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질 수 없는 너, SK 미래관

SK 미래관(이하 미래관)은 “자유로운 공간 구성으로 학생들 스스로 탐구하고 토론하는 문화를 만들어 가는 공간”이라는 목적 아래 2019년 개관했다. ▲사물인터넷 ▲블록체인 ▲AI 기술 등이 적용된 스마트캠퍼스를 표방했으며 특히 캐럴과 그룹 스터디룸을 매력적으로 느끼는 학생이 많았다. 또한 수시 면접, 직업 박람회와 같은 다양한 행사를 미래관에서 진행하면서 미래관은 본교의 대표적인 건물로 자리 잡았다. 그러나 미래관 이용과 관련된 몇 가지 문제점과 불만이 학생들 사이에서 제기되고 있다.

캐럴은 미래관 4층에 있는 1인실 스터디룸으로 조용한 환경에서 혼자 공부할 수 있어 인기가 많다. 캐럴은 ‘SK 미래관 공간예약시스템’ 앱에서 2주 전부터 예약할 수 있지만, 인기가 많아 예약에 성공하기가 쉽지 않다. 학내 커뮤니티에서는 ‘티켓팅하듯 시간 맞춰 예약을 시도해도 예약할 수 있는 방이 검색되지 않는다’는 말까지 나온다.

하지만 막상 캐럴에 가보면 대부분 사람이 없고 사용 중이지 않은 경우가 많다. 예약해놓고 나타나지 않거나(NO SHOW) 늦더라도 페널티가 부과되지 않으니 발생하는 문제다. 백주년기념관 스터디룸은 20분, 미래관 스터디룸은 30분 늦으면 예약이 취소되는 것과 대조된다. 캐럴을 보다 효율적으로 사용하기 위해 노쇼에 대한 불이익을 줘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기도 한다.

한편 캐럴을 여러 번 사용했다고 밝힌 A씨는 “예약하고 사용하지 않는 사람이 많은 건 부수적인 문제”라면서 “1일 1회 최대 3시간 예약할 수 있는 점이 가장 문제”라는 의견을 알렸다. 미래관 예약 시스템상 하루에 한 번만 예약할 수 있으며 시간을 나눠 예약할 수는 없어 예약은 더 어려워지고 효율성은 떨어진다는 점이 A씨의 의견이다.

미래관에는 캐럴뿐만 아니라 학생들의 편의를 고려한 다양한 시설이 많다. 대표적으로 수면실이 있는데 이는 코로나19 이후 운영이 중단된 상태다. 현재 코로나19 규제가 완화하고 있지만 수면실 운영 재개는 감감무소식이다.

또한 미래관에는 사용하지 않는 스터디룸과 강의실이 많다. 한 미래관 관계자는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현재 사용 중인 강의실 및 스터디룸은 전체 80개 중 약 35개 정도”라면서 “나머지는 대관사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래관 공사 초기, 염재호 전 총장은 문과대의 공간 부족 문제를 미래관으로 해결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완공 후 미래관에서 문과대의 ▲강의실 ▲자치 공간 ▲연구 공간 등은 찾아볼 수 없었으며 결과적으로 문과대 학생회의 요구는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미래관 사용 시간에도 많은 불만이 제기된다. 미래관은 24시간 운영하지 않는데, 이는 개방 시간 이후 건물 정비를 위해서다. 코로나19의 여파로 2021년까지 미래관의 개방 시간은 평일 기준 오후 5시 30분까지였다. 그러나 코로나19가 잠잠해졌음에도 학교 본부가 운영시간을 연장하지 않자 총학생회는 미래관 개방 시간 연장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동시에 코로나가 차츰 풀리면서 최근에는 오후 10시까지 운영시간이 연장됐다.

그러나 캐럴과 스터디룸은 여전히 오후 5시까지만 운영해 학생 사이에서는 불만의 목소리가 가득하다. 이와 관련해 미래관 관계자는 “캐럴과 스터디룸이 단순히 카드만 찍고 들어갈 수 있는 구조가 아니다”며 “예약 시스템에 문제가 생길 경우, 직원이 상주할 때 해결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라 밝혔다. 그러면서도 본교가 해당 문제점 해결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개선 의지를 내비쳤다.

미래관이 아무리 최신 시설과 쾌적한 환경을 제공하더라도, 학생이 충분히 사용하지 못한다면 의미 없는 공간이 될 뿐이다. ▲캐럴 예약이 불가능해서 ▲이용할 수 있는 시설이 충분하지 않아서 ▲문을 일찍 닫아서 미래관을 등지는 학생이 많은 현실이다. 미래관의 목적처럼 학생이 자유로이 스스로 탐구하고 토론하는 문화를 만들 수 있도록 미래관을 더욱 활발히 운영할 필요성이 제기된다.

 

정상우·이상훈 기자

jungsw0603@korea.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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