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전공제 폐지, 깜짝 공지에 당황하는 학생들

이달 2일 학사팀의 공지에 따르면 올해 1학기부터 본교 부전공제가 폐지돼 신규 신청 및 변경이 불가하다. 본교에서 제2전공이 의무인 만큼 부전공제 이외의 제2전공 제도 관리와 운영에 초점을 맞추기 위함이다. 학교 측은 부전공제 폐지를 결정하기까지 여러 학생의 의견 수렴과정과 충분한 논의가 있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부전공제 폐지와 관련된 공지가 미리 이뤄지지 않았을뿐더러 이에 대한 의견 수렴이 언제 어떻게 진행됐는지 알지 못한 학생들이 많았다. 그 결과 부전공을 고민하던 학생들은 부전공제 폐지 사실을 갑작스럽게 듣게 됐고 ‘통보식’ 행정처리라며 비판했다. 본교 부전공제 폐지와 관련한 문제점을 The HOANS가 짚어봤다.

부전공제가 폐지된 배경에는 본교가 ▲이중전공 ▲융합전공 ▲학생설계전공과 같은 제2전공 제도를 시행한다는 사실이 있다. 부전공제는 제2전공 제도와 달리 학위로 인정되지 않기 때문에 부전공에 대한 학생들의 관심과 수요가 낮을뿐더러, 다른 제2전공 제도가 더 활성화돼 있다는 점에서 그 필요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존재했다. 이에 학사팀은 단과대학 차원에서 의견 수렴을 진행했고 교육혁신팀 및 총학 비상대책위원회와 면담을 거쳐 학사운영 규정을 개정하고 부전공제를 폐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부전공제 폐지와 관련한 학생들의 반응은 ‘갑작스럽다’라는 의견이 대부분이다. 부전공제 폐지 사실은 늦게 공지됐을 뿐만 아니라 지난달 22일 2021학년도 학부 학사일정 수정 이전까지만 해도 학사일정에 부전공 신청이 계획됐었다. 이에 부전공제 폐지 사실은 포털 공지사항보다 한 근로장학생의 학내 커뮤니티 게시글을 통해 먼저 알려졌다. 공식적인 공지도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학생들은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이번 학기 부전공을 계획하던 A 씨는 “학내 커뮤니티에서 부전공제가 폐지된다는 글을 봤으나 공지에서는 찾아볼 수 없었고, 지난달 중순 학과 행정실에 연락해본 결과 이번 학기부터 부전공을 신청할 수 없다는 말을 들었다”며 난감한 심정을 전했다.

부전공제 폐지에 학생들의 의견이 제대로 반영됐는지에도 의문이 제기된다. 복수전공 지원 전 부전공을 통해 학과 수업을 알아보고자 고민했던 B(한국사 19) 씨는 “지난달 초 부전공제 폐지 소문을 듣고 학과 행정실에 연락했으나 이미 학생회 측 의견 수렴이 끝났다는 설명만 들었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학기 시작 두 달 전부터 부전공제 정보를 알아보며 계획했지만 부전공제 폐지에 대한 의견 수렴이 이뤄졌는지조차 알지 못했다는 것이 B 씨의 설명이다. 이에 기존 제도를 대체할만한 다른 제도를 마련할 예정인지 물었으나 없다는 답변만 받았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B 씨는 지난 1월 초부터 부전공에 대한 정보를 알아보고 있었고, 그달 중순 학과 행정실에 부전공제를 문의했을 때도 부전공제 폐지에 대한 말은 없었다고 밝혔다.

본교에서 진행하는 제2전공 제도의 지원 확대를 위해 부전공제는 이미 폐지가 결정된 상황이다. 학생들이 부전공제에 관한 관심이 적고 다른 다중전공 제도를 활용할 때 그 필요성이 적어 폐지하는 것에 납득할 수 없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여태껏 진행된 제도를 한순간에 폐지함에도 미리 공지하지 않은 점에서 학생사회의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본지가 인터뷰한 학생들은 모두 “학문을 탐구하기 위한 공간에서 단순히 ‘수요 부족’이라는 이유로 제도를 갑작스레 폐지하고, 학생들에게 미리 알려주지도 않는 것이 과연 옳은가”라며 통보식 행정에 변화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본교의 행정처리가 통보가 아닌 ‘협의’에 초점을 맞추도록 노력해야 할 시점이다.

 

김동현 기자
justlemon22@korea.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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