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줄지 않는 자살, 살 수 있는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해

한국의 자살률은 2019년 기준 인구 10만 명당 24.6명으로 OECD 국가 중 1위라는 불명예를 안고 있다. 2003년부터 2019년까지 리투아니아에 밀려 2위를 기록했던 두 해를 제외하고는 무려 14년간 지속되는 불명예다. 실제로 2019년 한국인 1만 3천여명이 자살을 선택했으며 이는 1시간마다 1.5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음을 의미한다.

정부는 ▲2004년 제1차 자살 예방 5개년 종합대책 ▲2011년 자살 예방 기본법 제정 ▲2016년 자살 예방 기본대책을 발표하는 등 다양한 해결책을 모색하는 듯 보인다. 그러나 자살률은 꾸준히 증가해 십 년이 넘는 시간 동안 선진국 중 상위권을 맴돌고 있다. 2019년 보건복지부 자살 예방 예산은 218억 원에 불과했다. 2017년 일본이 7,508억 원을 들여 자살 예방 사업을 집중 시행한 결과 최근 자살률을 약 30% 감소시킨 바와는 대비되는 모습이다. 자살 예방 정책을 단순히 금액으로 따질 수는 없겠으나 정부 정책이 자살률 감소에 효과를 보이고 있는지는 분명 자성할 만하다.

자살이라는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선 십 수년간 지속된 대한민국 사회의 구조적 문제도 짚고 넘어가야 한다. 2020년 자살 원인을 살펴보면 경제 생활문제가 25.4%, 정신과적 문제가 38.4%에 달한다. 소득격차가 심해지고 학업·취업난 등 각종 스트레스가 넘치는 치열한 우리 사회가 자살 원인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더 이상 자살은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공동의 문제임이 자명하다.

자살을 줄이기 위해서는 정부의 노력과 우리 주변을 되돌아보는 모두의 노력이 절실한 시점이다. 파편화돼가는 사회 속 개인주의가 만연해지고 공동체가 붕괴하는 현실을 개선함으로써 자살률 감소를 이끌어야 한다. 가족과 이웃에게 관심을 가지고 행복 추구를 지향하는 사회를 만들어 가야 한다. 더 행복하고 편안한 세상을 만들 수 있도록 깊고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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