는 본교 녹지운동장과 차이가 크다. 2011년에는 아카라카 대행사를 진행한 바 있는 H업체 역시 “연세대 노천극장의 무대 길이는 18m 정도지만 고려대는 45m나 된다”며 양쪽을 단순 비교하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밝혔다. 더불어 H업체는 “아카라카는 본래 극장 형태이기 때문에 무대 높이가 낮아도 시야가 확보되는 반면 입실렌티는 운동장에서 진행하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무대보다 비싼 1.8m 이상의 높이로 무대를 만들어야 한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올해 기준 아카라카는 메인 스피커가 16개 사용된 데 반해 입실렌티는 48개가 사용됐다.

 

밝혀진 라인업 결정 배경

연예인 섭외에 대한 논란도 불거졌다. H업체 견적서에 따르면 세전(稅前) 기준 작년 초대가수 섭외비는 8천 800만 원, 올해 섭외비는 1억 100만 원이다. 하지만 라인업이 밝혀진 직후 학내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불만 여론이 거세게 불었다. 이 단장은 섭외비만 증가한 실망스러운 라인업이라는 평가에 대해 “라인업을 아카라카와 비교하면, 트렌드를 봤을 때 학우들이 아쉬워할 만하다”고 인정했다. 한편 “섭외한 연예인들은 모두 최고의 무대를 보여줬지만, 라인업이 안 좋다는 말이 도는 상황에 행사에 와주신 연예인분들께 죄송하다‘고 심경을 전했다. H업체는 “연예인의 급을 나누고 모 연예인이 모 가수보다 섭외비가 낮을 리 없다는 것은 단순 심증”이라고 이야기했다.

입실렌티에서 연예인을 섭외하는 과정은 다음과 같다. 응원단이 대행사에 행사 날짜를 알려주면 대행사가 해당 일에 섭외가 가능한 연예인 명단과 비용 등을 정리해서 응원단에 제공한다. 섭외 과정에서 후보로 올랐던 여러 연예인 중 응원단 측이 최종적으로 선택한 것이 실제 초대된 가수들이었다. H업체는 “제안했던 연예인 중 응원단이 거절한 사람도 많다”라며 “응원단이 ‘영화’라는 컨셉에 맞는 섭외를 하기를 고수했다”라고 설명했다. 가수 김연우 씨를 섭외한 것 역시 “응원단이 ‘영화’라는 컨셉에 맞게 극적인 무대를 연출할 수 있는 가창력 중심의 가수를 섭외하고 싶어 했기 때문”이라고도 덧붙였다. 한편 타 대행사에 견적을 문의한 결과 이번 라인업 섭외비가 7천만 원 선에서 가능하지 않냐는 지적에 대해 H업체 대표는 “상황에 따라 섭외비에 편차가 있긴 하지만 절대 불가”라고 확언했다.

한편 응원단 측은 H업체의 말과 달리 공청회에서 주제와 연예인 섭외가 직결되는 것은 사실이 아니라고 밝혔다. 응원단과 대행사가 1차 섭외 리스트를 공유하고 접촉한 시점은 2월 중인 한편 입실렌티 주제인 ‘영화’가 결정된 것은 4월 중이다. 이 단장은 “섭외 시점과 주제가 정해진 시점은 너무 다르다”며 연예인 섭외 시점부터 주제를 고려하진 않는다고 말했다. 또한 주제는 통상 프로그램이나 영상에서 반영하며 연예인 섭외와는 별개로 분리하는 경향이 있다고 밝혔다. 이 단장은 연예인 섭외 기준에 대해 “다양한 장르를 고려하고, 솔로, 그룹, 보컬리스트, 댄스, 밴드, 그리고 성별로 연예인을 구분해서 접촉한다”고 말했다. 연예인 섭외가 늦어진 이유는 행사 일정이 정해진 2월 중순부터 3차례 이상 접촉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시간이 지체됐기 때문이다. 주말 스케줄이 확정된 연예인이 많아 섭외의 폭이 좁아진 것도 사실이다.

섭외 과정에서의 부정이라는 처음 의혹뿐만 아니라, 응원단 내부의 소통 부족은 또 다른 문제로 제기됐다. 익명을 요구한 전 응원단원 A 씨는 “응원단 내에서도 소수를 제외하고는 초대가수 라인업을 알지 못한다”라며 라인업에 대한 의견을 주고받기가 어려운 응원단의 내부 구조를 밝혔다. 한편 공청회에서는 행사를 토요일로 옮긴 것 역시 내부 소통의 문제라는 지적이 잇따랐다. 내부 피드백이 원활했다면 외부 행사가 많은 토요일로 날짜를 옮길 경우 애로사항이 발생한다는 의견이 있었을 것이라는 비판이다. 관객의 바람을 고려하지 못한 응원단의 행사 진행 역량에 아쉬움이 남는 가운데, 응원단의 의사 결정 과정에서의 투명성·개방성 제고가 요구되는 지점이다.

 

업체 선정 과정은 주먹구구

응원단이 올해 진행한 업체 선정 과정은 통념적인 ‘공개 입찰’이 아니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응원단이 올해 새로운 업체와의 계약을 검토한 것은 맞지만, 응원단에 제안서를 제출한 업체들을 비교했을 뿐 새로운 업체가 지원할 수 있도록 입찰 공지를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 단장은 공청회에서 “올해 초 3개 대행사에게서 제안서를 받았다”며 ▲장기간 계약 가능 여부 ▲응원 문화 이해 여부 ▲학우들의 눈높이에서 함께 일할 수 있는지 등 세 가지 기준을 가지고 평가한 결과 H업체와의 계약을 지속했다고 밝혔다. 한 업체는 3월까지만, 또 다른 업체는 올해까지만 계약이 가능해 두 업체 모두 장기적으로 같이 일하기 힘들었고, 기업 스폰으로 부족한 예산을 채우겠다고 제안해 기업 행사가 되리라는 우려 때문에 탈락했다. 장용현 전 단장은 “제안서를 비교하며 타 업체에서 제안받은 견적보다 H업체가 제시하는 견적이 훨씬 낮다는 사실을 알았다”며 H업체를 선정한 이유를 설명하는 한편 “H업체는 남는 마진도 적었을 것”이라고 의견을 전하며 리베이트와 백마진에 관한 의혹을 다시 한번 전격 부인했다.

그러나 공청회에서는 불투명한 선정 과정 외에도 더 나은 업체를 구하려는 응원단의 노력이 부족했다는 점이 지적됐다. 이형석 응원단장은 “제안이 들어온 세 곳의 업체 외에 다른 업체를 알아볼 노력을 하지 않았다는 사실은 인정한다”고 하는 한편 “미리 업체를 선정하지는 않았다”고 전했다. 이어서 “관련 업체 관계자나 본교 측에 도움을 요청해서 업체 선정 방식을 논의하려고 한다”며 고연전을 앞두고 대행사 선정을 어떻게 할지 내부적으로 논의가 오가는 중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유착은 아니다”

사전 인터뷰에서 유착 의혹에 대해 H업체는 “(응원단에게) 단 10원도 제공한 적이 없고 일반적으로 용인할 수 있는 식사 이외에 향응이나 접대는 없었다”고 여러 번 강조하며 학내 커뮤니티에서 촉발된 여러 의혹에 억울한 심정을 밝혔다. 또한 H업체 대표는 “페이스북에 올라온 응원단과의 친목이 의심되는 사진은 매력적인 행사인 ‘입실렌티’를 따내기 위해 현장 분위기를 배우러 다니며 찍힌 사진이지 거래를 튼 시점과는 관련이 없었다”고 전했다. 당시 H업체 대표가 응원단 측과 인맥을 만들기 위해 경호 업체를 소개해준 것은 사실이지만, 현재에 이르러서는 경호 업체와 응원단은 H업체와 관련 없이 직속으로 인건비를 협의하는 상황이다.

H업체는 수년간 응원단 측이 해당 업체에 지급하는 인건비를 비롯한 무대 설치비가 동결돼서 어려운 상황임을 밝혔다. 업체는 “만약 기업 대상으로 작업한다면 입실렌티 규모의 행사를 준비하는데 무대 시스템만 최소 1억 5천만 원에서 2억 원을 청구한다”며 “대학 행사라는 점을 감안하지 않으면 현실적으로 진행하기 힘들다”고 밝혔다. 입실렌티 견적이 정해지는 과정은 대행사가 먼저 견적을 내면 그 금액을 지불하는 구조가 아니다. 응원단장이 변경되고 전년도 견적을 검토한 다음, 작년과 비슷한 규모의 금액으로 응원단이 지급 가능한 금액을 이야기하면 업체가 견적을 내는 구조다. 그 과정에서 업체는 응원단의 무대 디자인 및 전광판 등 세부 요구를 수용한다.

H업체는 응원단이 진행하는 모든 행사의 최종 결정 권한은 응원단에 있고, 업체는 협조하는 조력자의 역할에 그쳤음을 다시 한 번 강조했다. H업체는 작년 2학기 정기고연전을 제외하고, 15년 2학기 고연전부터 올해 입실렌티까지 응원단과 함께 일했다. 그러나 18년도 2학기 고연전 직전 H업체는 업체 변경을 통보받았다. H업체는 “행사 한 달 전에 응원단에서 다른 업체를 정해 놓고서, 현장 답사까지 우리 업체와 함께 다녀온 후 고연전 2주 전에야 업체 변경을 말했다”고 하소연했다. 당시 단장을 맡고 있던 전 응원단장 장용현(컴퓨터 15) 씨는 “해비치에 의견 전달하기가 늦었고 의견 다툼도 있었다”며 업체 변경 통보가 늦었음을 인정했다. 이어 업체를 변경한 이유에 대해 “매년 고연전의 음향과 특수효과가 연대에 비해 부족하다는 지적을 반영해 18년도에는 H업체가 아닌 다른 업체와 작업했다”고 설명했다. 이 단장은 “한 업체와 오래 일하다 보면, 그 업체가 매너리즘에 빠지거나 처음 열정은 사라지고 정해진대로 행사를 기획, 진행할 수 있어 업체를 교체한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문제는 업체의 탈세 여부. 응원단도 논란되나?

2018년 입실렌티 대금을 지급하는 과정에서 응원단은 약 39차례 현찰을 인출해 H업체에 건넸다. 응원단이 작년 2학기에 보고한 2,3분기 결산 세부내역에 기록된 현찰 인출의 사유가 “업체가 현금으로 달라 해서 현금을 뽑아서 직접 전달”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탈세 논란이 일었다. 그러나 응원단은 세금 납부의 주체는 응원단이 아닌 H업체라는 입장이다. 공청회에서 17년도 응원단장이었던 안경환(경영 11) 씨는 “응원단은 견적서에 나온 금액을 지불할 뿐, 그 금액을 신고하고 말고는 대행사의 문제”라며 “응원단은 세금을 납부할 수도 없으며, 수익 사업을 하지도 않고 벌어들인 수입을 다 지출하기 때문에 과세 표준을 매겨도 낼 세금이 없다”고 응원단의 탈세 의혹을 일축했다. 응원단이 부가세를 포함한 금액을 대행사에 지불했기 때문에, 업체가 현찰로 받은 금액의 세금 신고를 누락했는지는 업체의 책임이라는 주장이다.

응원단의 회계 처리가 미숙했음은 사실이다. 장 씨는 “(현찰을 지불하면서도) 부가세가 포함된 금액을 지불하였고 총학 요구 양식에 맞춰 현금 수령 확인증까지 받았기 때문에 이런 문제가 생길 거라고 생각하지 못했다”며 “예결산위원회에서 인준도 받았다”며 문제조차 인지하지 못했음을 밝혔다. 안 씨는 이어 “위 선배들에게 물어봐도 금액이 부가세가 포함된 건지, 견적서가 어떤지는 잘 몰랐고 대행사와 계약할 때 요구한 금액을 지불했다”며 “어떤 해에는 해비치처럼 부가세가 마지막에 기록됐고 어떤 해는 편의점에서 사듯이 그 금액 자체에 녹아 들어가 있었다”고 전했다.

한편, 현찰 전달의 이유에 대해 응원단은 행사를 키우면서도 부족한 예산에 맞추기 위해서였다고 답했다. 장용현 전 응원단장은 “현금으로 지급할 경우 예산을 줄이면서도 견적을 맞출 수 있다고 전달받았다”고 밝혔다. 장 씨는 “응원단은 행사 규모를 전년도와 비슷하거나 크게 키우고 싶었으나 견적은 전년도와 적거나 비슷하게 유지하고 싶은 상황”이라며 “해비치는 견적을 키우고 싶어 하나 한정된 예산으로는 어려웠다”고 예산 부족 문제가 현금 지급 사유였음을 역설했다.

 

고정 수입이 없는 응원단, 티켓 팔아 다른 행사에 사용

공청회에서는 입실렌티 티켓 수익 비용이 응원 오티나 합동응원에 쓰이는 것은 옳지 못한 일이라는 비판이 이어졌다. 이 단장은 “응원단은 비영리단체”라며 “구성원이 수익이 아니라 단체의 활동 유지를 위해 판매금을 사용했기 때문에 문제가 없었다고 생각했다”고 답했다. 이어 입실렌티 수익금을 전부 입실렌티에 쓰게 될 경우 예산이 부족해지는 상황에 대해 “학생처와 학교 차원의 지원 확충을 논의해보겠다”고 전했다. 김태구 전 총학생회장은 학생처 지원에 대해 “신청을 하면 거의 신청분을 다 지급해주고 있는 걸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행사 규모보다 부족했던 예산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이미 작년 장 응원단장 당시에도 응원단 내부에서 예산 문제가 화두가 됐다. 응원단은 입실렌티 외에도 ▲상반기·하반기 안암·세종 오티 ▲합동응원 ▲정기고연전에서도 무대를 설치하고 공연을 한다. 이때 사용하는 자금의 출처는 크게 ▲특별기구 배분금 ▲입실렌티 티켓 판매금 ▲학생처 지원금 ▲현수막 광고비 ▲기업 스폰으로 나뉜다. 기업 스폰의 경우 2017년 입실렌티 기준 행사 금액의 약 21%가 기업 후원금으로 충당됐을 정도로 응원단의 주 수입 중 큰 비중을 차지했다. 하지만 학내 주류 반입이 금지되면서 많은 주류 회사가 행사 스폰을 그만뒀다. 예산 부족이 응원단의 고질적인 문제가 아니냐는 지적에 이 단장은 “고정적 수익금이 없는 상황에서 매년 예산 문제가 대두되고 있다”고 답했다.

학생처 지원금이 유동적인 것도 문제다. 응원단은 매년 고정된 금액을 일정한 시기에 학생처로부터 지급받는 것이 아니라 부족한 금액을 신청하는 방식으로 지원금을 받는다. 작년 후원금이 줄어들면서 응원단은 티켓 가격을 2천 원 인상했음에도 불구하고 부족한 금액을 충당하기 위해 2천만 원 정도를 지원받았다. 이 단장은 “학생처 지원금이 상반기·하반기 오티와 고연전 무대를 모두 준비할 수 있을 만큼 들어오는 것은 아니다”며 “입실렌티 티켓 판매금을 쌓아두지 않으면 3월, 9월 행사 자체가 어렵다”고 말했다. 또한 티켓 가격 인상 이유에 대해서도 “고정 수입이 없는 상황에서 재정 자립이 필요했다”고 이야기했다.

사실 응원단은 입실렌티 티켓 가격이 다른 행사에 사용된다는 점을 미리 공지한 바 있다. 응원단은 지난 4월 26일 제42회 입실렌티를 티켓 판매를 안내하며 “입장권 판매 수입금의 대부분은 입실렌티 운영비로 사용되고, 남은 금액은 그 외 응원단이 준비하는 행사인 신입생 응원오티, 응원오티 및 정기 고연전에 사용”된다고 밝혔다. 해당 공지는 작년 티켓 가격을 인상할 때도 동일한 내용으로 이뤄졌다. 이 단장은 “1학기 입실렌티 수익금을 이월해 고연전 무대와 응원오티에 사용하는 회계내역을 예결특위와 전학대회에서 인준받았다”고 이야기했다. 한편 전학대회에서 이뤄진 응원단 예산 인준에 대해 자신을 ‘전학대회 대의원’이라 밝힌 A 씨는 “전학대회에서 대의원들은 응원단의 예산안을 통보받았을 뿐”이라며 “응원단이 학생회비를 일부만 받는다는 이유로 전학대회에서 예결산을 심의받는 것 자체를 마땅치 않아 했다”고 주장했다.

 

사업자 등록·감사기구 설치·내부혁신 등 다방면에서 조치 시급

본교나 총학 차원에서 응원단의 재정 운용을 관리하고 감사할 권한을 가진 기구를 신설해 그 재정 규모에 걸맞은 운용 방식을 도입해야 한다는 지적이 여러 차례 제기됐다. H업체 대표는 “감사기구가 없는 현황을 이해할 수 없다”고 하는 한편, 감사기구를 두는 사안에 대해 “오히려 업체 입장에서는 투명하게 회계할 수 있으니 찬성”이라고 의견을 전했다. 공청회에서 질의를 받은 응원단 역시 “내부적으로도 고정적으로 회계를 감사할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며 “외부 회계사 선임을 고려중”이라고 전했다. 다만 학우들이 직접 참여하는 감사 및 본교 차원이나 총학생회 차원에서 회계 감사를 진행하는 안에 관해서는 답변을 명확하게 하지 않아 아쉬움을 남겼다.

한측에서는 응원단이 티켓을 현금으로만 판매하는 이유가 탈세를 하기 위함이 아니었냐는 지적이 있었다. 응원단 측은 “사업자로 등록되지 않아서 카드 결제로 티켓을 판매하는 것이 불가능”한 것이라 이유를 밝혔다. 이에 공청회에서는 응원단이 정식 법인 및 사업자로 등록하고 전문가의 조언을 얻어 재정을 운용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또한 정식 단체로 등록되지 않은 응원단이 3억이 넘는 재정을 관행적으로 운용했다는 비판에 대해 이 단장은 “학교 내의 단체가 학교 이름을 달고 법인 등록을 하지 못한다고 들었다”며 “사업자 등록이 가능한지 학교 측과 논의해보겠다”는 뜻을 전했다.

이밖에도 응원단의 폐쇄적인 운영 구조를 고집하기보다는 기존 관례를 타파하고 학내 구성원의 요구를 파악하는 소통 창구를 만들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드높다. 이번 입실렌티 논란을 촉발시킨 가장 큰 원인은 학내 구성원의 수요와 다르게 구성된 라인업이다. 학생들의 실망과 더불어 초청 가수들의 섭외비가 그렇게까지 비싸지 않으리라는 추측이 누적된 응원단의 폐쇄적인 이미지와 결합해 생긴 횡령 오해가 이번 논란의 근원이었다. 이에 응원단과 학생 간에 지속적이고 정기적인 소통이 앞으로의 문제 재발 방지 과정에서 필수적이라는 지적이 일고 있다.

 

아쉬웠던 공청회

공청회는 수 주 동안 해결의 양상 없이 지지부진하게 끌어온 논란을 깔끔하게 소명하는 데 실패했다. 공청회 입장 전 비밀유지서약서를 필수로 작성하도록 요구받으면서 청중 입장이 지연돼 3시간으로 빠듯하게 예정됐던 공청회의 시작이 늦었고, 회계 관련 의혹이 아닌 입실렌티 세부 진행 문제에 관한 1부가 또다시 시간을 빼앗아 학생들이 진정 의문을 갖던 의혹을 소명할 시간은 부족했다는 지적이 많다.

공청회에 참석하는 청중 전원에게 비밀유지서약서를 작성토록 한 점이 불만을 불러일으키자 응원단은 지난 6일 페이스북 페이지에 서약서 작성 배경 및 후속 조치 계획을 안내하는 글을 게시하고 나섰다. 게시글에 따르면 비밀유지서약서는 응원단 내부의 회계 자료가 아닌 H업체와 H업체가 하청을 맡긴 협력업체 간 거래내역과 세부 견적서가 영업비밀에 해당하기 때문에 작성된 것이다. 공청회 과정에서 해당 내용이 노출돼 영업상 손해가 발생할 경우 영업 비밀 침해 행위로 인한 민·형사상 책임을 질 가능성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서약서를 작성토록 했다고 밝혔다.

한편 총학은 공청회 1부에서 학내 구성원이 진정 궁금해하는 의제를 소명하는 데는 소홀하고 총학이 관여하는 부차적인 안건들에만 집중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학생 자치 행사에서 비롯된 소요인 만큼 총학이 적극적으로 나서 해결 창구를 마련했으면 좋겠다는 의견이 이전부터 지속적으로 제시됐으나 실질적으로 총학이 지난 시간 동안 한 일은 공청회를 주관하는 것뿐이었다. 지난 9일 소집된 23차 중앙운영위원회에서는 이번 사태에 대한 대책으로 총학 산하 특별위원회 구성이 검토됐다. 응원단에 관한 구체적인 대응은 특별위원회 단위에서 논의될 예정이다. 과연 모든 논란과 의혹, 응원단을 둘러싼 불신이 특별위원회를 통해 해결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여전히 지속되는 불만

공청회 직후인 지난 6일, 학내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공개 없는, 기만뿐인 공청회’라는 제목으로 대자보가 작성됐다. 대자보는 ▲회계 감사에 학우가 참여할 수 있는 장치 마련 ▲수입 항목 전체에 대한 증빙 내역 공개 ▲고연전 티켓 배분 권한을 총학에게 양도 ▲공개 입찰을 통한 업체 선정 ▲개선안 구체화 및 마감 시일 지정을 요구하는 내용이다. 이번 공청회에서 업체와 응원단이 학내 구성원에게 납득시키지 못한 부분이 무엇인지 드러난다.

이번 입실렌티를 계기로 밝혀진 응원단의 구조적 폐단과 방만한 운영은 반드시 개선돼야 한다. 얼마 전 본교 교직원들의 회계비리 무더기 적발에 이어 또다시 민족사학의 자존심을 깎는 일이 아닐 수 없다. 공청회 이후 여론은 진정되기는커녕 고연전에서 응원단을 보이콧하자는 의견까지 나왔다. 본교생의 자존(自尊)을 지키기 위해 응원단이 과오를 온당히 해결하고, 입실렌티가 다시 한번 진정한 학생들의 행사가 되길 기원한다.

 

윤라경·박지우·임지현 기자

rayoon3312@korea.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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