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확진자를 위한 강의는 없다

2022년 1학기 본교는 비대면 강의 지속에 따른 학습 결손과 구성원 간 정서적, 사회적 교류 위축을 막고자 100명 이하 강의에 대한 원칙적 대면 시행을 결정했다. 이를 위해 본교는 ’COVID19 수업 운영 대응 시나리오‘를 배포해 대면 상황에서 발생할 수 있는 코로나 관련한 학사 운영 지침을 제시했다. 하지만 전국 일일 확진자가 당초 예상과 달리 60만을 넘어서는 등 위급한 상황이 이어짐에도 불구하고 학교 방역 대책은 유연하지 못한 지침에만 천착하는 모양새다.

본교 코로나19 대응 사이트에 의하면 3월 한 달간 본교 확진자는 누적 770명이었다. 이는 코로나 발생부터 2022학년도 개강 전까지 확진자 총 누계가 673명인 바에 비해 굉장히 가파른 추세다. 하지만 본교는 대면 강의 전환을 교수자 재량에 따라 3월 15일까지 유예한 점을 제외하고는 별다른 조처를 하지 않았다. 확진자 대부분이 교실 같은 밀폐된 공간에 다수가 몰려있을 때 발생함을 감안하면 이런 조치는 위드코로나 기조를 고려해도 턱없이 부족하다.

갑작스러운 대면 강의 개설도 수강에 문제를 야기했다. 코로나 확진자는 해당 사정을 담당 교수에게 알리면 수업 출석 자체는 인정된다. 하지만 해당 강의 내용에 대한 결손을 보충할 수 없는 점은 큰 문제다. 지침상으로는 확진 학생을 위해 별도의 비대면 강의를 제공해야 하나 예상과 달리 거의 모든 강의에 확진자가 발생한 지금 대면·비대면 병행을 위한 충분한 기술적, 공간적 지원이 미비해 제대로 된 청강이 불가한 경우가 허다하다.

무준비, 무대응, 무대책의 3무(無)를 달성해 불통을 뽐내고 있는 본교는 정작 중요한 학생 수업권 보장은 외면한 채 경직된 지침 준수만을 요구하고 있다. 본교는 수업 진행 방식에 대한 합리적이고 실질적인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확진된 학생들이 차별 없이 수업을 수강할 방안을 마련하고 이를 현장에서 실행에 옮기는 데 부족함이 없도록 학생과 교수자 모두에게 충분한 지원을 제공해야 한다.

.

error: Content is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