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공당의 자격

공당은 집권 정당 혹은 당의 활동에 있어 사회적 책임이 있는 정당을 일컫는 말이다. 공당은 다양한 의견을 받아들이고, 그것이 당내 다수의 주장과 반대된다고 할지라도 귀를 기울여야 한다. 일반적인 정당과 달리 공익을 위해 힘쓸 것은 공당이 국민 앞에 가지는 사회적 의무이자 공당 자체의 ‘자격’이기 때문이다.

최근 금태섭 전 의원의 더불어민주당 탈당이 큰 화제가 됐다. 그는 소신파로 분류되며 당 지도부와 줄곧 다른 목소리를 내왔다. 금 전 의원은 지난달 21일 자신의 SNS를 통해 “마지막 항의의 뜻으로 충정과 진심을 담아 탈당계를 낸다”고 밝혔다. 그는 탈당 이유로 공수처 당론에 따르지 않았다는 이유로 징계처분을 받았던 일과 현재 민주당의 소통 부재 등을 언급했다. 이후 금 전 의원은 같은 당 동료 의원들로부터 ‘침 뱉고 떠난 철새’ 등의 비난을 받으며 당을 떠나야 했다.

자진 탈당의 형식이긴 했으나 이번 사건은 공당 내부에서 다양한 의견을 청취하지 않고 있음을 보여줬다. 당 안에서 다양한 목소리가 나오지 못한다면 어떻게 공당의 자격을 만족할 수 있을까. 지난 5월 민주당 윤리심판원은 당론 위배를 이유로 금 전 의원에게 징계를 내린 바 있다. 금 전 의원은 처분 직후 재심을 청구했으나 당 지도부는 명확한 이유 없이 결정을 미뤘고, 그동안 금 전 의원은 불안정한 처지에 놓일 수밖에 없었다. 해당 사안에서 민주당 지도부의 책임이 없다고 하기 어려운 이유다.

공당은 분열되는 의견이 아니라 단합되는 의견을 경계해야 한다. 의견이 분열된다고 하더라도 그것을 수용해야 다양한 사람을 모을 수 있고, 그때 비로소 국민의 진심을 받아들일 수 있는 능력을 갖추게 된다. 이는 국민의 생사를 좌우할 수 있는 공당의 권력에 부과된 의무이자, 잊어서는 안 될 존재 요건이다. 여당은 더욱 다양한 의견을 끌어안는 관용의 리더십을 통해 공당의 자격을 만족해야 한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여당이 넓은 그릇을 행동으로 옮길 줄 아는 국민의 진정한 버팀목으로 쇄신하기를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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