쉼없이 달려온 150호, 커버를 돌아보며

The HOANS의 150번째 월호를 맞이해 2019년 15주년 특별기사 이후의 커버 기사를 하나씩 되돌아보는 시간을 준비했다. 각 월호를 대표하는 커버 기사에 참여한 기자진의 이야기를 들으며 자체적으로 피드백하고 앞으로 본지가 나아갈 방향을 고민하는 시간을 가졌다.

 

본지 커버 기사는 각 월호를 대표하는 기사로 기획 단계에서 시의성과 영향력이 가장 높은 주제를 선정해 작성한다. 본 기사에서는 커버의 소재에 따라 학내 사건을 다룬 보도성 기사와 학외 이슈를 다룬 취재성 기사로 나눠 살펴봤다. 취재성 기사는 내용의 연관성에 따라 ▲국내 ▲국외 ▲코로나19로 재분류했다. 2019년 6월호부터 2021년 3월호까지의 커버기사를 간단히 소개한 후 참여 기자진의 이야기를 통해 기사 작성 과정을 돌아봤다.

 

보도: 본교를 둘러싼 말말말

 

그간 본교에서는 회계 비리 의혹부터 해임된 교수의 복직까지 크고 작은 사건 사고가 줄줄이 이어졌다. 이중 아래 세 기사는 좀 더 무게감 있게 다뤄야 하는 사안으로 판단해 커버로 발탁됐다. 기사마다 기자단이 발로 뛰어 마련한 취재자료를 포함하고 있어 풍부한 자료와 함께 깊이 있게 사안을 다룰 수 있었다. 특히 월마다 발행하는 신문의 특성상 보도의 신속성이 다소 낮아져도 이를 상쇄할 만큼 사안의 이면을 분석하려는 기자진의 노력이 돋보이는 기사들이다.

2019년 6월호 커버 <응원단게이트: 쌓여온 폐단, 격화된 여론>은 그해 열린 축제 ‘제42회 IPSELENTI 지.야의 함성’이 받은 강도 높은 의혹과 비판점에 대해 다뤘다. 당시 본교 응원단은 미숙한 행사 진행과 회계비리 의혹으로 학생사회에 상당한 논란을 일으켰다. 의혹 해소를 위한 공청회도 진행됐으나 사실을 소명하기보다 학생들의 불만에 불을 붙이는 결과를 낳았다. 위 기사의 데스크였던 14기 윤라경 기자는 “2차 자료 없이 직접 취재한 내용을 바탕으로 작성한 기사였고 첫 기사 발표 이후 여러 기성 언론사가 인용했다”며 “그 과정에서 밤새 회의를 하고 많은 문의 전화를 받았던 기억이 난다”고 회상했다. 특히 기사는 객관적이어야 한다는 신념에 따라 당시 응원단에 대한 여론이 비판적이었음에도 해당 논란이 발생한 근본적인 원인을 지적해 피상적인 비판을 피했다고 밝혔다. 다만 공청회가 6월 초에 이뤄지고 후속 보도가 기말고사 기간과 겹쳐 추후 행사의 개선 방향을 논의하지 못한 점에 대해 아쉬움을 전했다.

2019년 12월호 커버 <가라앉는 교내 고시동과 고시실>은 국가고시를 준비하는 고시생에게 본교의 지원이 턱없이 부족한 실정을 중심으로 고시동의 운영상 문제점을 비판적으로 다뤘다. 지원이 양호하게 이뤄지는 로스쿨이나 CPA에 비해 고시동과 고시실의 상황은 현저히 열악한 점을 지적했다. 해당 기사는 특히 학내 커뮤니티 고파스에서 많은 학생의 공감을 얻으며 상당한 추천수를 기록하는 성과를 거뒀다. 데스크였던 16기 황제동 기자는 “고시동에 직접 찾아가 사진도 찍고 실장님께 서면 인터뷰를 구하는 등 꽤 오래 준비한 기사”였다며 “커버로도 선정되고 고파스에서 인정을 받아 뿌듯했다”고 소감을 전했다.

2020년 9월호 커버 <시름하는 안암상권>은 지난해 코로나19가 안암 상권에 입힌 피해의 심각성을 객관적 통계자료와 다양한 인터뷰를 이용해 생생히 보여준 기사다. 직접 인포그래픽을 제작하고 코로나19라는 상황 속에서도 여러 가게를 방문해 현장의 목소리를 잘 담아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위 기사의 데스크였던 16기 조수현 기자는 해당 기사가 안암 상권이 입은 피해를 실제적으로 증명해냈다고 자평했다. 반면 “안암 식당을 전수조사하려 했으나 취재 도중 더 정확한 양질의 정보를 알 수 있는 시스템을 찾아 패기 넘치던 도전은 무산되고 말았다”며 데이터를 자체적으로 산출하지 못한 것에 대한 아쉬움을 드러냈다.

 

다사다난했던 한국의 1년

 

매일 떠오르는 국내 정치·경제·사회적 이슈들은 커버 기사뿐 아니라 월호 주제의 대다수를 차지한다. 아래 네 기사는 중대한 정치적 사건을 풀어내거나 정책, 사회 현안을 집중적으로 다뤄 커버에 걸맞은 의미를 전달하고자 했다. 정치적 사안의 경우 사안의 역사적 맥락까지 돌아봄으로써 편향되지 않은 정보를 전달하고 독자의 자체적인 판단을 요구한 점이 특징적이다.

2019년 10월호 커버 <조국대전(大戰), 끊이지 않는 논란>과 11월호 커버 <조국, 그리고 분열>은 일명 ‘조국 사태’를 두 개 월호에 걸쳐 다뤘다. 10월호는 자녀 입시 비리·사모펀드 의혹 등 조국 전 법무부 장관 관련 논란 대부분을 정리했다. 이은 11월호는 각종 의혹으로 심화된 국론분열과 조국 사퇴까지의 과정을 서술한 후 현 상황을 꼬집는 비판적 논조로 마무리했다. 해당 기사에 참여한 16기 장윤서 기자는 “당시 다른 어떤 이슈보다도 큰 화제였고 의혹이 계속 터져 나오는 상황이었기에 독자들이 사건의 핵심 쟁점을 파악하는 데 도움을 주는 것을 기사의 목적으로 삼았다”고 말했다. 명료하고 상세한 설명을 담고 직관적인 중간제목으로 내용을 분류해 상기 목적은 달성한 한편 시각 자료를 적극적으로 활용하지 못한 점에 아쉬움을 표했다.

2020년 5월호 커버 <새로운 4년, 달라진 4년이 될 것인가>는 이전 월호의 기획 기사 <20대 국회를 돌아보다>의 연장선이다. 4월호에서 20대 국회의 경제·외교 정책을 소상히 되짚었다면 이은 5월호는 21대 총선을 전반적으로 다뤘다. 두 기사에 모두 참여한 16기 김윤진 기자는 4월호 기사서 탄핵 이후 정당 간 이합집산을 정리할 때와 5월호 기사서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설명할 때 중요한 사안은 놓치지 않으면서 글이 늘어지지 않도록 요약하는 데 힘을 썼다고 전했다. 또한 다양한 이미지나 인포그래픽을 활용하지 못한 점과 카드뉴스로 제작되지 않아 보다 생동감 있게 정보를 전달하지 못한 것에 대한 아쉬움을 토로했다. 그러나 기획 기사의 장점을 활용해 4년의 시간을 압축적으로, 또 의제별로 흐름을 살려 정리한 것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2020년 10월호 커버 <농무 낀 청년취업>은 코로나19로 인해 심각해진 기업들의 경영난과 이와 긴밀히 연결된 청년 취업난을 다룬 기사다. 실제 취업을 준비하는 청년들과 인터뷰를 진행해 취업 난항의 현실을 보여주고 정부와 본교 차원의 여러 대책을 소개했다. 위 기사에 참여한 17기 김동현 기자는 “인터뷰이를 구하지 못했다면 현장의 목소리를 담지 못하는 반쪽짜리 기사로 남았을 수 있다”며 인터뷰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한편 섭외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었으나 발품 팔아 인터뷰이를 구한 결과 코로나19 전후 상황을 겪은 직장인과 취준생 이야기를 두루 담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취업 준비생 지인으로부터 해당 기사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받은 것에서 뿌듯함을 느꼈다고 전했다.

2020년 11월호 커버 <‘기후악당’ 한국, 무엇이 문제인가>는 문재인 정권이 시도한 탈원전·탈석탄 등 친환경 정책의 발단부터 문제점을 지적한 후 환경선진국들의 선행 정책을 알아봤다. 여러 의제 가운데 친환경 정책을 선정해 4년의 흐름을 정리했다는 점에서 기성 보도와 차별화를 꾀했다. 심각한 주제와 달리 ‘탈탈 털리는 탈정책’, ‘탈 많은 탈노선’ 등 언어유희를 이용한 재치 있는 중간제목들이 눈에 띄는 기사이기도 하다. 위 기사에 참여한 17기 이채윤 기자는 기사 작성 과정에서 정부가 환경 정책의 본질과 실효성을 고려하는지 의문을 던지는 것에 중점을 뒀다고 말했다. 주제 특성상 친숙하지 않은 전문용어와 단위로 인해 독자 입장에서 읽기 편한 기사가 아니었을 수 있다는 점을 비판적으로 평했다.

 

세계의 사건사고

 

한국을 포함한 전 세계적 차원에서도 외교적 판도를 뒤집는 변화들이 다수 발생했다. 대부분 국내 이슈가 커버 기사를 차지하지만 한국에 유의미한 영향력을 미치는 국제·외교 이슈일 경우 그달 월호를 대표하기도 한다. 아래 두 기사 모두 사건이 마무리되는 시점에서 사안의 흐름을 정리하는 형식으로 서술하며 독자에게 정보를 압축적으로 전달하는 것에 목적을 뒀다.

2019년 9월호 커버 <한일 경제전쟁 : 정치·경제적 진행 상황 및 영향>은 일본의 반도체 핵심 소재 수출 제한과 화이트리스트 제외로 촉발된 한일 간 경제 전쟁의 전개 과정을 풀어냈다. 한일 경제전쟁의 과정을 일본의 공격, 한국 정부의 방어, 관련 기업 차원의 반격이라는 3가지의 경과로 구분해 알기 쉽게 설명했다. 위 기사의 데스크였던 15기 박지우 기자는 정보량이 많아 분량 조절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었던 기사였다고 말했다. “분량을 조금이라도 더 줄이기 위해 화이트리스트를 백색국가와 같이 짧은 표현으로 조정했던 기억이 난다”고 회고했다.

2020년 12월호 커버 <파란만장 미 대선, 세계가 주목하는 새 출발>은 지난해 조 바이든 당시 민주당 후보가 제46대 대통령으로 당선되며 마침표를 찍은 미국 대선을 돌아봤다. 10월호 특집 기사 <백중세 미국 대선, 어떤 ‘美’래 열릴까>를 통해 후보자들의 공약을 한 차례 정리한 만큼 공약 비교를 제한 대선 과정 중 이슈와 논란을 알아봤고,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과 극명하게 대비되는 바이든의 미국을 전망했다. 해당 기사에 참여한 17기 최승원 기자는 “10월호가 후보들의 정책 성향과 선거 전야의 분위기를 담는 데 집중했다면 12월호는 선거 결과 요약과 바이든 정부의 기조에 초점을 맞췄다”고 설명했다. 또한 독자들이 해당 이슈에 접근하기 쉽도록 기사를 쓰며 흐름이 한눈에 보이게끔 정보를 일목요연하게 정리하는 데에 의미를 뒀다고 덧붙였다. 다만 기사가 사안 정리에 가까워진 점에 아쉬움을 드러내며 이는 다양한 주제를 시도하며 극복해야 할 부분이라고 전했다.

 

코로나19가 바꾼 나날들

 

지난해 초부터 시작된 코로나19는 현재까지 모든 분야에 선악의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본지 또한 득과 실이 있었다. 이전보다 직접적인 취재의 기회가 줄어든 것은 단점이었으나 코로나19로 인해 하루를 주기로 발생한 수많은 사건은 매달 기삿거리를 마련하는 데 기여했다. 막대한 변화를 가져온 만큼 해당 주제는 착한 캠페인부터 백신 개발까지 다양한 소재의 기사로 탄생했다.

2020년 4월호 커버 <전염: 뚫려버린 방역 체계>는 넉 달째로 접어든 코로나19의 전 세계적 발병 과정을 되짚었다. 정부의 코로나19 대응을 월별로 정리한 데 더해 사스·메르스 등 과거 세계를 덮쳤던 전염성 질환에서의 대처를 되돌아보며 보건 국가로서 한국이 나아가야 할 모습을 그렸다. 위 기사의 데스크였던 16기 권민규 기자는 “2월 새터호 기사회의 때부터 관련 내용을 다루기로 결정했지만 발행이 취소되고 강의가 온라인으로 전환되는 등 악재가 겹쳐 4월호에서야 다룰 수 있었다”며 기사의 시의성 측면에서 아쉬움을 드러냈다. 그러나 기사가 이월되며 내용이 점차 보강됐고 본인을 포함해 함께 기사를 작성한 기자들의 필력이 상승해 양질의 기사를 완성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또한 기존에 유행했던 바이러스와의 비교를 통해 여러 측면에서 코로나19를 분석하는 작성했다는 점에서 만족감을 드러냈다.

2020년 6월호 커버 <착한 캠페인, 코로나에 맞서다>는 코로나19 유행에 따른 경제 불황을 이겨내기 위해 한국에 부는 착한 운동 캠페인에 대해 정리했다. 본교 인근 상권인 안암동에서 착한 선결제 캠페인을 진행 중인 프로젝트팀 ‘Ensemble’과 인터뷰를 진행하며 우리 주변에서 일어나는 착한 캠페인의 사례도 짚어봤다. 위 기사에 참여한 16기 김윤진 기자는 해당 기사의 주제 의식이 신선했으며 흐름이 잘 정리된 기사였다고 자평했다. 기사를 쓰며 중점을 둔 부분에 대해서는 “선결제 운동 등이 실제로 진행된 사례를 선별하고 정리하는 데 힘을 썼다”며 “어떤 사례가 운동의 취지를 잘 드러낼지 고민했다”고 답했다. 다만 Ensemble을 제외한 성북 지역의 사례가 적었으며 기사 작성 시점에서 활용한 통계 자료의 시의성이 떨어졌던 점에 대해서는 아쉬움을 보였다.

2021년 3월호의 커버 <코로나 백신: 어둠 속 한 줄기 빛 될까>는 백신 접종의 첫걸음을 내디딘 국내 상황과 백신 접종이 화두로 떠오른 세계의 모습에 대해 알아봤다. 그 과정에서 파생된 여러 잡음과 논란, 가짜뉴스 유포를 다루며 백신 접종의 현주소를 돌아봤다. 위 기사의 데스크였던 17기 김준범 기자는 “백신 접종 관련 정보가 매우 방대해서 이를 분류하는 과정이 매우 어려웠는데, 가장 중요한 정보를 택해 기사로 잘 옮긴 것 같다”며 뿌듯함을 드러냈다. 그러나 한국이 아닌 전 세계 각지의 백신 접종 현황에 대한 설명이 부족한 것과 정보의 나열이 많아 기사의 흐름이 복잡해진 점은 아쉽다고 전했다.

 

앞으로의 The HOANS는

 

13개의 커버 기사를 분야별로 되짚어보며 기자단의 고충과 성과에 대해 들어봤다면 이를 바탕으로 본지가 나아갈 방향을 탐색할 차례다. 참여 기자진은 공통적으로 필요한 정보를 적정량 추출하는 것과 복잡한 내용을 독자에게 알기 쉽게 전달하는 것에 어려움을 겪었다. 또한 대부분의 기사 작성 과정에서 인포그래픽 활용 빈도가 낮은 것과 자체적인 데이터를 산출하지 못한 것에 대한 아쉬움을 토로했다. 이를 위해선 2차 자료를 참조하되 발로 뛰는 취재량을 늘려 1차 자료를 제작하고 기사에 현장감을 더하는 것이 필요해 보인다.

한편 커버기사 중 보도성 기사의 비율이 취재성 기사의 비율보다 현저히 낮았으며 취재성 기사 내에서는 국내 정치와 코로나19 주제가 압도적이었다. 커버 기사의 주제를 다양하게 확보하는 것이 요구된다. 학내 독자가 중심인 만큼 보도성 커버의 비율을 늘리는 것과 함께 취재성 주제 간 균형을 맞추는 것이 필요하다. 주로 정치적 사안에 집중한 경향이 드러난 만큼 사회의 다양한 방면을 돌아보는 기사를 작성하도록 고민해야 한다. 아울러 ‘착한 캠페인’이나 ‘뚫려버린 방역 체계’ 기사처럼 기존 이슈를 그대로 주제로 활용하는 것 이상으로 다양한 소재를 융합해 본지만의 신선한 기사를 작성하게끔 노력해야 한다. 150호 간의 발전을 디딤돌 삼아 학내 자치언론으로서 한 발짝 더 나아가는 The HOANS의 미래를 기대한다.

 

최혜지·김동현·김준범 기자
chj0418@korea.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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