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교 캠퍼스 내 건물 다수에는 컴퓨터실 또는 전산 실습실이 갖춰져 있다. 정경관 116호와 117호에도 정대 컴퓨터실이, 206호에는 통계학과 컴퓨터실이 위치한다. 주로 경제학과·통계학과 학부 전공수업이나 일반대학원 및 정책대학원 수업 목적으로 이용되며, 정규학기 수업 외에도 부설 통계연구소에서 하계와 동계 방학을 활용해 진행하는 통계워크샵 등의 행사나 교육에 폭넓게 제공되기도 한다. 이렇게 학교생활에 밀접하지만 아무도 먼저 알려주지 않는 정경관 컴퓨터실의 상황을 The HOANS에서 돌아봤다.
정대는 수업 일정이 없다면 학생 누구나 컴퓨터실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도록 허가하고 있다. 통계학과 컴퓨터실이라고 해서 통계학과 학생만 사용이 허가되는 것이 아니다. 학생들이 컴퓨터실을 주로 방문하는 목적은 컴퓨터 및 프린터를 이용한 간단한 과제 수행이나 SPSS 등 통계 프로그램 사용 및 설치를 위해서다. 정경관을 위시한 본교 주변에 학생들이 자유롭게 공부할 수 있는 공간이 제한된 탓에 ‘컴퓨터’실보다는 ‘개방 공간’이라는 점에 주목해 학습 목적으로 이용하는 학생도 자주 볼 수 있다.
하지만 컴퓨터실에서 정작 ‘컴퓨터’는 사용하지 않는 요즈음의 모습이 비단 그 필요성을 체감하지 못해서만은 아니다. 기저에는 컴퓨터실의 설비가 좋지 않다는 인식이 있다. 한 정대 학생 A 씨는 “이용상의 장점은 오직 접근성뿐”이라고 전했다. 실제로 학생들이 주로 사용하는 116호 컴퓨터실은 지난 월말 30대의 컴퓨터 중 12대 이상이 고장이 나서 설비 이용이 불편할 수 있는 상태였다. 고장 난 컴퓨터는 2019-2학기 내내 수리되지 않아 실질적으로는 보유 컴퓨터의 절반 정도만 이용 가능한 상황이다.
한편 정경관 컴퓨터실만이 설비가 노후하거나 유난히 사양이 나쁜 것은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 정경관 컴퓨터실에 배치된 모니터와 컴퓨터 본체는 대부분이 2012년에서 2014년 사이에 제작됐다. 이는 서관 컴퓨터실이나 교양관 공용 컴퓨터를 포함한 학내 공용 컴퓨터 대부분과 마찬가지다. 확인 결과 윈도우 체제 업데이트 상태 등도 양호해 기본적인 작업 시 정경관만이 교내 여타 공용 컴퓨터와 비교해 특별히 불편할 요소는 적었다.
컴퓨터실 설비는 정대 행정실과 통계학과 행정실에서 관리한다. 두 컴퓨터실의 개방 시간 내 관리를 담당하는 조교들은 모두 통계학과 대학원생으로 통계 프로그램에 발생하는 간단한 문제 해결 등을 도맡는다. 정대 행정실에 따르면 학기 중에는 조교의 관리 이상으로 컴퓨터의 수리나 교체가 이뤄지지 않는 실정이다. 방학마다 정기적으로 컴퓨터를 업데이트하고 아예 보수가 필요한 기기 몇 대씩이 교체되는 정도다.
한편 방학 중 행정용 PC 및 단과대 전산실습실 PC의 교체 및 정기점검은 본교 정보전산처가 지원한다. 설비 구매 비용은 지원되지 않으나 부속품 등을 교체해야 할 경우 전산운영부 차원에서 지원 가능한 수준 한으로 교체가 이뤄진다. 설비 구매 등 교체 외의 업무는 다시 담당 행정실의 소관이다. 따라서 단과대 측에서 설비 관리의 필요성을 더 인식하지 않는 한 현재의 관리 양상에 변화가 생기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2019-2학기 기준 현재 수업이 진행되고 있는 117호나 206호의 경우 고장으로 사용 자체가 불가능한 컴퓨터는 없고 컴퓨터 대부분이 학생의 이용에 지대한 불편까지는 없는 상태를 유지하고 있어 부가적인 관리가 추진되는 것은 기대하기 어려울 것으로 여겨진다.
비록 유료 설비처럼 완벽하게 관리되고 있지는 않아도 언제든지 이용 가능한 교내 컴퓨터실은 중요한 학생 복지의 일환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컴퓨터실에 대한 학생들의 관심 및 인식 제고다. 현재 컴퓨터실은 이용하는 일부 인원이 학습 공간으로 활용할 뿐 다수의 학생에게는 이용상 장점이 없는 공간으로 인식된다. 그러나 정경관 컴퓨터실은 1·2층에 위치해 접근성이 좋고 문서 작업이나 인터넷 강의 시청, 각종 유료 통계 프로그램 이용에 어려움이 없는 설비를 제공한다. 학생들의 활발한 관심 및 이용량 증가가 선행해야 컴퓨터실의 추후 변화까지도 꾀해볼 수 있을 것이다.
박지우·김윤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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