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정말로 애도하는 마음이신가요?

지난달 29일 토요일 밤, 이태원에서 압사 사고가 발생했다. 이태원의 좁은 비탈길 골목에 핼러윈 축제를 즐기려는 사람이 몰렸고 10시 15분 경 앞에서부터 사람들이 넘어지며 깔리기 시작했다. 이로 인해 사망자 156명, 부상자 151명을 낳는 참사가 발생했다.

참사에 대해 다양한 방식으로 애도의 물결이 이어졌다. 윤석열 대통령은 사고 원인 파악과 장례 지원을 약속함과 동시에 국가 애도 기간을 지정해 사망자에 조의를 표했다. 세계 각국의 유명 인사와 정치인도 애도를 표했다. 몇몇 예술가는 애도의 차원에서 공연을 연기하기도 했으며 SNS에는 희생자를 추모하는 게시글이 끝없이 올라왔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이 사고를 정치적으로 이용하려는 움직임도 보인다. 핼러윈 축제에 간 젊은 세대를 비판하며 문화에 대한 개인의 신념을 설교하려 들거나, 대통령 책임론을 물어 과격한 정치적 공세를 펼치는 행동이 그것이다. 원인 조사와 진상규명은 추후 유사 사고의 재발을 방지하기 위해 꼭 필요한 과정이기에 애도의 방식 중 하나로 볼 수 있다. 그러나 압사 사고의 선동자로 알려진 일명 ‘토끼 머리띠 남성’을 찾는답시고 본 사고와 무관한 사람을 마녀사냥 하는 등 그저 누군가를 탓하기 바쁜 듯한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 이러한 행태는 또 다른 희생자를 낳을 뿐 애도 표현이라는 말로도 차마 포장될 수 없다.

우리 모두의 친구 혹은 가족이 그날 밤 그곳에 있을 수 있었다. 이태원 사고 소식을 듣고 주변 지인을 걱정하지 않은 이가 없을 듯하다. 이럴 때일수록 우리는 서로의 소중함을 느껴야 할 때이지, 근거 없이 서로 비난하고 사고를 정치적으로 이용해서는 안 된다. ▲분향소 방문 ▲애도 게시물 공유 ▲정확한 진상규명 요구 등 희생자를 기리는 방식은 각자 다를 수 있으나, 애도의 바탕에는 무엇보다도 진심으로 희생자를 위로하는 마음이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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