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학기, 다르지만 또 같게

계절학기는 방학 기간을 활용해 약 한 달간, 월요일부터 목요일까지 주4일 수업으로 운영된다. 단기간에 한 학기 분량의 내용을 학습하기 때문에 강의가 압축적으로 진행된다. 계절학기마다 학생들은 최대 6학점까지 이수할 수 있으며 신청한 학점에 따라 수업료를 차등적으로 납부한다. 정규학기를 보충하는 계절학기 특성상 최대 신청 학점이나 개설되는 과목이 정규학기보다 제한적일 수밖에 없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학점 관리, 졸업요건 충족 등 다양한 목적으로 계절학기를 수강하는 학생들이 적지 않은 만큼 계절학기 제도의 개선 필요성에 공감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20-겨울학기는 이달 22일부터 다음 달 18일까지 진행된다. 폐강된 과목을 포함하면 총 113개 과목이 개설돼, 140개 과목이 개설됐던 작년 겨울학기와 비교해 개설 과목 수가 급감했다. 이에 교무팀은 현장실습 과목이 코로나19로 대폭 축소돼 생긴 결과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45개의 현장실습 과목이 개설됐던 작년 겨울학기에 반해 이번에는 단 18개 수업만이 개설된 것으로 조사됐다.

100개를 웃도는 강의라지만 각 개인이 실질적으로 수강할 수 있는 과목을 고려하면 이마저도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계절학기 수업은 개설 희망 과목 조사 결과를 참고로 ▲담당 교수자의 수업 가능 여부 ▲담당 강사 채용 가능 여부 ▲학과(부)별 사정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개설된다. 그러나 계절학기의 주된 목표는 정규학기에 학과(부)별 필수 이수 과목을 수강하지 못하거나 졸업요건을 채우지 못하는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므로 결국 전공필수 과목이 주로 열리게 된다. 20-겨울학기 역시 전공과목이 개설 강의 다수를 차지했으며, 교양과목은 핵심교양을 제외하고 선택교양과 전공관련교양 분야에서만 개설됐다. 이에 전공선택·핵심교양 분야로의 개설 강의 다양화에 대한 학생들의 요구가 있으나 본교는 현실적인 요건을 이유로 곤란하다는 입장이다.

한편 20-겨울학기는 대부분의 수업을 비대면으로 진행하는 특수한 상황인 만큼 수강정원에 제한을 두지 않은 과목이 더러 있었다. 그러나 학내 커뮤니티에서는 ▲일반물리학 및 연습 I, II ▲미적분학 및 연습 I, II ▲투자론 등 과목의 수강신청이 여전히 힘들다는 불평이 제기됐다. 특히 ‘사고와 표현 II’였던 ‘심화 글쓰기’를 필수로 수강해야 하는 고학번은 매 계절학기서 수강신청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

계절학기 수강 문제가 지속되는 데는 교과목이 부족하고 다양하지 않은 점에 더해 수강신청 제도상 한계가 한몫하는 것으로 보인다. 계절학기는 특성상 정정 기간을 두지 않은 대신 개강일까지 수업료 전액을 환불받을 수 있다. 이에 수업료를 미리 납부하고 뒤늦게 개인 사정으로 수강신청을 취소하는 사례가 잦다. 문제는 발생하는 잔여석을 다른 인원이 차지할 수 있는 방안이 없다는 것이다. 본교는 정규학기와 달리 계절학기는 졸업 등의 문제로 일정이 촉박해 따로 수강신청 기간을 추가하는 것이 어렵다고 전해왔다.

수강신청 시에 학생들이 수업방식 등 교수자의 특징을 파악하기 쉽지 않다는 문제점도 있다. 계절학기는 생소한 교·강사가 강의를 전담하는 경우가 많아 학생들이 관련 정보를 얻기 힘들기 때문이다. 본교는 전임교원은 방학 기간엔 연구 활동에 전념해 계절학기 강의를 담당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고 전했다. 따라서 교무팀은 개설과목 유지를 위해 외부 강사 특별채용을 진행하는데 이 과정에서 새로운 교수자가 수업을 전담하게 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계절학기에 대한 학생들의 수요가 유동적이기에 ▲제한적인 교과목 ▲수강신청 제도 ▲신임 교·강사 채용 등의 문제가 정규학기 수준으로 해결되기는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다만 학기별 상황에 맞는 유동적인 개설과목 증설이나 수강신청에 실패한 학생을 위한 잔여석 할당 등을 통해 계절학기 제도의 개선을 꾀할 수 있음은 분명하다. 계절학기의 본 목적을 달성하면서도 학생이 원하는 과목을 수강하게끔 돕는 개편이 촉구된다.

 

 

조수현·김동현·민건홍 기자
shcho712@korea.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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