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의 인물] 등록금 문제 공동대응 위원장 최한길

코로나19로 점철된 2020학년도 1학기 본교 내외에서 학습권과 등록금을 둘러싸고 여러 논란이 인 가운데 해당 문제의 대응에 힘썼던 이들이 있다. 이번 9월호에서 The HOANS는 본교 등록금 문제 공동대응 특별위원회의 최한길 위원장과 일문일답을 진행했다.

 

-The HOANS 독자들에게 자기소개 부탁드린다.

고려대학교 생명과학부 17학번 최한길이다. 2020 고려대학교 등록금 문제 공동대응 특별위원회(이하 등특위)의 위원장, 등록금심의위원회(이하 등심위) 학생 측 위원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금년도 예산등심위와 포스트 코로나19 관련 대책 마련 협의에 참여해 학생 측 위원으로 활동했다.

 

-위원장을 맡고 계신 등특위의 출범 목적은 무엇인지.

기존 등심위는 학생이 대학의 불투명한 재정 운용 구조와 등록금 책정 과정에 참여해 의견을 표출하고 이를 반영하기 위해 설치된 기구다. 그러나 여전히 등록금 및 생활비 부담은 학생들에게 무겁게 다가왔고, 이에 본교 47대 총학생회부터 더욱 효과적으로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등특위를 설치해왔다.

 

-등특위의 출범 과정 및 위원장을 맡게 된 과정이 궁금하다.

매년 본교 총학생회는 임기 시작 직후 등특위를 출범해온 것으로 알고 있다. 현 중비대위 또한 출범 직후 금년도 예산 등심위에 대비하기 위해 등특위를 모집했고 이때 지원해 활동을 시작했다. 1차 회의에서 선출돼 특별위원장으로 활동하게 됐다.

특별위원장으로 선출된 후 올해 서울캠퍼스 총학생회가 전례 없는 비대위 체제인 만큼 등록금 의제에 대해 기존과는 다른 접근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등심위 참가 단위인 세종캠퍼스 총학생회, 일반대학원 총학생회와 함께 학생 측의 입장을 규합함으로써 학교 측에 보다 강력한 요구를 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각 단위 의결기구에 공동대응 특별위원회 출범을 제안했고 의결을 거쳐 예년과 달리 공동대응 형태의 금년도 등특위가 출범했다.

 

-지금까지 등특위가 진행해온 활동들에 대해 말씀해주시면 감사하겠다.

올 초 등심위를 겨냥해 ‘2020 등심위 7대 과제’를 ▲2020학년도 등록금 인상 저지 ▲비등록금회계 사용처 전환-장학금 ▲학생경비 확대 ▲학생 측 요구안에 대한 예산 우선 배정 ▲학생참여예산제도 예산 확대 편성 및 제도 정례화 ▲법인전입금 증대 ▲강사법 관련 재정 확보 ▲등심위 의사결정 구조 개편으로 선정하고 이를 기조로 활동했다.

지난 5월 중 진행된 전년도 결산 등심위에서 코로나19에 따른 대책 마련을 위해 다양한 논의를 진행하기도 했다. 그 결과 코로나19 대응 특별장학금의 신설과 코로나19 대응 등심위 개최를 합의하는 등의 성과를 냈다. ‘고려대학교 2020학년도 1학기 등록금반환운동 TF’가 지난 7월 발족하며 참가 단위의 하나로 활동했다.

 

-10여 차례에 달하는 학교 측과의 면담 과정에서 어려웠던 점은 무엇인지.

양측의 입장 차가 좁혀지지 않은 상황에서 교착 상태 해소를 위한 전략 마련과 방향 선회가 가장 힘들었다. 협상 과정에서 학생 측은 ▲수업의 질적 저하 ▲교육권을 온전히 누릴 수 없는 환경 ▲본교가 1학기 교육권 침해에 대해 행동할 책임 등을 이유로 등록금 반환을 주장했다. 하지만 본부 측은 ‘본교만의 차별화된 방식으로 현 위기 상황을 극복하고자 한다’며 1학기 상황에 대한 보상보다 침해의 반복을 막을 대책 마련이 우선임을 내세워 일괄 등록금 반환 의사가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본교는 유사 규모의 타 대학과 비교해 등록금 수입 기반의 ‘등록금회계’ 의존도가 낮고 정부지원금이나 수익 사업 등에 기반한 ‘비등록금회계’ 의존도가 높다. 때문에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수익 사업의 축소로 인해 적자의 폭이 유독 크다. 이와 관련해 본교의 재정 상황에 대한 정보를 확인할 수 있었고, 교육권 침해 재발 방지 대책 마련과 1학기 등록금 반환 모두가 학생 측이 기대하는 수준의 규모로 진행되기에는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음을 이해했다. 하지만 본부는 재원 마련의 어려움이 아닌 정책의 불필요함과 그 취지에 공감할 수 없음을 이유로 학생들의 요구를 거절했다. 학생 측에서 강하게 반발하며 수차례의 처장단·총장 면담을 진행하며 요구를 관철하고자 했으나 본부는 ‘입장 변동은 앞으로도 없겠지만 면담은 계속 진행이 가능하다’며 학생 측을 기만하는 태도를 보였다. 이에 불가피하게 협상의 틀 안에서 학생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최대한을 쟁취하자는 방향으로 입장을 선회했고, 협의의 결과가 ‘포스트 코로나19 “학습 안정화 보장” KU종합계획’(이하 KU종합계획)이다.

 

-KU종합계획에 대한 설명 부탁드린다.

예상치 못한 코로나19 대유행으로 금년도 1학기 교육환경과 학사일정이 급변했다. 학교와 학생 모두 시행착오를 겪으며 적응을 위해 노력했으나 여전히 학생들의 불안과 불만은 해소되지 못했다. 불확실성이 이어질 상황에서 본교에 최적화된 방식으로 해결책을 찾고자 했고 KU종합계획이 나왔다. 경제적·학습권 보장 측면에서 안정적인 학습이 가능하도록 ▲재난극복 특별장학금 ▲고대사랑 모금 캠페인 ▲태블릿PC 렌탈 및 데이터 이용료 지원 ▲ZOOM 라이선스 계약 ▲CDC(경력개발센터) 확대 설치 ▲독감백신 무료접종 서비스 ▲고대 상생 프로젝트 ▲비대면 강의 수강인원 증원 ▲비대면 강의 수강 공간 확보 및 도서관·열람실 운영 시간 연장 등의 내용이 포함됐다. 그 외 학사 관련 문의 핫라인 개설과 같이 학교-학생 간 소통 강화를 위한 방안도 담겼다.

-KU종합계획을 살펴보면 상당한 예산이 소요될 것으로 생각된다. 예산의 출처와 학교 측의 동의를 받아낸 과정이 궁금하다.

전반적인 재원은 본교의 긴축 재정을 통한 교비 절감분과 기금 모금으로 마련할 예정이다. 학생 측은 정책들이 실효성을 가지기 위해 보장돼야 하는 최소한의 규모를 피력했고, 본부 측은 적자 상황인 학교 재정을 고려해 ‘해당 정책에 최소 이 정도의 예산을 투입할 수 있도록 교비 절감과 모금을 진행하겠다’는 식으로 의견을 표출하며 합의가 이뤄졌다. 또한 CDC 증축과 태블릿PC 렌탈 등의 정책은 외부 기금 모금과 기업의 실물 기부 등 외부 재원으로 집행해 다른 정책들의 교비회계 활용 규모를 최대화하고자 했다.

 

-앞으로의 활동 계획이 궁금하다.

정책의 개발만큼 집행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기에 중비대위와 학생지원부가 실무 차원에서 긴밀히 협의해 각 정책이 취지에 맞게 집행될 수 있도록 할 것이다. 재난극복 특별장학금 중 생활비 장학금은 타 장학금 수혜 여부와 관계없이 ‘비자발적 실직 및 폐업 가정’의 학생을 대상으로 빠르게 집행될 수 있도록 추진할 계획이다. 태블릿PC 관련 사업은 중비대위 차원에서 선정 기준을 마련해 수강정정 기간 이후 지급이 완료될 수 있도록 학생지원부와 협의해 진행하려 한다. 고대 상생 프로젝트는 ‘고대 상생 쿠폰’ 전용 앱을 학교 차원에서 개발 중이며 개발이 끝나는 대로 집행할 것이다. 앞으로 실무 차원의 정책 집행 협의는 중비대위와 학생지원부 간에 이뤄질 예정이다.

 

-마지막으로 한 마디 부탁드린다.

약 두 달간 본부 측과의 수차례 협의를 진행했지만 ‘등록금 반환’ 요구를 관철하지 못했다. 본교 학생 사회에서 등록금 관련 의제 업무를 진행해온 담당자로서 주어진 사명을 다하지 못한 것에 대해 학우분들께 송구스러운 마음이 앞선다. 하지만 현재 합의된 정책이 제대로 집행되고 학사 운영과 관련한 의사 결정에 학생의 의견이 많이 반영된다면 등록금 반환 이상의 효용을 학생들이 느낄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도 든다. 그러기 위해 현재 합의된 정책들이 제대로 시행되는지, 앞으로 어떤 정책이 추가로 필요할지 학생 사회가 함께 고민하고 학사 운영에 많은 관심을 기울여주셨으면 한다. 마지막으로 짧지 않은 기간 동안 협의 과정에 관심을 보여주신 모든 학우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하다고 말씀드리고 싶다.

 

박찬웅·민재승·이가영 기자

pcw0404@korea.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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