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관련교양도 이제는 옛말

지난달 5일 본교 교양교육원은 전공관련교양 개편을 확정했다. 이에 따라 내년부터 전공관련교양 영역이 폐지되고 전공 중 ‘학문의 기초’ 영역이 신설될 예정이다. 한국대학평가원에서 발표한 2주기 대학기관평가인증 지침*과 3주기 대학기관평가인증 지침(예정)**을 준수하려 학내 개편을 단행한 것이다. 한편 기존 전공관련교양 교과목은 각 학과의 선택에 의거, ▲학문의 기초 ▲전공필수 ▲전공선택 ▲선택교양으로 편입되거나 아예 폐지된다. 전공관련교양 개편안과 이로 인해 우려되는 점을 The HOANS에서 알아봤다.

가장 큰 문제는 졸업요건이다. 현재는 전공관련교양을 일정 학점 이상 수강하도록 졸업요건에 명시한 학과가 대부분이다. 특히 타 학과에서 개설한 전공관련교양 이수를 인정해온 학과의 경우 ▲‘학문의 기초’ 이수 시 전공관련교양으로 인정 ▲전공관련교양 관련 요건을 완전히 삭제해 소급 적용 등 대대적인 수정이 필요해 보인다.

이중전공 진입 등 다양한 이유로 타 학과의 전공관련교양을 수강할 수 없어 아쉽다는 목소리도 제기된다. 그러나 교양교육원은 “전공관련교양에서 ‘학문의 기초’로 사실상 교과목명만 바뀌는 것이기 때문에 타과생이 전공 기초 과목을 수강할 수 없는 것은 아니다”라며 의문을 일축했다. 다만 원칙은 ‘학문의 기초’로 편성하는 것이 맞지만 학과별로 다른 수순을 밟을 수 있으므로 기존 강의와 비교해 수업방식 및 난이도가 상이해질 수 있음을 알렸다.

각 학과의 선택으로 해당 교과목이 폐지되는 경우, 재수강을 하려던 계획이 수포로 돌아간다는 점도 지적된다. 유사과목이 개설되지 않는 한 학생들은 기껏해야 취득학점포기 제도를 이용할 수 있게 된다. 교양교육원은 “학과별로 교과목 폐지를 선택하는 것은 전공관련교양 개편 때문이라기보다 해당 교과목을 폐지해야 하는 이유가 생긴 셈”이라고 해명했다. ‘영어읽기와토론I’ 등 교양교육원이 개설해온 전공관련교양의 향후 조치에 대해선 역시 교과목별로 다른 결정을 내릴 예정이며 “폐지되는 교과목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당장 내년부터 전공관련교양이 폐지되나 학생들의 의견을 반영하는 과정은 생략될 전망이다. 교양교육원은 “전체 학생 대상으로 의견을 수렴하기엔 시간이 다소 촉박했다”며 대신 총학생회 중앙비상대책위원회 측에 개편안을 안내한 적이 있다고 밝혔다. 덧붙여 “개편안으로 실제 영향을 받는 것은 각 단과대학/학과별로 범위와 내용이 다르기 때문에 추후 각 학생회에서의 의견 수렴 및 대응이 이뤄지길 바란다”고 전했다.

이번 개편은 졸업을 얼마 앞두지 않은 학생을 비롯해 많은 이에게 매우 큰 변수다. 그러나 아직 교양교육원과 학과 차원에서 명확한 공지가 없는 상황이다. 교육학과 19학번에 재학 중인 A 씨는 “전공관련교양 개편이 이뤄진다는 사실을 처음 들었다”며 “교양과목 수가 줄어들어 교육 환경에 악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닐지 걱정이 된다”는 의견을 드러냈다. 학제 개편은 학생들에게 민감한 사안인 만큼 개편안에 따라 각 학과가 기존 전공관련교양 과목을 어떻게 운용할지, 졸업요건을 어떻게 수정할지 등에 귀추가 주목된다.

 

*‘전공기초 과목을 교양과목으로 대체하는 것은 지양한다.’

 

**‘전공기초 과목이란 특정 학과/전공 소속 학생만 이수하도록 요구하는 교과목으로 교양과목으로 편성하는 것을 지양한다. 교양 교과목은 학부/단과대학 단위로 학생에게 이수를 요구하도록 해야 한다.’

 

조수현·이채윤 기자
shcho712@korea.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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