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치공간 폐쇄, 머무를 곳 없는 정대 학생들

코로나19 교내 확산 예방을 위해 본교는 과 학생회실(이하 과방)이나 단과대 내의 동아리실(이하 동방) 등과 같은 자치공간의 사용을 막고 있다. 정경대학의 경우 정경관 내 자치공간을 전면 폐쇄해 학생들은 지나친 제한이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그나마 개방된 2층 라운지는 공간이 협소해 과 및 동아리 활동에는 적절치 못하다는 의견이 주를 이룬다. 국제관이나 생명과학관 등은 개방된 라운지가 비교적 넓거나 자치공간 일부도 개방하고 있어 정경관보다는 학생 활동을 위한 공간이 허용된 상황이다. 정대 학생의 불만을 불러온 정경관 내 자치공간 폐쇄에 대해 The HOANS에서 알아봤다.

지난 3월부터 정대 학생회실을 제외한 정경관 내 자치공간은 전면적으로 폐쇄됐다. 과잠 배부 등을 위해 행정실에 허락을 구하고 예외적으로 개방한 경우를 제외하면 이용 금지가 원칙이었다. 각 과방과 동방을 이용할 수 없게 되자 정대 학생들은 학생회 사업과 동아리 활동에 어려움을 겪었다. 경제학과 비상대책위원장 송 모(경제 20) 씨는 “학생회 사업을 위해 집행부원이 모이거나 사업 관련 물품을 보관할 공간이 필요한데 그럴만한 곳이 없다”며 과실 폐쇄로 불편을 겪고 있음을 전했다. 정경대 밴드 동아리 인투더쏭의 패장단은 “개인 연습을 위해서도 외부 합주실을 빌려야 하므로 동아리 차원의 지원에 한계가 있다”며 사비를 들여 연습하는 난처한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몇몇 단과대학은 정경대와 상황이 다르다. 생명과학대학의 경우 사회적 거리두기가 2단계 이하일 경우 과방 및 동방을 상시 개방한다. 명부 작성 및 손 소독제 배치 등과 같은 방역 관리를 해당 학과와 동아리 자체적으로 실시하게 하며 과방과 동방 개방에 제한을 두지 않고 있다. 특히 식품자원경제학과는 과방에 출입하는 날마다 본교 포털에서 출입신청을 하고, 학생회장이 이를 바로 확인한 후 수락하는 절차를 통해 자치공간을 사용하도록 하고 있다. 출입신청 후에도 실제 출입 시간과 퇴실 시간을 기록하게 해 방역에 주의를 기울이는 모습을 보였다.

현재 정경관에서 개방된 2층 라운지는 약 36명을 수용할 수 있는 규모다. 4인이 착석 가능한 테이블이지만 거리두기를 이유로 각 테이블에 2명만 앉을 수 있게 조치된 상황이다. 이에 정대 재학생 A 씨는 “팀 프로젝트를 위해 공간이 필요했으나 과방도 닫혀 있고 라운지에도 자리가 가득 차 경영대학 건물의 라운지까지 들를 수밖에 없었다”며 불만을 표했다. 경영대학의 경우 총 7개의 라운지를 개방하고 있으며 수용인원은 약 240명에 달한다. 건물 자체의 규모를 감안하더라도 경영대학에 비해 정경관 내 개방 공간이 협소한 편임은 사실이다.

정대 행정실 차원에서 학생 공간을 마련하려는 노력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지난달 행정실과 정대 학생회장단의 면담에선 과방 리모델링이나 과잠 배부 등 학생회 사업으로 공간이 필요할 시 행정실에 요청하면 과방을 개방하는 쪽으로 합의가 이뤄졌다. 또한 팀 프로젝트 등 회의 공간이 필요할 경우 빈 강의실을 개방하기로 하며 학생들의 요구를 수영하는 자세를 보였다. 하지만 강의실 개방은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대 재학생 B 씨는 “강의실은 평일 오전 9시부터 17시 30분까지만 이용할 수 있어서 학생들의 수업시간과 겹치는 경우가 많다”며 실질적인 대안이 될 수 없음을 꼬집었다. 인투더쏭 패장단 역시 강의실 개방은 대형 장비가 요구되는 자치단체는 고려되지 않은 대안이라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코로나19의 교내 확산을 예방하기 위해 학생들의 공간 이용이 제한되는 것은 불가피하다. 자치공간을 개방할 시 방역수칙 위반 사례가 발생할 수 있어 행정실 측에서 감수해야 하는 위험도 크다. 그러나 타 단과대학·학과의 사례는 학생회를 중심으로 행정실의 관리하에 방역지침에 맞게 공간을 이용하는 대안을 제시한다. 실질적인 논의를 거쳐 정경대에도 안전도 지키고 공간도 효율적으로 이용할 방안이 마련되기를 기대한다.

김동현·김하현 기자
justlemon22@korea.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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