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대면 강의에도 쉽사리 늘어나지 않는 정원

지난 7월 27일 본교는 20-2학기 학사운영계획을 발표했다. 핵심은 지난 1학기와 같이 사회적 거리두기 1단계 및 2단계 시행 시 ▲실시간 온오프라인 병행 수업 ▲대면시험을 기본원칙으로 하는 것이었다. 3단계로 격상되면 전면 온라인강의를 시행하며 대면시험이 허용되지 않는다고도 알렸다. 최근 코로나19 사태가 악화되며 지난달 24일 중앙비상대책위원회(이하 중비대위) 차원에서 수정 요구안을 발송한 끝에 본교는 2학기 초엔 온라인강의 위주로 수업을 진행할 것이며, 대면수업은 필요한 최소한으로 제한될 것임을 알렸다.

지난 1학기엔 코로나19 사태의 장기화를 가늠할 수 없어 본교가 확고한 지침을 마련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었다. 이와 달리 2학기엔 수강희망과목등록이 시작하기도 전에 대면·비대면 병행 계획이 발표됐다. 이와 같은 선제적인 대책에 학생들 사이에선 대다수의 강의가 비대면으로 진행될 것이 예상되는 만큼 강의 정원이 크게 늘어날 것이라는 기대가 있었다. 실제로 중비대위가 지난 7월 21일 학사팀과의 면담에서 수강인원제한 유동화를 요구하고 ‘(학사팀이) 주로 온라인으로 운영되는 강의의 수강인원을 늘릴 수 있다는 점을 교수들에게 공지할 것’을 검토하겠다며 증원은 쉽게 이뤄지는 듯했다.

그러나 실제 수강신청서 늘어난 정원을 체감하기는 어려웠다. 이는 비대면 강의임에도 실질적인 수강인원 증원과 관련해서 아직 몇 가지 우려되는 지점이 남아 있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먼저 실시간 강의에서 과다 인원 접속 시 연결이 원활하지 않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본교가 실시간 강의를 원칙으로 내세운 만큼 동 시간대에 여러 학생이 접속했을 때 이를 안정되게 관리할 수 있는 서버가 필수다. 하지만 걱정과 달리 본교 커뮤니케이션 팀은 “본교 내에서 제공하는 실시간 강의 지원 솔루션인 Collaborate/Kaltura/Zoom은 클라우드 서비스를 기반으로 제공된다”며 특정 인원을 초과한다는 이유로 서버가 불안정해지는 경우는 발생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또한 “교수자 또는 학습자의 네트워크나 단말기 상태로 특정 개인의 접속환경이 불안정해지는 것일 뿐”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더해 이번 학기는 대면시험을 원칙으로 하는 만큼 지난 1학기 기말고사와 마찬가지로 사회적 거리두기를 지킬 수 있는 강의실 확보가 요구된다. 따라서 대형 강의의 경우 대면시험을 진행하기 위해 동 시간대 여러 강의실을 확보해야 하는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그러나 지난 면담에서도 본교가 언급했듯 이번 학기엔 중간·기말시험을 각각 2주씩 진행하는 만큼 강의실 확보에는 한시름을 덜 수 있다.

본래 강의 정원을 설정하는 데 강의실 배정은 중요한 변수로 작용한다. 각 대학(학과)에서 과거 수강인원을 근거로 교수진의 확인을 거쳐 모든 강의의 수강인원을 확정하면, 각 수업의 수강인원을 기준으로 강의실을 배정하는 방식이다. 수강신청 이후 인원 조정이 필요할 시 대학(학과)와 교수 간 협의를 통해 수강인원과 강의실을 변경할 수 있다. 그러나 이번 학기는 수강인원 설정이 강의실과 관련한 제약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로워진 것이 사실이다. 따라서 수강신청 정정에서만큼은 수강인원 증원에 대한 학생들의 바람이 실현될 것이라는 기대를 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지난 2일 교무처는 학부 교과목을 개설한 대학(원) 및 기관에 “온라인 수업에 한해, 강의담당 교원의 재량에 따라 강의실 규모와 상관없이 수강인원을 증원할 수 있다”고 안내한 바 있다. 안전한 대면시험과 안정적인 실시간 강의 운용을 보장하는 선에서 강의 증원이라는 유연한 대처가 필요한 시점이다.

 

 

조수현·민건홍 기자

shcho712@korea.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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