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고 많은 교양, 어떤 과목들이 숨겨져 있을까?

인간과 식량 (이철, 서용원 교수님)

<인간과 식량>은 ‘과학과 기술’ 분야의 핵심교양과목이다. 따라서 문과 학생들에게 있어 이 과목은 생물과 과학을 다룬다는 점에서 새로운 도전이 될 수 있다. 분야는 이과에 가깝지만, 수학을 동반할 것이라는 두려움은 떨쳐도 좋다. 수학적 계산은 전혀 없고, 오히려 식량자원에 대한 기본 지식들을 배우는 커리큘럼이기 때문이다. 강의 시간은 주로 월,수 5교시이기 때문에 점심식사 후 무난히 들을 수 있는 교양과목이다. 이 과목을 가르치시는 교수님은 두 분이다. 중간고사와 기말고사를 각각 이철, 서용원 교수님께서 나누어 가르친다.

우선 서용원 교수님이 가르치는 부문은 식량작물부문이다. ▲ 21세기 세계 식량 ▲작물의 분류 ▲작물의 생산 기술 ▲작물의 이용분야 등에 대해 배우게 된다. 중간고사는 필기시험이며 주관식과 객관식 문제가 혼재한다. 수업시간에 출석체크는 하지 않으시며, 고려대학교의 강의 평가 사이트 klue.kr에 따르면 수업시간에 중요한 내용과 그렇지 않은 내용을 알려주시기 때문에, 평소 성실히 수업을 듣는 학생이라면 시험문제는 어렵지 않게 풀 수 있다고 한다. 교수님께서 강의 도중 학생들과 소통하려 하시며 유쾌하시기 때문에 부담 없이 들을 수 있는 강의이다.

두 번째로 이철 교수님이 가르치는 부문은 식품부문이다. 배우게 될 내용은 ▲가공식품의 개념 ▲산업사회와 식품과학기술의 발달 ▲생물자원의 중요성 ▲식품의 분류와 저장 ▲식습관의 영향인자 등이다. 교수님께서 수업시간에 종이를 전달하셔서 이름을 쓰는 형태의 출석체크를 하시며, 시험은 모든 문제가 서술형이다. 문제 수는 10문제 내외로 많지 않은 편이다. 10문제 중 마지막 문제는 주요 식량 곡물 7가지를 그리는 문제가 출제된다. 기말과제로는 ‘FTA와 식품산업의 관계’에 관한 보고서가 요구되며 제출기한은 기말고사 당일이다.

판소리의 이해 (박인혜 교수님)

<판소리의 이해>라는 과목은 일주일에 한 번, 화요일 3-4교시에 진행된다. 수업은 ▲판소리의 이론에 대한 학습과, ▲시청각 자료를 통한 판소리 작품의 감상, 그리고 직접 ▲판소리를 배우는 실습으로 이루어진다. 이 강의에서 수강생들은 ▲판소리와 민요에 대한 이해 ▲판소리 5마당 각각에 대한 이해 ▲유파와 각 유파의 특징 ▲판소리와 창극 등에 대해 학습하게 된다. 중간고사는 따로 없으며 이 기간에 영화 <서편제와 춘향뎐>을 감상한다. 수업 진행은 수업 관련 파워포인트 자료와 간행물인 판소리 사설집 모두를 참고해 이루어진다.

수업시간 내 쉬는 시간은 없으며 교수님께서 만드신 자료를 통해 강의가 진행된다. 출석 호명은 무작위로 이루어진다. 많은 수강생들이 강의의 흥미도와 함께 걱정하는 학점에 관해서 2018학년도 2학기 <판소리의 이해>를 수강한 한 정경대학 학생의 강의평가에 따르면, 출석을 소홀히 하지 않고 강의의 내용을 흥미롭게 듣는다면 최고의 학점을 받을 수 있는 좋은 강의라고 평가했다. 학생 본인이 열의를 가지고 성실히 수업을 수강한다면 강의를 통해 얻는 내용도 많고, 덤으로 학점도 얻어가는 일석 이조의 강의라는 것이다.

중간고사는 없지만 판소리 공연을 감상한 뒤 감상문을 2개 작성해야 한다. 강의실에서 교수님과 지식을 공유하는 대학이라는 한정된 장소를 벗어나 외부에서 공연을 감상할 기회가 있다는 것이 신선하게 느껴질 만하다. 평소 음악 혹은 국악에 관심이 많던 새내기라면 그 흥미를 키워줄 수 있고, 꼭 관심이 없었더라도 교양에서 색다른 경험을 할 수 있는 고려대학교의 독특한 교양이다.

현대아시아미술개론(조은정 교수님)

<현대아시아미술개론>은 디자인조형학부의 전공 관련 교양 수업이다. 학생들은 수업을 통해 ▲제국주의 초기 문화적 지배를 공고화하고자 고안된 ‘오리엔탈리즘 회화’ ▲근대 초기 서구에서 주목받았던 동양 국가들의 미술 ▲아시아와 유럽미술의 교류 등, 강의 초반에는 미술과 ‘아시아’를 관련 짓는다. 나아가 ▲현대미술의 특징 ▲멕시코의 벽화 운동 ▲히틀러가 정치적으로 활용한 나치 미술 등 미술 일반에 대해서도 배우게 된다.

학습한 내용에 대한 중간고사는 존재하지만 기말고사는 보지 않는다. 대신 3인 1조로 ‘아시아 현대미술’과 관한 주제를 자율적으로 선정하여, 5분 정도 길이의 영상을 제작·발표하는 과제가 있다. 또한, 각자 국립중앙박물관의 아시아관을 다녀온 후 감상문을 제출하는 과제가 별도로 있다. 국립현대미술관 등에서 한 차례의 외부 수업을 진행하기도 한다.

절대평가 수업이며 과제물이나 중간고사에 대한 채점 기준이 까다롭지 않기 때문에 학점을 받기에는 수월한 편이라는 평가가 많았다. 미술과 관련한 수업을 한 번쯤 들어보고 싶은 정경대학 새내기들에게 이 수업을 추천한다. 다만 주 1회, 3시간 20분의 수업을 하는 ‘연강’이기 때문에 ‘예쁜 시간표’를 짜는 데에 약간의 방해가 될 수 있다는 점은 유념하는 것이 좋을 듯하다!

성과 욕망의 철학(홍은영 교수님)

<성과 욕망의 철학>은 ▲성·쾌락에 대한 인식의 역사적 변화과정 ▲기독교 윤리의 쾌락에 대한 거부 ▲푸코의 섹슈얼리티 이론 등 성과 욕망에 대한 철학적 접근을 살피는 철학과 교양 수업이다. 강의 내용이 철학 이론을 기반으로 하기에 다소 어렵게 느껴질 수 있으나 페미니즘이나 성 소수자 등 최근 화제가 되는 주제에 대한 토론이 오가기도 한다.

중간고사는 보지 않으며, 대신 성에 대한 주제를 자율적으로 선정하여 레포트를 쓰는 과제가 있다. 발표자가 교재의 한 챕터의 내용을 맡아 발표하면, 그에 대한 논제를 중심으로 함께 토론을 하는 방식으로 수업이 진행된다. 학기말에는 성을 주제로 한 영화를 보고 이에 대해 토론을 하는 시간도 있다. 학기별로 수업 진행 방식은 조금씩 바뀌기도 한다.

상대평가 수업이기 때문에 좋은 학점을 받기가 아주 수월하지는 않겠으나, 지속적으로 교재와 발표의 내용을 예·복습했다면 무리없다는 평가가 다수였다. 발표와 토론 참여가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기 때문에 이것이 부담스러운 학생에게는 추천하지 않는다. 페미니즘에 대한 다양한 사람들의 의견을 직접 들어보고 싶다거나, 대학의 토론식 수업을 경험해보고 싶은 정경대학 새내기들에게 이 수업을 추천한다.

어떻게 영화를 읽을 것인가(편장완 교수님)

<어떻게 영화를 읽을 것인가>는 문학과 예술 분야의 핵심교양 수업으로 영화 전반에 대한 내용을 다룬다. 이 수업 역시 연강인데, 하나의 주제에 대해 교수가 강의한 이후 해당 내용이 적용될만한 영화의 몇 장면을 선정해 시청하는 방식으로 매 수업이 진행된다. 영화의 내용보다는 그 역사나 촬영 기법 등의 기술적 측면에 초점을 맞추는 강의이기 때문에, 영화를 즐겨 보는 학생이라도 내용이 생소하게 느껴질 수 있다. 특히, 영화가 어떻게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치는 지에 흥미를 가지고 있는 학생들에게 초점을 맞추고 있다.

중간고사는 보지 않으며, 한 학기 간 다룬 모든 내용을 기말고사로 평가하는데 기말고사의 성적 반영 비율이 80%이다. 공부할 때 참고할 수 있는 강의안, PPT 등의 자료가 없어 필기를 성실히 해야 하기 때문에 친구와 함께 수강하는 것 또한 좋은 방법이다. 또한, 영화가 주제인 수업인 만큼 논술 형식의 시험을 볼 것이라고 예상할 수도 있으나 강의 내용을 꼼꼼하게 암기해야 풀 수 있는 형태의 시험이 출제된다. 별도의 과제는 없다.

수업 시간에 다루게 되는 영화는 대개 고전 명작 ·흑백 영화 등이어서 영화에 관심이 많은 학생들에게 즐겁고 흥미로운 수업이라는 평가가 많다. 영화에 관심이 많은 정경대학 새내기들에게 이 수업을 추천한다.

본 기사는 강의의 개설 여부, 강의내용, 과제 내용, 담당교수, 평가 방식은 학기마다 변동이 생길 수 있다. 또한 과목들을 선택하기 전 이 강의의 진행 방식을 잘 이해한 뒤 결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강의 방식이나 내용이 본인의 흥미와 부합하지 않는다면 고달픈 한 학기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김효재·이서희 기자
hyojae1962@korea.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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