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거듭되는 정쟁 국회

지난 2월 21일, 설훈 더불어민주당 (이하 민주당) 최고의원이 한 인터뷰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민주당에 대한 20대의 지지율의 하락은 이명박, 박근혜 대통령 시절 제대로 교육을 받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실언했다. 설 의원의 발언이 논란이 되자, 이보다 앞선 15일 홍익표 민주당 의원도 토론회에서 20대의 지지율 하락에 대해 잘못된 교육이 원인이라는 비슷한 발언을 했음이 드러났다. 사실상 국민이 ‘못 배웠기 때문에’ 자신들을 지지하지 않는다고 주장한 것에 대해 국민들은 반발했다. 그러나 홍 의원은 이에 더해 바른미래당은 미니 정당에 영향력도 없는 정당이고, 하태경 의원은 정치적 논란으로 몸값을 올리려고 하는 정치인이라고 얘기하며 논란을 키웠다.

국회의원들의 실언은 곧 정당 간의 시비 다툼으로 이어져 국회가 입법보다도 내 식구를 감싸고 남의 식구를 공격하는 ‘정쟁’을 우선시하는 ‘정쟁 국회’로 변모하는 계기가 된다. 민주당 의원들의 실언으로부터 불과 얼마 전인 2월 8일, 자유한국당(이하 자한당)의 ▲김진태 ▲이종명 ▲김순례 의원이 5·18광주민주화운동에 대해 망언을 해 도마 위에 올랐다. 5·18민주화운동을 폭동, 종북 좌파의 판 등으로 폄하한 점에 대해 자한당을 제외한 여야 4당은 물론 국민들도 강하게 비판하고 나섰다. 사태는 여야 4당이 징계안을 제출하고 자한당 자체 윤리 위원회가 열릴 정도로 커졌지만, 해당 의원들의 징계가 원활히 이뤄지지 않아 5·18 망언 사태는 국회에서 가장 중요한 이슈 중 하나로 떠올랐다.

여당과 제1야당 의원들의 거듭된 실언, 망언으로 인한 일련의 사태가 연달아 일어났다는 점은 깊이 시사하는 바가 크다. 국회는 법이라는 수단을 통해 국가 기반을 다지고 선출된 국회의원이 모여 국민 의사를 반영하는 중요한 임무를 맡고 있다. 그러나 논란이 생길 때면 국회 전체가 입법이라는 제 역할보다 정쟁이라는 진흙탕 싸움을 벌이는 데 열중한다. 알량한 우위를 점하기 위해 입법보다도 정쟁을 중시하는 국회의원들은 현 세태에 대해 반드시 반성해야만 한다. 국회의 특권 의식을 버리고, 국회가 국민을 위한 생산적인 기관으로서 제 기능을 온전히 수행하는 것에 집중해야 함을 재인식할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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