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뀐 중앙도서관, 학생들은 물음표

지난 2월 25일 본교 중앙도서관(이하 중도)이 1층 리모델링 제막식을 마친 뒤 학생들의 비판이 거세다. 공사 기간 지연과 더불어 중도 1층의 ▲색상 ▲집기 ▲열람실 등이 바뀌며 중도 특유의 고풍스러움과 통일성이 사라졌다는 사실에 대한 불만이 터졌다. 기능적 측면에서도 책상이 불편하고 열람실 좌석 수가 줄어들었다는 등 부정적 평가가 잇따랐다. 무엇보다 학생들이 쓰는 시설임에도 학생의 의견을 수렴하는 절차가 부족했다는 측면에서 졸속이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전과 다른 밝은 느낌을 주는 중도 리모델링은 KU Pride club 및 도서관 발전기금을 통해 진행됐다. 다만 현재 ‘Forest Zone’을 제외한 나머지 열람실은 문을 열지 못하고 있다. 당초 2월 말까지였던 공사 기간이 자재 수급이 늦춰지며 연장됐기 때문이다. 학술정보관리부 과장 이현재 씨(이하 이 씨)는 “4월 15일 ’Blue Zone’ 공사까지 끝날 계획이다”라며 “이후로는 24시간 개방이 이뤄지고, 좌석 배정 시스템을 운영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학적, 기능적 측면에서는 불만이 터져 나왔다. 서준영(사회 16) 씨(이하 서 씨)는 “건물 외벽과 1층의 모습이 어울리지도 않고, 2, 3층과도 분위기가 달라 어색하다”고 전했다. 기능적 측면에서는 “리모델링 이후 너무 작아서 노트북을 놓기에도 불편한 책상이 많았고, 등판과 팔걸이가 없는 의자가 많아 불편했다”고 말했다. 이어서 서 씨는 “의자와 책상이 붙어있는 일체형 책걸상도 몸이 불편한 학생은 쓰기 어려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각도나 간격을 조절할 수 없이 고정된 일체형 책걸상으로 인해 몸이 불편한 학생의 경우 접근성이 낮아진다는 지적이다.

기존 305석이던 중도 1층 열람실 좌석 수가 리모델링 이후 227석으로 축소된 사실에 대해서도 문제가 제기됐다. 지난 2017년 중앙광장 지하에 있던 열람실이 사라지고 CJ Creative Library(이하 CCL)가 개관하며 줄어든 공부할 수 있는 자리가 중도 리모델링 이후 한 차례 더 줄어들었다는 지적이다. CCL과 중도는 모두 ‘쾌적하고 자유로운 공간을 창출’하고자 하는 목적을 갖고 공사가 진행됐다는 공통점이 있다. 이 씨는 중도 리모델링에 대해 “쾌적한 열람공간을 만들기 위해서 좌석 수가 줄어들 수밖에 없었다”라고 전했다. 이어서 “로비공간의 경우 협업할 수도 있도록 가벼운 이동식 테이블도 많이 배치했다”라고 하는 한편 “Forest Zone의 경우 4인용 테이블을 배치하여 개인 공간을 늘리는 과정에서 좌석 수가 줄어들었다”라며 해명의 뜻을 전했다.

결과의 미비함을 넘어서 학생 의견 수렴 절차가 생략됐다는 비판도 쏟아지는 상황이다. 대의기구로서 총학이 본연의 역할을 수행하지 못했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서 씨는 새 총학이 출범하고도 리모델링 계획이 학생사회에 알려지지 않았던 점을 들어 “형식적인 의견 수렴 절차만 거친 학교 측의 잘못이 가장 크지만, 학생회 측이 선제적으로 공론화를 진행했으면 더 좋았을 것 같다”라며 결정 과정에 아쉬움을 표했다. 한편 총학생회장 김가영(생명과학 13) 씨는 “현 총학생회와 논의할 때는 공사 업체 선정과 계약 등 모든 사항이 결정 완료된 상황이었다”라며 “도서관 측은 전대 총학생회와 이미 이야기를 나눈 부분이라는 말씀만 반복했다”라고 전했다. 이어서 “중도 리모델링 논란 이후 도서관 측과 면담하여, 서로의 의견을 청취할 수 있도록 학생 대상 간담회를 개최할 것을 제안했다”라며 “현재 도서관 측은 긍정적으로 검토해보겠다고 했으며, 현재 내부 논의를 거치는 중”이라고 상황을 밝혔다.

본교 중앙도서관의 리모델링에 관해 비판론이 대세인 상황이다. 공사 결과가 기대와 달라 불만이 생긴 측면도 있지만, 무엇보다 학내 구성원 모두가 사용하는 중심 시설이 크게 바뀌는 과정에서 학생 의견 수렴 절차가 생략됐다는 점에서 아쉬움이 크다. 이 씨는 “2, 3, 4층은 순차적으로든 전면적으로든 개편할 계획은 갖고 있다”라며 중도 나머지 층의 리모델링 가능성을 밝혔다. 향후 학생들의 의견이 어떤 경로를 통해 수렴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박지우·임지현 기자

idler9949@korea.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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