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인이 고대하는 학생회관이 되려면

새 학기를 맞아 중앙동아리 가입과 활동이 활발하다. 특히 지난달 15, 16 양일간은 동아리 박람회가 열려 많은 이들의 관심을 끌기도 했다. 활력 있는 중앙동아리 운영의 중심에는 학생회관이 있다. 그러나 학생회관은 1971년 6월 준공된 오래된 건물로, 시설 낙후에서 기인한 문제가 곳곳에서 터져 나오고 있다. 또한 일부 이용자들의 몰지각한 행태와 제도 미비로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일도 빈번하다. 이에 The HOANS에서 학생회관의 문제점을 짚어봤다.

 

따뜻한 학생회관이 되려면

 

낙후된 난방 시설과 관련한 불편함을 호소하는 학생이 많다. 라디에이터가 9시부터 17시까지만 불규칙적으로 가동되는 탓이다. 동아리연합회 부회장 임지수(영문 21) 씨는 “제39대 동아리연합회(이하 동연) 임기 동안 지금까지 약 5번 ▲누수 ▲가스 냄새 ▲소음 등으로 인한 수리 요청이 들어와 시설팀에 인계했으나 대부분 라디에이터 노후 때문이라는 답변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제38대, 39대 동연 측에서는 꾸준히 학생회관 난방 시설 개선 논의를 이어 왔다. 제38대 동연은 지난해 ‘학교의 온기는 어디로 가는가’ 대자보를 통해 ▲난방 시설 전체 점검 및 교체 ▲난방 시설 24시간 가동 ▲난방 시설 전면 교체가 불가할 경우 보수 시행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알렸다. 학생지원부와도 협의한 결과 지난해 2학기 동아리연합회 대표자 회의(이하 동대회)에서 난방 공사 진행이 결정됐다.

그러나 여러 현실적인 제약으로 공사 진행이 순탄치만은 않다. 우선 학생회관을 개보수할 기금 마련이 쉽지 않다. 본교 대외협력처에서는 ‘선후배가 동행, 동아리의 행복을 일구는 동행 기금’이라는 슬로건 아래 ‘동아리 행복 기금’ 모금을 진행한다. 이 기금은 ▲동아리 샘물(동아리 활동에 필요한 운영비 후원) ▲동아리 터전(학생회관 등 동아리 공간 및 시설의 개선과 리모델링 후원) ▲동아리 장학금(동아리 소속 재학생의 학업 및 생활비 지원) 등의 용도로 사용된다. 그러나 모금을 통한 학생회관 공사가 현실이 될 수 있을지 여부는 미지수다. 학생지원부 측에서는 적극적으로 정부 지원사업에 참여해 재원을 마련하고자 하는 등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공사 기간에 사용할 동아리의 임시 거처가 없다는 점도 걸림돌이다. 임지수 씨는 “특히 난방 공사가 확정되면 악기를 보관해야 하는 기악예술분과 동아리, 연습 및 세미나를 위한 공간이 필요한 기타 분과의 수많은 동아리가 다른 공간을 찾아야 한다”고 언급했다. 하지만 현 상황 해결을 위한 난방 공사 진행은 불가피하기에 여러 학교 구성원이 공사 기간 중 예상되는 우려를 최소화하고자 노력 중이다. 동연 측은 난방 공사 시작 시 임시 공간이 필요한 동아리에게 공간 마련을 위해 제휴 등을 추진하는 중이라고 밝혔다.

 

음식물 쓰레기로 골머리 앓지 않는 학생회관이 되려면

 

건물 자체뿐 아니라 학생회관을 이용하는 학생의 의식도 문제다. 미성숙한 시민의식이 학생회관의 여러 문제에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낙후된 시설을 고치는 것이 최우선 과제이나 학생회관 이용자의 인식 개선도 동반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교내의 음식물 쓰레기는 학생회관으로 몰린다. ‘교내에 음식물 쓰레기를 처리할 수 있는 공간은 학생회관뿐’이라는 인식이 만연하기 때문이다. 특히 다른 곳에서 발생한 음식물 쓰레기가 학생회관 주변에서 무분별하게 처리되는 일이 잦다. 학생회관 뒤편 하수구에 음식물 쓰레기가 대량 발견됐다는 사실이 본지에 제보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민주광장에서 먹고 남은 음식물 쓰레기를 여러 번 학생회관에서 처리했다는 한호준(정외 22) 씨에게 생각을 물었다. 그는 수많은 음식물 쓰레기가 학생회관이나 민주광장에 잘못 버려지는 상황을 공감하는 한편 “음식물 쓰레기를 버릴 수 있는 곳을 따로 알지 못한다”며 아쉬움을 표했다. “학생회관에 음식물 처리 장치가 설치된다면 앞으로 발생하는 쓰레기들이 청결하게 처리될 수 있을 것 같다”고도 제안했다.

실제로 학생회관에는 재활용 쓰레기통 외에 음식물 쓰레기를 버릴 수 있는 ‘음식물 포함 쓰레기통’이 있다. 그러나 음식물 포함 쓰레기통에는 음식물이 용기에 담긴 채 버려진다. 즉 음식물과 포장 용기가 분리되지 않은 채 한곳에 버려지는 셈이다. 음식물 쓰레기 처리에 대한 종합적인 검토가 필요해 보인다. 또한 교내 음식물 쓰레기 발생 시 처분 가이드라인이 교내 구성원 모두에게 요원한 상황이다.

방치된 택배 없이 깔끔한 학생회관이 되려면

 

지난달 초 학생회관 2층 로비 경비실 앞에는 각 동아리, 자치단체 앞으로 배달된 수많은 택배 상자가 쌓여 있었다. 지난달 11일 학내 커뮤니티에서는 학생회관에 쌓여 있는 택배에 대한 불편함을 토로하는 여론이 형성되기도 했다. 그러나 동연에 문의한 결과 동연은 ▲1월 9일 ▲2월 1일 ▲3월 10일 세 차례에 걸쳐 ‘이른 시일 내 택배 물품을 받아 가 달라’고 공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학내 커뮤니티에서 문제가 제기되자 동연은 지난달 13일에 택배 방치로 인한 민원 증가 및 동아리 박람회 진행으로 인한 출입 인원 증가·분실 우려 상황을 설명하며 택배 수령을 재차 안내했다.

정기적인 택배 수령 안내와 분류·청소 작업은 이뤄지고 있으나 택배 적치 문제는 이용자의 협조 없이는 해결될 수 없는 부분이다. 학생회관에 들어가자마자 택배가 쌓여 있어 미관을 해치고 이동에 불편을 주기에 동연과 동아리·자치단체의 활발한 소통 및 모든 학생회관 이용자의 관심이 요구된다.

안전한 학생회관이 되려면

 

안전에도 관심을 쏟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 5층 발코니에서의 ▲안전불감증 ▲흡연과 ▲학생회관 화재 등이 특히 주의를 요하는 문제다. 학생회관 5층에는 동아리 물품을 보관하거나 대형 플랑을 걸 수 있도록 설치된 발코니가 있다. 지난해 대동제에서는 아티스트 공연이 진행될 때 5층 난간 쪽에 가면 무대를 잘 볼 수 있다는 말에 사람이 몰려 위험할 수 있는 상황이 만들어지기도 했다.

5층 발코니는 야외이기 때문에 관습적으로 이곳에서 흡연하는 사람이 많았다. 그러나 지난해 5월 해당 발코니에서 화재가 발생했고, 원인이 담배꽁초 불꽃으로 지목되기도 했다. 동연에서는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학기마다 중앙동아리 재등록서약서를 받으면서 화재예방서약서를 함께 제출하도록 하고 있다. 동아리연합회 회칙에 근거한 흡연자 징계 절차가 진행되기도 했다.

이에 더해 동연은 5층 발코니로 나갈 수 없도록 안내문을 부착하고 창문을 폐쇄해 안전사고 예방에 집중하고 있다. 다만 발코니와 연결된 동아리방을 통해 발코니로 나가는 것까지 단속하기엔 한계가 있다. 동아리 자율성 침해로 이어질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서는 동연과 동아리 간 소통 및 협조가 중요한 상황이다.

학생회관 소화기의 노후화는 고민해야 할 지점이다. 본지 취재 결과 다수의 소화기가 2009년 혹은 2014년 제조된 제품이었다. 2층에는 소화기가 한 군데 모여있는 등 소화기 위치가 제각각이기도 했다. 이는 ‘화재 예방, 소방시설 설치·유지 및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에도 저촉되는 만큼 학생회관의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안전 환경 개선이 시급하다.

 

개선된 시설과 성숙한 시민의식 더해질 날을 고대하며

 

학생회관의 여러 문제의 원인에는 시설 노후화와 이용자 의식 미비가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안전·복지와 직결되는 사항이기에 시설 보수를 위해 학교 측의 적극적인 대처가 요구된다. 또한 지속 가능한 학생회관 이용을 위해 학생들 사이에서도 성숙한 시민의식이 싹터야 할 것으로 보인다. 고대인이 고대하는 학생회관을 만들기 위해 모든 학교 구성원의 노력과 관심이 절실한 시점이다.

 

정지윤·권예진·이상훈 기자

alwayseloise@korea.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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