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차별을 넘어 평화로

지난달 25일, 미국에서 백인 경찰의 체포 과정에서 비무장 상태였던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가 사망한 사건을 계기로 시위가 촉발됐다. 시위대는 ‘black lives matter’와, 조지 플로이드가 체포 당시 외친 ‘I can’t breathe‘ 등의 문구를 구호로 시위를 진행했다. 시위는 점차 확산되며 sns까지 퍼졌고, 각종 sns에서도 ’#blacklivesmatter‘를 통해 분노를 표하는 사람들이 늘어났다. 보이지 않는 것에 대한 혐오는 보이는 것에 대한 폭력으로 드러난다. 조지 플로이드 사건은 드문 사례가 아니었다. 1992년 미국 로스엔젤레스에서 발생한 로드니 킹 구타 사건과 2014년 에릭 가너 피살 사건과 같이 공권력에 의한 인종 차별은 지속적으로 발생했다.

이번 조지 플로이드 사건이 비극적인 이유는 사건 발생 이후에도 적절한 대처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에 있다. 로드니 킹 사건 당시 대통령이었던 조지 부시는 사건 발생 이틀 뒤 진행된 연설에서 로드니 킹에게 자행된 폭력을 비판하며 철저한 조사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에릭 가너 당시 오바마 대통령도 경찰, 법집행 당국자들과 만나 공권력 신뢰 회복 방안에 대한 의견을 교환하며 해결방안을 논의했다. 그러나 앞선 노력들에도 불구하고 유사한 사건이 또 발생한 것이다. 심지어 트럼프 대통령이 시위대를 폭도로 매도하며 인종 차별에 대한 항의에 귀 기울이기보다 대선만을 준비하는 듯한 태도를 보이며 더 큰 아쉬움을 남긴다.

유색 인종에 대한 차별을 반대하는 지금의 목소리는 미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서 들려오고 있다. 이는 오늘날에도 유색 인종에 대한 혐오와 불신이 폭력의 형태로 여전히 우리 주변에 잔재하고 있음을 대변하는 사람들의 목소리이다. 이번 사건으로 촉발된 분노는 인종 차별을 뿌리 뽑겠다는 변화가 약속되지 않는 한 잠재울 수 없다. 미국 트럼프 대통령을 포함한 각계 지도층의 현명하고 확고한 선택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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