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대後門] 시험 기간만 생각하는 습관의 중요성?

“고등학교 때는 그렇게 어떻게 열심히 공부했지?”, “고등학교 때처럼만 공부하면 A+일텐데” 수험생에서 갓 벗어난 신입생은 물론, 이제 어느정도 대학에 적응한 상당수의 재학생이 시험 기간마다 떠올리는 생각이다. 이처럼 고려대학교의 많은 학생들은 각자의 인생에서 가장 치열한 시기 중 하나였던 수험생 시기와 현재의 자신을 비교하며 부끄러움을 느끼거나 스트레스를 받고 더 나아가 “다음 학기부터 예습, 복습 철저히 해서 시험 기간을 편하게 보내야지”라는 각성을 하곤 한다. 물론, 나를 비롯한 대부분의 학생이 위와 같은 다짐을 지키지 못하고 일상적인 하루, 일상적인 시험 기간, 일상적인 한 학기를 보낼 것이다.

사실, 대학생이 되고 새로운 사람과의 인간관계, 아르바이트, 인턴 등과 같은 활동을 통해 수험생 시절보다 확대된 사회에 발을 내디디며 그만큼 커진 책임감 또한 떠안는 동시에 대입이라는 확고한 목표를 잃은 우리 대학생을 수험생과 같은 선상에서 비교하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일 수 있다. 하지만 많은 대학생이 받는 스트레스는 달라진 상황에 대한 인식과 별개로 발생한다. 자신이 받을 성적에 대한 기대치는 유지한 채 각자를 둘러싼 상황은 변화하니 필연적으로 스트레스가 발생한다. 그렇기에 우리의 다짐과 자존감을 동시에 지키기 위해서 작은 발걸음 하나부터 나아가는 것이 중요하다. 바로 습관의 중요성을 깨우쳐야 한다.

‘습관의 중요성’, ‘세상을 바꾸기 전에 너 자신부터 바꿔라’. 심지어 한국성인교육학회 최향석 교수는 ‘성인학습은 일상적인 삶 속에서 성공적인 습관적 전략을 통해 이루어져야 한다’며 습관에 대한 강조를 아끼지 않는다. 모두 진부하지만 확실한 성취의 수단을 말해준다. 즉, 성취 목적에 있어서 습관을 들이고, 익숙해지면 자연스럽게 성취 결과는 따라온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매일 일어나자마자 기지개를 펴고 이불을 개는 것이 너무 자연스러워 많은 사고 과정을 거치지 않고 실행할 수 있는 것처럼 일정한 루틴을 꾸준히 반복한다면 독서를 하고 논리적 상상을 하고, 에세이를 쓸 수 있게 하는 것이 습관이다.

하지만 이러한 방법론은 앞에서 말한대로 진부하다. 우리 대학생이 이 방법을 몰라서 못한단 말인가. 나의 경험에 비추어 봤을 때, 많은 이들은 시작하기를 어려워한다. 설사 시작한다해도 습관으로 굳어지기까지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실제로 삶에 있어서 사소한 변화가 우리에게 습관으로서 수용되기까지 3주의 시간이 걸린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하지만 이는 역설적으로 우리에게 ‘3주만 버티면 된다’는 점을 시사해주기도 한다.

자신과의 약속을 지속적으로 지키지 못하는 나와 같은 대학생들에게 제안하고 싶다. 작은 것부터 시작해서 3주만 실행해보자. 전공 공부를 하지 않더라도 3주만 앉아서 독서를 해보자. 3주만 PC방, 노래방보다 열람실로 향해보자. 그 후에는 습관이 알아서 우리를 열람실로 향하게 할 것이라는 믿음을 가져보자.

3주의 작은 변화는 우리에게 습관을 선사해줄 뿐 아니라 마음가짐의 노력과 성과에 대한 마음가짐의 변화도 가져다줄 수 있다. 고려대학교에 입학하기까지 우리 수험생은 수직적인 상대평가 제도 안에서 4%에 들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이겨왔다. 그러한 과정을 거치며 우리 마음에는 ‘상대적으로‘ 남들보다 좋은 성적, 탁월한 결과를 내야 한다는 의식이 내재해 있을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대학 교육의 목표와 과정은 중등교육의 그것과는 다르다. 상대적으로 결과보다는 과정도 중시하며, 4%, 11%로 성적을 판별하기보다 절대평가적 평가 요소도 도입됐다. 이러한 대학 교육에서 ’습관‘으로 공부하며 ’과정‘에서 스스로 만족감을 느끼는 것, 습관이 가져다준 또 다른 행복 아닐까.

 

김동후 기자
ehdgnqq@korea.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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