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 자선 몸짱 달력’ 동아리연합회 체육분과장 박성근

최근 본교 커뮤니티에서 국내 대학 최초로 몸짱 달력을 통한 겨울 결식아동 지원 자선 프로그램이 화제가 되고 있다. 본교 동아리연합회에서 ‘고려대 자선 몸짱 달력’ 프로그램을 담당한 박성근 체육분과장과 프로젝트 구성원들을 The HOANS에서 만나봤다.

–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린다

이번 달력 프로젝트의 총괄을 맡았던 동아리연합회 체육분과장 박성근(화생공 17)이고 수호회라는 수영동아리 소속으로 참여했다. 체육분과 달력 사업 집행부원으로 활동한 이용재(경영 19)다. 역도부 소속으로 달력을 촬영하게 된 박정빈(서문 20)이다. 조정부 59기 주장을 맡았고 마찬가지로 달력을 촬영한 이주호(건사환 16)다.

 

– 2022 고려대학교 자선 몸짱 달력에 관해 소개 부탁드린다

2022 고려대학교 자선 몸짱 달력은 국내 최초로 제작된 대학 자선 몸짱 달력이다. 코로나19로 운동동아리 활동이 위축됐고, 같은 이유로 기업이나 개인으로부터 자선단체로 들어가는 기부금들도 많이 줄어든 상황이라고 들었다. 그래서 학생 차원에서 할 수 있고 운동동아리 활동도 부흥시킬 수 있는 자선 사업을 고민하던 와중 달력을 제작하게 됐다. 촬영 참여 구성원이 모두 운동동아리이고, 당시에 체육분과장으로서 운동동아리들의 활동을 부흥하는 직책을 맡고 있었기에 운동이라는 특성에서 몸짱이라는 콘텐츠를 생각했다. 그리고 이전에 몸짱이라는 콘텐츠로 달력이 진행된 사례가 있어서 사람들이 친숙하게 접근할 수 있을 것 같아 선택하게 됐다.

 

– 이번 프로젝트에는 고려대학교 8개 운동동아리 등 많은 교내 동아리들이 참여했는데 함께하게 된 과정이나 계기가 있다면

박정빈: 이번 프로젝트가 다들 자신의 추억을 기록하는 동시에 기부도 할 수 있어 너무 좋은 경험이 될 것 같아 참가하게 됐다. 다이어트가 힘들 것 같았지만 (한편으론) 촬영을 통해 몸과 마음의 성장을 이룰 수 있을 것 같았다.
이주호: 조정부 주장이다 보니 동아리 존폐위기에 대해 평소에도 고민을 많이 했다. 그런 와중 프로젝트 소식을 듣고 조정부도 알리고 뜻깊은 추억도 남기기 위해 참가했다. 조정은 역사가 깊은 스포츠이지만 요즘에는 사람들이 잘 인식하지도, 경험하지도 못하는 종목이 됐다. 본교에서 60년 동안 이어지고 있는 조정의 뜻깊은 가치를 알리고 싶었다.

 

– 달력의 판매수익금은 희망친구 기아대책의 캠페인, <겨울을 부탁해>로 전달될 예정이라고 들었는데 해당 기부처를 선정한 이유가 궁금하다

희망친구 기아대책은 국내에서 아동을 대상으로 하는 대표적인 NGO다. 대학생이 진행하는 캠페인인 만큼 대학생이 선택할 수 있는 자선 대상으로 아동들을 생각했다. 학업에 정진하는 학생으로서 후대에 학업을 이어나갈 아동들에게 조금 더 투자하고 싶어 겨울방학 중 결식 위험이 높은 위기가정을 위한 희망친구 기아대책의 캠페인, <겨울을 부탁해>를 기부처로 선정하게 됐다.

 

– 자선 달력을 제작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점은 무엇인가

박정빈: 몸짱 달력 이름에 걸맞게 근육이 잘 드러나는 몸을 만드는 과정이 제일 힘들었다. 두 달 이상 최대한 절제된 식단을 가방에 들고 다니면서 먹었고 운동도 철저하게 진행했다. 그러나 멋진 사진을 찍는 만큼 기부활동도 많이 퍼질 수 있다고 생각해서 힘든 활동도 버틸 수 있었다. 멋있다는 응원의 문자도 많은 도움이 됐다.
이주호: 수호회랑 조정부는 부산에서 촬영했는데 오랜 준비 기간 탓에 몸이 굉장히 예민한 상황에서 아령들과 간식, 조정부 깃발, 대회복 같은 걸 다 들고 부산까지 이동하느라 굉장히 힘들었다. 그런데 막상 도착해서 바닷가에서 촬영을 끝내고 마지막에 지는 노을을 봤을 때 정말 후련했고 다신 이런 경험을 할 수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이끌어내고자 하는 변화가 있는지

이주호: 요즘은 대체로 개인을 존중하고 각자 자기관리를 하는 분위기다. 하지만 이번 활동을 하면서 공동체를 통해 서로 따뜻한 마음을 공유할 수 있는 능력을 길러야 한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실익이 없음에도 자기관리와 따뜻한 공동체 의식으로 함께 프로젝트를 완성했음이 사회에 선한 영향을 가져오는 공동체 가치를 확산시킬 수 있는 학생사회의 가능성이고, 그 최초가 본교에서 제작한 자선 몸짱 달력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활동이 본교의 문화로 자리 잡고 다른 대학, 나아가 사회로까지 확산하면 좋을 것 같다.
이용재: 현재는 학교에서 직접 정책을 만들어 학생을 지원하는 top-down 방식의 사업이 많다. 하지만 이번 사업은 온전히 학생들이나 단체들이 사업을 입안해 진행했다. 일반적인 봉사활동은 체육분과의 특성과 봉사를 연결하기 어려웠다. 하지만 몸짱 달력 같은 경우에는 동아리의 특성을 살리면서 봉사활동을 할 수 있었다. 이런 게 진정한 재능기부가 아닐까 생각한다. 이런 bottom-up 방식의 사업을 학교에서 지원해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 마지막으로 The HOANS 독자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린다

우선 다시 한번 달력에 많은 관심 부탁드리고 싶다. 요즘 아동 사진으로 기부금을 얻는 달력은 아동 인권침해라는 의견이 많다. 하지만 우리 달력은 학생 본인 의지에 따라 사진 촬영을 진행해서 인권침해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나름의 차별점이 있다. 그리고 사업에 참여해주신 운동동아리에도 많은 관심 부탁드린다. 이전에는 운동부가 활동을 매듭지을 수 있는 게 대회밖에 없었다. 이런 상황에서 달력 사업이 좋은 대학 문화로 자리 잡을 수 있을 것 같다. 코로나 시기에 정말 고생 많으시다. 기사 보시는 학우분들도 여러 사람을 알아가고 좋은 추억 얻길 바란다.

 

신재용·정서영 기자
2021150041@korea.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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