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코로나 19, 지구의 휴식 시간

불과 몇십 년 전만 해도 ‘누가 물을 사 먹어’라는 말이 나올 만큼 물을 사 마시는 일은 흔하지 않은 일이었다. 하지만 오늘날의 우리는 어느 마트를 가도 생수를 찾아볼 수 있게 됐다. 또한 대부분 가정집에서는 정수기를 이용해 물을 마시고 있다. ‘이러다가 미래에는 공기도 사 마시겠다’라는 말이 나오는 요즘, 어쩌면 정말 몇십 년 후의 미래의 우리는 깨끗한 공기를 마시기 위해 돈을 지불해야 할 수도 있다.

WHO의 코로나 19 팬더믹 선언 이후 세계는 지금 정지된 상태이다. 지속되는 사회적 거리두기로 도로에 차들을 볼 수 없고, 공장들도 모두 멈췄다. 세계 각국의 유명관광지에는 침묵만이 존재한다. 하지만 지구가 멈춘 지금 선명하게 보이는 것들이 존재한다. 코로나 19로 큰 타격을 받은 이탈리아 베네치아의 강물은 바닥이 보일 만큼 투명해졌다. 미세먼지와 대기오염으로 심각한 환경오염을 겪던 인도와 중국의 하늘 또한 이전과 다르게 맑아졌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지구탄소프로젝트(GCC)에서 세계 2차 대전 이후 처음으로 전 세계 탄소 배출량이 작년에 비해 5% 이상 줄어들 전망이라고 발표했다.

사람들이 사라진 곳에는 동물들이 자리 잡기 시작했다. 칠레 산티에고에서는 사람이 드문 주택가에서 퓨마가 거리를 돌아다니다 포획되기도 했다. 또한 인도 동북에 있는 루시쿨야 해변이 코로나 19로 출입이 통제되자 올리브 바다거북 80여만 마리가 알을 낳기 위해 돌아왔다. 인간들의 환경오염으로 인해 자신의 서식지를 떠났던 야생동물들이 돌아오는 사례를 통해 세계 각국의 환경단체들은 환경오염이 개선되고 있다는 현상이라고 언급했다.

어쩌면 코로나19는 지구가 마지막으로 사람들에게 주는 경고일지도 모른다. 대기과학자 조천호 박사는 JTBC 프로그램 ‘차이나는 클라스’에서 “우리 세대는 기후위기를 인식하는 첫 번째 세대이자, 위험을 막을 수 있는 마지막 세대이다”라고 말했다.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이 존재한다. 이번 코로나 19사태로 우리가 앞으로도 살아갈 지구에 대해 돌아보고 환경오염에 대해 경각심을 가지는 계기로 남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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