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의 인물] 고생 끝에 술이 있다

대학가에 있어서 빠질 수 없는 것은 바로 술이다. 안암에도 역시 다양한 술집이 자리 잡고 있다. 아직 안암의 술집을 잘 모를 수 있는 새내기들을 위해 The HOANS에서 술집 3곳 ▲버블(이하 버) ▲홍도야 빈대떡(이하 홍) ▲주유소(이하 주)의 사장님을 만나봤다.

-우선 간단하게 술집 소개 부탁드린다.

버: 칵테일&비어 펍 ‘버블’이다. 거의 20년 동안 이 자리를 지켜왔다.

홍: 고추 튀김과 빈대떡, 막걸리를 전문으로 하는 맛집, 홍도야 빈대떡이다. 좋은 기회를 통해 이렇게 인사드린다.

주: 25년간 정대 후문에서 주유소를 운영하고 있다. 주유소를 통해 학생들의 밥과 술을 책임지겠다.

-술집만의 특색이 있는지 궁금하다.

버: 항상 손님들을 먼저 생각하고 가게만의 특색을 찾고자 노력한다. 또 다른 지역에 비해서 같은 종류의 맥주나 술을 싸게 팔고 있다. 대학가에 위치한 것을 고려했을 때 부담스러운 가격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해 한잔을 마시더라도 최대한 부담이 되지 않게, 편하게 와서 마실 수 있는 가게가 되고자 한다. 소개팅이 잘 되는 가게로도 손님들 사이에서 유명하다.

홍: 오직 맛으로 승부한다. 특별한 홍보도 없이 입소문만으로 14년째 영업을 이어오고 있다. 식자재도 대부분 국산만을 사용하고 주문받는 즉시 빈대떡을 조리한다. 그러다 보니 손님이 많이 오신 경우 늦게 드려서 죄송할 뿐이다. 재작년 고려대 재학생들과 졸업생이 직접 투표한 2018년도 고려대학교 맛집 BEST(파전, 막걸리 부문)에 선정된 적도 있다.

주: 안암동에서 가장 오래된 가게 중 한 곳이다. 25년이라는 시간을 옆에서 지켜오고 버텨온 만큼 자연스럽게 진화한 지금 주유소 분위기 그 자체가 주유소만의 고유한 특색이라고 생각한다. 주유소가 정대 후문 골목 안에 있다는 것도 하나의 특색이라 할 수 있다. 고려대 외부 사람들의 유입이 거의 없어 안암만의 편안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어떤 술집으로 기억되고 싶은지 궁금하다.

버: 언제나 추억이 있는 가게를 지향한다. 졸업하고 나중에 동기를 만났을 때 “오랜만에 안암 왔으니까 버블 가자”와 같은 말을 할 수 있는 추억이 고스란히 담긴 곳으로 기억되고 싶다.

홍: 이번에 입학한 새내기들, 현재 재학 중인 고려대 학생들이 졸업 후에도 옛날을 추억할 수 있는 공간으로 기억되고 싶다.

주: 새롭게 혁신하거나 변하기보다는 지금까지 해온 것처럼 한결같이 편안하고 기본에 충실한 가게가 되고자 한다. 학생들 사이에서 주유소라는 이름이 잊히지 않고 영원히 기억됐으면 한다.

-가장 자신 있는 메뉴 소개를 부탁드린다.

버: 기본 안주로 제공되는 김과 간장이 가장 인기가 많다. 예전부터 단골분들이 방문하면 항상 김과 간장을 먼저 찾는다. 주류 중에서는 자이언트가 유명하다. 자이언트는 일반 생맥주로 월드컵 맥주처럼 긴 잔에 담겨 나온다. 3천 원이라는 가격에 한잔을 팔던 예전의 추억이 많이 남아있는 술이기도 하다.

홍: 손님이 가장 많이 먹는 메뉴는 고추 튀김이 아닌가 싶다. 고추 튀김은 항상 테이블마다 손님이 꼭 시킨다. 고취 튀김은 안 먹어 본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먹은 사람은 없는 것으로 유명하다.

주: 돈가스와 생맥주다. 오랜 세월 돈가스와 생맥주에만 집중해왔다. 돈가스의 경우 소스부터 고기 작업까지 매장에서 직접 담당하고 있다. 생맥주는 총 9가지 종류를 판매하고 있으며 생맥주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순환과 품질관리는 안암동 내에서는 최고라고 자신한다.

-가장 기억에 남는 손님이 있는지 궁금하다.

버: 기억에 남는 최고의 손님은 너무 많다. 최악의 손님은 특별히 없었던 것 같다. 하지만 미성년자인 손님은 술을 시키지 말아 주셨으면 한다. 술집에 들어가서 음식을 먹는 행위는 법에 저촉되는 것은 아니지만 미성년자가 속한 테이블에 술이 있으면 안 된다는 점, 그리고 영업정지 2개월이라는 처벌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을 아셨으면 좋겠다. 우리 가게는 펍이기 때문에 술 이외에도 음료, 무알코올 칵테일과 음식을 함께 즐길 수 있으니 참고해주셨으면 한다.

홍: 고추 튀김을 연속 3번 주문하셔서 드신 손님이 가장 기억에 남는 최고의 손님이었던 것 같다. 다른 것도 권해드렸지만 꿋꿋이 고추 튀김만을 주문하셨다. 최악의 손님은 딱히 없던 것 같다. 오시는 손님 대부분은 교수님이나 교직원, 고려대 학생들이라 매너가 좋은 편이다.

주: 최고의 손님은 너무 많아서 그 우열을 가리기 쉽지 않은 것 같다. 최악의 손님도 기억에 떠올리고 싶지 않다. 억지로 생각해보면 장사하는 입장에서 지저분하거나 예의 없는 손님은 조금 불편했던 것 같다. 그래도 손님한테 좋거나 싫은 부분은 별로 없고, 구분하려 하지도 않는다.

-새 학기 목표가 궁금하다.

버: 버블이라는 가게가 신입생들에게는 다소 낯설게 느껴질 수 있지만 올해에는 새내기들에게도 많이 알려질 수 있으면 좋겠다.

홍: 꼭 이번이 아니더라도 조금 더 큰 가게로 이전하고 싶은 소망이 있다. 가게가 학교와 거리가 조금 떨어진 곳이기에 일부러 찾아오신 손님들이 자리가 없어 돌아가신 적이 종종 있었다. 언젠가는 좀 더 넓은 곳에서 손님들을 만났으면 한다.

주: 2020년은 주유소가 올해로 25주년이 되는 해다. 새 학기가 시작되는 만큼 새로운 학생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홍보나 이벤트를 적극적으로 진행하려고 한다. 기존의 단골손님에 더해 새로운 단골손님을 만들어 30년 이상 주유소를 유지할 수 있도록 노력할 생각이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자유롭게 부탁드린다.

버: 학생들이 학교에 다니는 동안만큼은 하고 싶었던 것 마음껏 하면서 다녔으면 좋겠다. 스펙을 쌓고 취업을 하는 것 역시 중요하지만 그 속에서도 자신만의 시간을 가지길 바란다.

홍: 학생들 모두 새로운 마음으로 즐겁고 재미있는 학교생활이 되기를 바란다. 마지막으로 학생들 모두 앞으로 꽃길만 걷길 기원한다.

주: 25년 동안 주유소를 운영하면서 고려대학생들과 많은 추억을 같이했다. 이번에 입학한 신입생들뿐만 아니라 재학 중인 고려대학생 여러분들이 졸업하고 학교를 찾아왔을 때도 지금처럼 정대 후문을 지키고 있는 주유소가 되겠다.

 

 

황제동·김민지 기자

hhjd2000@korea.ac.kr

.

error: Content is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