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정진 등장, 학생과 교수의 반응은?

교내 필수교양인 자유정의진리(이하 자정진)가 이번 학기부터 완전히 달라졌다. 일명 ‘뉴정진’으로 불리는 이번 자정진 개편은 수업 진행 방식부터 평가 기준에 이르기까지 큰 틀에서 수업의 방향성이 변경된 것이다. 교양교육원은 지난 1학기 운영된 자정진 심화반의 수업 과정을 바탕으로 뉴정진을 공개했다. 그러나 학기가 시작되며 바뀐 자정진이 진행되자 여러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학생들은 학습 과정이 복잡해진 데다 과제에 대한 명확한 가이드라인이 없어 어려움을 호소했지만, 교수자의 반응은 사뭇 달랐다. 자정진이 어떻게 개편됐고, 학생과 교수자의 반응이 어디서 엇갈리게 됐는지에 대해 The HOANS가 알아봤다.

이번 뉴정진의 커리큘럼은 선택교양으로 개설됐던 자정진 심화반의 수업 과정을 기본으로 따랐다. 자정진 심화반은 기존 자정진 수강생들을 대상으로 시범적으로 운영한 수업이다. 심화반에서는 질문중심의 내용 이해에서 나아가 학생이 주도적으로 문제 해결에 나설 수 있도록 수업 과정을 운영했고 이것이 현재 시행되는 자정진의 핵심이 됐다. 구체적으로는 문제중심학습(PBL) 방식을 채택해 본격적인 PBL 수업으로 넘어가기 이전에 ▲공통 동영상 학습 ▲포커스 과제 제출 ▲포커스 토론 진행 ▲토론 개요서 작성 ▲전문가/월드카페 토론 진행 ▲개별 포스터 발표를 통해 조별 활동 시간을 늘렸다. 자정진 분반을 담당하는 A 교수는 “‘문제의 발견’이 기존의 자정진에서 요구됐던 것이라면 새로운 자정진에서는 문제의 발견을 넘어 그것을 어떻게 해결해 나갈지에 대한 가설을 세우고 해결 방법을 찾아가는 과정을 경험하는 것”이라며 수업 개편의 취지를 설명했다.

교수자는 대체로 새로운 자정진 방식에 긍정적인 반응이었다. B 교수는 “지난 학기보다 과제가 요구하는 바가 더 구체적이고 명확해졌다”며 이전 수업에 쓰인 과제가 다음 수업에서 직접적으로 활용된다는 점이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포커스 과제의 경우 기존 질문과제와 달리 명확한 질문이 주어지기에 이후 과제와의 연결성을 높일 수 있으며, 토론 개요서를 통해 이어지는 전문가/월드카페 토론을 준비할 수 있다는 것이다. A 교수도 QnA 방식으로 이뤄진 기존의 경우 “학생들은 교수자가 준비한 내용을 전달받는 입장에 있어 따로 질문이나 토론 시간으로 이어지지는 못하는 한계가 있었다”며 이번 학기에는 이 부분이 포커스 리뷰로 바뀌어서 학생 참여 시간이 많이 늘어났다고 말했다.

한편 학생들은 1학기에 비해 달라진 자정진 수업 방식이 낯설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특히 기존 자정진에 비해 많아진 활동과 과제에서 요구하는 바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다는 반응이 많았다. 개편된 자정진을 수강하는 C 씨(경제 21)는 “1학기의 직관적인 수업 구조와 달리 이번에는 이름부터 낯선 활동들로 이뤄져 아직도 감을 잡기가 어렵다”고 밝혔다.

또한 토론 개요서 문항 중 쟁점의 경우 자신이 맡은 분야의 이해관계를 고려해 ▲쟁점 ▲근거 ▲시사점을 작성해야 하는데 표준적인 사례를 제공하지 않아 어떻게 개요를 작성해야 할지 갈피를 못 잡는 학생들이 많았다. 자정진 심화반을 수강했던 김 씨도 “특히 토론 개요서에 시사점을 적는 칸에 어떤 내용을 써야 할지 애매했고 각 문항에 써야 할 내용들의 구분이 명확하지 않았다”며 “과제에서 요구하는 바를 교수자가 명확히 설명한다면 좋겠다”고 의견을 밝혔다. 또한 발표 시간이 5분으로 제한된 개인 포스터 발표는 질문을 통한 피드백이 확보되기 어려워 학생들 간 의견 교류에 한계를 보이기도 했다.

개편된 자정진이 성공적으로 진행되기 위해서는 수업 중에 생기는 아쉬운 점과 애매한 부분에 대한 의견을 적극적으로 반영할 필요가 있다. 교수자와 학생 모두 새로운 방식에 대한 피드백을 통해 앞으로 자정진 수업이 혼란을 극복하고 잘 진행될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할 때다.

 

김동현·이승준 기자
justlemon22@korea.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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