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리장학금, ‘프로그램 제안형 장학금’에 맞게

지난 2016년 본교는 성적장학금을 폐지하고 장학제도를 ▲자유장학금 ▲정의장학금 ▲진리장학금으로 유형화했다. 자유장학금은 학생자치활동을 지원하는 장학금으로 대학봉사 장학금, 단대특별장학금 등이 이에 속한다. 정의장학금은 본교생이 경제적 여건에 구애받지 않고 학업을 이어 나갈 수 있도록 돕는 필요기반 장학금이다. 미래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개설된 진리장학금은 크게 ▲진리형(프로그램) ▲국제 ▲입학 부문으로 나뉜다. 이 중 진리장학금은 ‘장학금’하면 흔히 떠오르는 성적우수 장학금, 저소득층 장학금, 근로 장학금 등에 해당하지 않아 학생들에게 다소 생소하다. The HOANS에서 비교적 자율적인 운영안을 갖춘 진리장학금의 내부를 들여다봤다.

진리장학금은 프로그램 기반인 ‘진리형 장학금’과 그 외로 구성된다. 진리형 장학금의 경우 우선 학생지원부에서 진리형 장학금 프로그램 제안 공문을 발송하면 대학 및 학과, 본부기관 단위에서 제안서를 접수하는 식으로 운영된다. 프로그램이 접수되면 진리장학금 프로그램 심의위원회에서 제안서를 심사하고 대상 프로그램을 선정한다. 학생지원부는 각 프로그램 제안서에 제시된 프로그램 규모에 따라 예산을 배정한다. 예산은 프로그램 운영 부서에서 참가자 모집을 거쳐 프로그램 종료 후 포털에 등재된 학생 계좌를 통해 장학금의 형식으로 지급된다.

9월에 시작되는 진리형 장학금 프로그램으로는 Entrepreneurship Academy 프로그램, 학생 기부메신저 쿱씨 등이 있다. 학생지원부는 “한 해에 선정되는 프로그램이 약 50~60개 정도이며 1인당 약 200만원 이하로 장학금을 책정해 특정인의 과도한 수혜를 방지하려 노력한다”고 전했다. 금년 진리형 장학금 프로그램의 진행 실적은 내년 프로그램 제안시 심사 및 예산에 반영된다. 제안서대로 진행되지 않았거나, 결과보고서 내용이 미흡할 경우 내년 심사에서 선발 및 예산에 제한을 받을 수 있다. 다만 올해엔 코로나19의 여파로 각 주관부서는 진리형 장학금 프로그램을 2학기와 방학에 집중적으로 운영하고, 해외에서 진행하기로 한 프로그램은 국내로 전향해 운영할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진리형 장학금을 제외한 진리장학금에는 국제, 입학과 관련된 장학금이 있다. 이 경우 장학생 선발심사를 거쳐 대상자를 선발한다. 장학금액이 프로그램별로 상이한 진리형 장학금과 달리 국제, 입학의 경우 장학제도 가이드북을 참고하면 장학금액과 선발 시기를 알 수 있다. 외국인 성적우수장학금, 성적향상장학금을 비롯해 입학 시 신입생에게 지급되는 ▲안암장학금 ▲크림슨장학금 ▲과학인재장학금 역시 진리장학금에 속한다.

이처럼 국제, 입학에 해당하는 진리장학금은 프로그램에 참여해 수령하는 장학금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진리장학금이라는 테두리에 속해 있다. 일례로 외국인 면학장학금은 가계곤란자에 한해 선발하기 때문에 필요 기반으로 지급되는 정의장학금의 취지에 더 걸맞다. 또한 성적을 고려해 지급되는 여러 장학금이 ‘성적장학금 공식 폐지’ 이후 갈 곳 없이 진리장학금 영역에 포함된 것으로 보인다.
장학제도 가이드북에 따르면 진리장학금은 본래 프로그램 기반 장학금을 표방해 본교생의 연구 성취도를 증진하고 자기 설계를 지원한다는 취지를 갖고 있다. 그러나 내용을 살펴보면 프로그램과 관련이 없는 장학금도 진리장학금에 속해 있음이 분명히 드러난다. 또한 장학제도 가이드북에는 학생이 프로그램 제안서를 접수하는 주체로 적혀있으나 실제로는 그렇지 않은 것이 조사됐다. 이에 학생들은 기존의 프로그램을 수락하는 데 그치는 실정이다. 진리장학금이 본형의 목적에 부합하게 운영되고 있는지 꼼꼼한 검토가 필요한 시점이다.

 

조수현·이채윤 기자

shcho712@korea.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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