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누군가에게는 축제가 아닌 카타르 월드컵

지난달 20일(현지 기준) 세계인의 축제인 월드컵이 개막했다. 28일 동안 총 32개 참가국이 월드컵 트로피를 위해 치열한 승부를 펼쳤다. 카타르에서 열린 이번 월드컵은 월드컵 역사상 최초로 중동 지역에서 개최되며 최초로 11월 이후인 겨울에 개최하는 월드컵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그러나 2022 카타르 월드컵은 유치되기 전부터 많은 논란에 휘말렸다. 카타르 출신의 아시아 축구 연맹 회장이었던 모하메드 빈 함맘이 월드컵을 주관하는 국제축구연맹(이하 FIFA) 관계자들에게 월드컵 유치를 위해 500만 달러에 가까운 뇌물을 건넸다는 의혹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또한 ▲카타르 왕세자 ▲프랑스 대통령 ▲유럽축구연맹 회장이 회동한 후 유럽의 지지표가 카타르로 향했다는 증언도 나오면서 개최지 자격 박탈까지도 논의됐다. 하지만 FIFA에서 이를 번복하지 않아 논란은 흐지부지 넘어가게 됐다.

문제는 유치과정에서만 발생하지 않았다. 카타르는 2010년 월드컵을 유치한 후 월드컵 구장과 숙박 시설 조성을 위한 대규모 공사를 시작했다. 이 과정에서 ▲인도 ▲네팔 ▲방글라데시 등의 국가에서 이주한 노동자 중 6,500명 이상이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영국 데일리메일은 이주노동자 중 대부분은 하루 8.3파운드(약 만 3천 원)를 받고 40도가 넘는 환경에서 휴식과 물 없이 노동한다고 전했다.

그러나 카타르 당국이 제시한 사고 기록에 따르면 2014년~2020년 사이 월드컵 현장의 산업재해 사망자는 3명에 불과해 기록 축소‧조작이 의심되는 상황이다. 이는 월드컵 개최국다운 성숙한 모습이라고 보기 어렵다. 카타르는 사망한 노동자에 대한 철저한 진상규명 조사와 적절한 보상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 회피하고 숨기기보단 잘못을 인정하고 수습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카타르 당국의 적극적인 대처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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