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강의 시행에 불안한 성적처리

지난달 17일부터 블랙보드에 ‘영상출석현황’ 항목이 생겨 그간 출석을 확인하지 못했던 녹화 강의의 출석을 공식적으로 확인할 수 있게 됐다. 그러나 안내사항을 준수했음에도 출석 점수가 제대로 반영되지 않은 경우가 속출하며 혼선이 빚어졌다. 또한 중간고사 온라인 시행이 권고되고 5/11일부터는 온·오프라인 강의 병행이 가능해짐에 따라 성적 처리에 더욱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The HOANS에서 온라인 강의 체제 아래 성적 처리와 관련한 문제점을 짚어봤다.

온라인 강의 시행으로 가장 화두에 오른 항목은 출석 점수다. 이러닝지원팀에 따르면 영상 녹화 강의 출석은 ‘정해진 기간 안에 정해진 시간 이상으로’ 강의를 들을 때 인정된다. 출석인정시작일 이전부터 수강하거나 배속 기능을 이용해서도 안 된다. 그러나 정상적으로 강의를 수강했음에도 시청 기록이 온전히 기록되지 않아 ‘F’를 받았다며 억울함을 호소하는 학생들이 다수 존재했다. 안미르(정외19) 씨는 “녹화 강의를 들을 때 시간에 맞춰 수업을 다 들었음에도 출석오류가 발생하거나 강의 재생 도중 연결이 불안정해 추후 수업이 실시간 강의로 전환됐다”는 경험을 전했다. 심지어는 강의를 시청하지 않았는데 ‘P’가 떴다며 학내 커뮤니티에 의문을 제기하는 글도 있었다.

또한 현재 본교의 녹화 강의 출석 현황은 기계적인 시스템에 따라 P/F로만 학생들에게 가시화되고 있다. 교수자가 직접 접속 기록을 확인하거나 질문 제출 등 다른 방식으로 출석을 확인하는 경우엔 학생들이 출석 여부를 알 수 없는 실정이다. 이에 관해 이러닝지원팀은 “아직 시스템이 미완성이고 지금도 진행 중”이라고 답했다. 연세대처럼 강의를 본 직후 ▲출석 ▲결석 ▲지각 ▲조퇴 항목으로 나눠 출석 확인이 가능하고, 출석 대체 과제가 있는 경우 교수자가 확인 후 직접 출석을 입력하는 시스템을 운영하는 방안이 필요해 보인다. 한편 출석과 관련한 불만 사항이 계속 접수되자 본교에서는 온라인 강의 필수시행 기간에는 성적에 출석을 반영하지 않거나, 최소한으로 할 것을 권고했다.

중간고사에 대해선 본교는 과제물 대체 또는 무시험을 권고한 상황이다. 온라인으로 시험을 치를 경우엔 ‘공정성이 확보된다’는 전제하에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사실상 공정성에 대한 문제를 해결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출석 시험의 경우 교수자의 감독이 이뤄져 전자기기 사용이 제지되고 시험지 외에 기타 자료를 보는 것도 대부분 방지한다. 하지만 온라인으로는 검색뿐만 아니라 다른 수강생들과도 답을 공유하며 시험을 치를 수 있다. 실제로 학내 커뮤니티에서 ▲경제원론 ▲회계학원리 등의 과목에서 실시간으로 퀴즈 답을 비교해볼 인원을 모집하는 게시글을 찾을 수 있다. 수강생들 간 답 공유를 막기 위해 문제 배치를 제각각으로 설정하고 시간을 부족하게 하는 등으로 퀴즈를 진행한 수업도 존재했다.

갖가지 노력에도 온라인 시험의 공정성 논란은 끊이질 않는다. 학생증을 확인해 대리시험을 방지하는 출석 시험과 달리 온라인 시험은 어디에서든 응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시험 플랫폼 자체가 불안정해 몇몇 인원이 불이익을 겪을 가능성도 있다. 실제로 ‘일반물리학 및 연습’ 퀴즈에서 ▲문제가 화면에 표시되지 않는 현상 ▲다음 문제로 넘어가지 않는 현상 ▲최종 제출이 정상적으로 되지 않는 현상 등이 보고돼 1차 퀴즈를 평가에서 제외한 바 있다. 따라서 과제물 대체나 오픈북 시험만이 온라인에서 공정성을 담보하는 최선이라는 주장이 제기된다.

온라인 강의 시행 기간이 길어짐에 따라 본교는 지난달 13일, 23일에 걸쳐 온라인 강의의 성적 평가에 관해 안내했다. 그러나 학교 측의 ‘권고’에만 그쳐 실제로는 성적 평가가 교수자의 재량에 맡겨진다는 비판이 일기도 했다. 학교는 공통 성적 가이드라인을 일부 마련하고 최대한 공정한 시험이 가능하게 다양한 플랫폼을 운용해야 할 것이다. 교수자 또한 학교 지침을 준수하며 학생과의 쌍방향적 소통을 통해 양질의 강의를 제공하고자 노력해야 한다. 코로나19로 인한 초유의 사태에 학생, 학교, 교수자 간의 상호 협력과 유연한 조처가 필요한 시점이다.

 

 

조수현·박효정 기자
shcho712@korea.ac.kr

.

error: Content is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