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관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

본관을 사이에 두고 백주년기념관의 반대편에 위치한 SK미래관(이하 미래관)이 개관을 앞두고 있다. 이에 The HOANS에서 미래관이 지어진 과정과 그 결과물을 살펴봤다.

미래관의 과거 ① 기공 당시 계획

미래관의 시작은 2016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2016년 11월 미래관은 국내 대학 최초로 ‘강의실 없는 교육공간’을 표방하며 착공됐다. 염재호 전 총장은 기공식에서 “SK 미래관에서는 고려대 학생들이 함께 모여 지식을 생산하며, 미래의 교육을 누구보다도 먼저 체험할 것이다. 이곳을 지식의 놀이터로 활용하고 데이터 사이언스 중심의 미래 교육을 먼저 체험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미래관이 학생들의 자유로운 소통과 토론을 위한 공간으로 자리 잡게 된 것이다. 비록 작년 12월이었던 완공 예정일보다는 늦게 지어졌고 기존 계획과는 달라진 면이 있지만 미래관은 ‘소통의 장’으로서 역할 할 것으로 보인다.
미래관은 기공 당시 ‘교류’라는 키워드를 중심으로 계획됐다. 지하 2층과 지상 5층으로 이뤄진 기존 미래관 설계도에는 강의실이 없었다. 그 대신 111주년을 기념해 111개의 세미나실과 개인집중실이 마련됐고, 다양한 라운지와 다목적홀이 자리 잡았다. 주요 시설로 ▲1층에 빅 아고라 ▲2층에 원형 토론실 ▲3층에 오픈 아고라가 위치했다. 일방적으로 전달하는 학습이 아닌 ‘수평적 지식 교류와 자율적 소통’을 목적으로 하는 공간임이 잘 드러난다. 본교 대학교육개발원 정재호 원장도 고려대학교 포스트에서 Flipped Class가 강의실 없이 소그룹별로 토론하고 자기학습을 할 수 있는 공간인 미래관에서 효과적으로 구현될 것이라고 말했다. Flipped Class는 학생들이 스스로 강의 내용을 인터넷을 통해 학습하고 실제 강의에서는 토론과 연습에 중점을 두는 강의이다. 기존의 일방적인 형태를 갖춘 강의실이 아닌 세미나실에서 이러한 강의가 이뤄진다면 더욱 효과적인 소통과 토론이 이뤄질 수 있다는 평가다.

미래관의 과거 ② 논란 속 미래관

본교의 새로운 랜드마크로 계획된 미래관은 기공식 이후 3년간 많은 논란에 휩싸였다. 우선 완공 날짜다. 공사를 시작한 당시 예상했던 완공 예정일은 작년 12월이었다. 하지만 공사 도중 발견된 암석 등으로 인해 완공일이 올해 7월로 한 차례 미뤄졌다. 그 이후에도 공사가 지연됐고 결국 지난달 건물이 완공됐다.
또한 미래관은 공간 확보 문제를 두고 본교 문과대 학생들과 갈등을 빚었다. 문과대 소속 건물은 오직 서관 한 곳으로, 서관에서 열리는 문고대 전공은 전체의 반도 차지하지 못한다. 이는 문과대 학생들이 서관에 공간이 부족해 전공 수업을 듣기 위해서 다른 여러 건물로 이동해야 하는 것이다. 염재호 전 총장은 2014년 이 사안의 해결을 위해 SK인문미래관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미래관을 통한 문과대의 공간 부족 문제 해결을 약속한 것이다.
하지만 정작 기공식 당시 공개된 종단면에서는 강의실을 찾아볼 수 없었다. 강의실 대신 세미나실과 개인용 열람실인 캐럴만이 들어섰으며 SK인문미래관이라는 이름도 SK미래관으로 변경됐다. 이에 재작년 문과대 학생회 측에서 강의실, 자치 공간, 연구 공간을 요구하는 981명의 연서를 학교 측에 전달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미래관의 현재 ① 큰 틀은 그대로, 강의실도 그대로

교류라는 본래의 목적은 그대로지만 몇 가지 변경된 내용이 있다. 기존에 계획했던 소통과 협업을 위한’ 빅 아고라가 아고라로 명칭이 변경됐으며. ‘창의 놀이터’ Living Lab 또한 30명 규모의 Lab으로 명칭이 변경돼 3,4,5층에 자리를 잡았다. 1인용 캐럴이나 그룹스터디룸은 특별히 수정된 것은 없다. 또한 미래관과 중앙광장 지하를 연결하는 통로가 마련돼 접근성이 강화된 모습이다. 건물은 완공돼 12일 준공식이 열렸지만 건물 내부 시스템은 추후 설치될 예정이라 바로 사용에 들어가지는 못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기존 기공식 상영 영상과 다른 내용으로 대학 사업팀이 지난달 본교 포털 공지사항에 미래관 평면도를 올렸다. 평면도에 따르면 미래관의 구조가 지하2층, 지상4층으로 변경됐다. 기공식 영상과는 다르게 지하 2층에 지하주차장이 사라졌고 강의실도 ▲지하 2층에 2개 ▲지상 2층에 2개 ▲3층에 1개 ▲4층에 6개, 총 11개가 있었다. 하지만 12일 준공식 때 배부한 팸플릿은 달랐다. 지하 2층, 지상 4층의 구조는 다시 지하 2층 지상 5층 구조로 바뀌었고 강의실은 자취를 감췄다. 지하 2층은 다시 지하주차장이 자리 잡았고 이전 평면도에서 강의실이 있었던 자리에는 토론실과 세미나실이 들어섰다. 건축팀에 전화 문의 결과 미래관에서는 강의가 진행되지 않을 것이라는 답변을 받았다. 미래관이 문과대의 공간부족 문제를 해결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미래관의 현재 ② 스마트캠퍼스

미래관에서 주목해야 할 또 다른 점은 바로 스마트 캠퍼스 기술이다. 스마트 캠퍼스는 모바일 기기를 통해 언제 어디서든지 강의를 비롯한 학교 업무를 처리할 수 있는 캠퍼스 네트워크 환경을 뜻한다. 연세대학교, 숭실대학교를 비롯한 여러 대학에서 이 기술을 도입했다. 본교는 지난 6월 스마트 캠퍼스의 도입을 위해 위원회를 구성했고 스마트 캠퍼스 구현을 추진했다. 그리고 지난 9월 데이터 관리가 중요한 스마트 캠퍼스 기술을 위해 대규모 데이터 집합소인 데이터 허브를 오픈했다. 데이터 허브 플랫폼은 각종 데이터를 운영해 스마트 캠퍼스 기술의 핵심인 인공지능 서비스와 사물인터넷 기술의 기반이 된다.
미래관은 본교의 ICT/IoT 기술 구현의 첫걸음으로서 사물인터넷(IoT), 블록체인, 인공지능 기술이 적용된 참여형 스마트 캠퍼스다. 특히 미래관은 ‘인간’이 중심이 되는 스마트 캠퍼스로서의 설계 아래 건설됐다. 이를 위해 교내 학생들의 요구사항을 최우선으로 반영하고자 했고, 사전 조사 결과 수요가 가장 높았던 강의실 대여 서비스가 우선적으로 시행된다. 별도로 예약할 필요 없이 빈 강의실에 스마트폰을 갖다 대는 것만으로도 강의실 사용이 가능해진다. 또한 강의실 대여 서비스 이용 현황은 SK텔레콤과 본교가 연계한 블록체인 기술을 통해 마일리지화 된다. 이는 실제 금융 서비스와 연계되며 과금체계와 마일리지를 통한 할인혜택을 등을 협의해 하나은행과 PG사의 카드결제와 연동할 예정이다.
추후에는 공간예약을 넘어서 ▲출입관리 ▲재실관리 ▲센서모니터링과 같은 시스템 또한 설치될 예정이다. 본교의 스마트 캠퍼스는 교내의 모든 구성원이 이를 만족스럽게 이용함으로써 하나의 캠퍼스를 만들어 가는 것을 목표로 한다. 나아가 지역 주민에게도 본교 시설을 대여하고 스마트 캠퍼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개방할 계획이다. 김규태 디지털 정보처장은 “SK 미래관은 서울캠퍼스. 세종캠퍼스. 안암병원 캠퍼스. 구로병원 캠퍼스. 안산병원 캠퍼스 이렇게 다섯 캠퍼스의 ICT/IoT 캠퍼스의 시험적인 장소가 될 것이다. 또한 실내측위 등 학교 구성원에 의해 개발된 기술이 실질적으로 적용되는 샌드박스로서의 장소로도 의미가 있다. Sk미래관은 전체 ICT/IoT 캠퍼스를 미리 보는 시금석이 될 것이며 2020년~2021년 전체 캠퍼스에 적용될 모습을 미리 테스트하고 체험해볼 수 있는 랜드마크적인 창구가 될 것”이라며 스마트캠퍼스 기술이 적용된 SK미래관의 미래를 기대했다.

미래관의 미래

본교는 미래관이 “자유로운 공간 구성으로 학생들 스스로 탐구하고 토론하는 문화를 만들어 갈 예정”이라고 기대했다. 그리고 이달 12일 우여곡절 끝에 미래관의 준공식이 열렸다. 2016년부터 지금까지 지식의 교류라는 키워드를 바탕으로 아고라와 많은 토론실, 세미나실이 들어섰다. 편리한 이용을 위한 스마트캠퍼스 기술도 도입됐다. 이제는 ▲이 시설들이 어떻게 활용되는지 ▲스마트 캠퍼스 기술에 대해 미래관이 그 목적을 달성할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할 시점이다.

 

황제동·김민지 기자
hhjd2000@korea.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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