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안개 속 빛을 본 5가지

코로나19는 국내뿐만 아니라 전 세계 경제에 큰 타격을 줬다. 하지만 팬데믹 상황 속에서도 제품이나 서비스의 특성을 살려 성장한 업종들이 있다. 이에 The HOANS에서 ▲온라인 유통·배달 업계 ▲OTT 서비스 ▲제약·위생 업계 ▲온라인 협업 툴 ▲게임 업계를 짚어봤다.

 

온라인 유통·배달 업계; 집에서 쇼핑을

국내 온라인 유통·배달 업계는 코로나19의 여파로 호황을 맞았다. 소비자가 사회적 거리두기 등으로 외출과 외식을 꺼리며 비대면 소비문화가 확산됐기 때문이다. 한국무역협회 보고서에 따르면 올 1분기 백화점 및 대형마트의 매출은 감소했으나 ▲인터넷 쇼핑 ▲홈쇼핑 ▲배달 등의 판매액은 전기 대비 7.6%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일례로 온라인 유통업체 쿠팡은 기존에 ‘로켓배송’을 통해 하루 평균 약 180만 건의 주문량을 처리했으나 코로나19 사태 이후로는 300만 건 내외로 대폭 늘어난 물동량을 감당하고 있다. 사태가 장기화하며 현장 구매가 선호되는 가구나 채소, 과일 등의 신선식품마저 온라인 매출 비중이 느는 실정이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 3월 식품 품목의 매출이 전년 동월과 비교해 준대규모점포(7.1%)를 제외한 오프라인 유통업체는 대형마트(-3.3%), 백화점(-39.3%), 편의점(-5.3%)으로 하락세를 보인 반면 온라인 유통업체는 75.4%로 크게 증가했다. 식료품을 유통하는 마켓컬리에서 지난 2월 19일~3월 22일 50대 이상 신규 가입자 수가 작년 동기 대비 54%가량 증가했으며 이들의 주문 건수가 90% 이상 증가한 점도 주목할 만하다.

가게의 음식을 직접 문 앞으로 가져다주는 배달 애플리케이션(앱) 이용도 증가했다. 와이즈앱/와이즈리테일에 따르면 국내 1·2위 배달 업계인 배달의민족, 요기요의 3월 결제 추정금액은 지난 1월 대비 44%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배달 앱 사용 시 ‘바로결제’를 통해 주문 시점에 결제까지 선행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집 앞에 두고 벨을 눌러주세요’와 같은 요청사항을 간편히 기재할 수 있다. 이에 완전한 비대면 소비가 가능해 소비자들이 더욱 배달 앱을 선호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안암동에서 샐러드 가게 ‘샐러데이’를 운영하는 A 씨는 “작년과 비교해 매출이 40%가량 감소했다”고 말하는 한편, “배달 주문량은 25%가량 증가했으며 배달 수수료로 지출이 크다”며 배달 업계의 호조를 가늠했다.

 

OTT 서비스; 집에서 여가를

국내는 물론 해외의 방송프로그램과 영화 등 각종 콘텐츠를 제공하는 OTT 서비스 또한 코로나19 사태 속에서 크게 성장했다. OTT 서비스는 기존 지상파나 케이블 방식과 달리 인터넷을 이용하여 서버에 저장된 다양한 콘텐츠를 재생한다. 이들은 국내 기존 방송국들의 프로그램뿐만 아니라 1인 미디어를 포함한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하며 상대적으로 소비하기 힘든 외국 콘텐츠 또한 손쉽게 접하게 해준다. ▲유튜브 ▲넷플릭스 ▲왓챠가 잘 알려진 OTT 서비스라고 할 수 있다.

모바일 앱 분석 서비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안드로이드 이용자의 넷플릭스의 사용 시간이 지속적으로 늘어나는 모습을 보였다. 올해 1월 첫째 주에는 약 11만 시간을 기록했지만 2월 넷째 주 약 14만 시간을 기록하며 약 3만 시간이 증가했다. 특히 NETFLIX는 올해 1분기 1,600만 명의 신규 계정이 생성됐고 이는 지난 마지막 분기 가입 계정 수의 두 배에 달한다. 반면 영화관 산업은 큰 타격을 입었다. 영화진흥위원회 4월 한국영화산업 결산 발표에 따르면 2020년 4월 전체 관객 수는 97만 명, 매출액은 75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관객 수 92.7%, 전체 매출액 93.4%가 감소했다. 영화관 입장권 통합전산망이 가동을 시작한 2004년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한 모습이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한 CGV 관계자는 “고객들의 안전과 건강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며 위생과 방역에 최선을 다할 것을 약속드린다”며 조속한 안정화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제약·위생 업계; 감염을 막자

코로나19에 대한 한국의 방역체계와 대응 방식이 모범사례로 꼽히며 제약, 위생 기업의 제품들이 덩달아 전 세계적인 주목을 받고 있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한국은 지난달 19일까지 약 5,600만 명이 코로나19 진단검사를 받을 수 있는 물량을 수출했다. 종류로는 73개의 코로나19 진단키트가 수출용 허가를 받아 미국, 이탈리아 등 110여 개국에 수출되고 있다. 코로나19 진단시약을 개발한 분자진단업체 씨젠은 올 1분기 818억원의 매출액을 올리며 전년도 연간 매출의 약 70%를 이미 달성했다. 2분기에는 수출 실적이 본격적으로 반영돼 더욱 호황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대표적인 생활 방역 제품인 손세정제 수출액도 올 3월 2,225만 3,000달러로, 작년 동월에 비해 81.4% 증가한 것으로 밝혀졌다.

국내에서도 방역·소독 관련 업체들은 특수를 누리고 있다. 정부는 코로나19 확진자가 다녀간 다중이용시설이라면 전문소독업체에 의해 적절한 방역을 시행할 것을 의무화하고 있다. 또한 학원가, 유치원 등을 중심으로 각 사업자가 이용자의 불안을 해소하고 감염을 예방하는 차원에서 사설 업체에 소독과 방역을 위탁하고 있어 국내 방역·소독 산업의 급상승이 기대된다. 일례로 세스코는 이번을 통해 방역 서비스를 제공할 뿐 아니라 다양한 향균·향바이러스 제품을 판매하며 입지를 확대할 것으로 예상된다.

 

온라인 협업 툴; 집에서 만나요

팬데믹의 위협은 학교의 정상적인 운영을 가로막았고 국내 여러 대학교의 온라인 강의를 이끌었다. 한국사립대학총장협의회가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7일 기준 62곳의 대학이 1학기 전체 원격 강의를 채택했고 73곳의 대학이 코로나 안정기까지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본교의 경우 지난달 이후 선택적인 대면 강의를 허용하고 있지만 대부분의 강의는 현재 온라인으로 진행 중이다. 본교 차원뿐만 아니라 학생 사회에서도 동아리 활동을 온라인으로 진행하는 등 코로나19로 만나기 어려운 상황에서 온라인 협업 툴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모습이다.

이에 맞춰서 비대면 강의 및 회의를 진행할 수 있는 온라인 협업 툴 사용이 늘어나고 있다. 대표적인 MS 협업 툴 마이크로소프트 팀즈는 3월 기준 하루 평균 사용자 4,400만 명을 기록하며 작년 11월 2,000만 명의 사용자에 비해 2배 이상 성장했다. 온라인 강의 수단으로 자주 사용되는 ZOOM 역시 4월 1일 1억 명을 기록했던 일일 이용자 수가 같은 달 21일 3억 명으로 급증했다. 미국 시장조사업체 마켓츠앤마켓츠는 글로벌 기업용 협업 툴 시장이 2016년 173억 달러에서 2021년 287억 달러로 성장하리라 전망하며 이와 같은 호황을 단적으로 드러냈다.

 

게임; 놀 때도 집에서

게임 업계 역시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한 여가시간 증가로 매출과 사용 시간이 크게 늘었다. 세계보건기구 역시 사회적 거리두기 캠페인 ‘#PlayApartTogether’를 글로벌 게임사들과 함께 진행하며 게임을 권장하는 모습이다. 3대 게임 콘솔 기업에 속하는 닌텐도의 경우 3월 20일 출시한 ‘모여봐요 동물의 숲’이 큰 인기를 끌었고 출시 이후 첫 3개월 이익이 전3개월에 비해 3배 이상 증가하는 결과를 만들어 냈다. 한국 피시방 점유율 1위 ‘리그 오브 레전드’ 게임 회사 라이엇 게임즈 역시 홈페이지 공지사항에서 “상황이 상황이다 보니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늘어난 플레이어가 전 세계적으로 많다”며 “리그 오브 레전드를 굉장히 많이 플레이하시고 있다”라고 밝혔다.

이스포츠(E-Sports)도 호황을 맞이했다. 다른 프로스포츠와 달리 선수 간의 접촉이 불필요한 이스포츠는 코로나19 속에서도 경기를 진행해 나갔다. 이스포츠 통계 사이트에 따르면 올해 대표적인 국내 리그 오브 레전드 게임 대회인 LCK는 4월 16일 기준 경기당 평균 시청자 수 20만 1,923명을 기록했다. 이는 작년 12만 6,127명보다 약 8만 명이 증가한 수치다. 결승 경기의 경우 작년보다 39% 증가한 107만 명의 시청자 수를 기록했다. 코로나19의 한계를 극복하고 시청자 수 증가를 이끈 이스포츠는 앞으로도 더욱 발전할 전망이다. 골드만삭스 글로벌 투자은행 또한 올해 이스포츠 시장 규모를 지난해보다 34.5% 증가한 15억 9,200만 달러로 전망했다.

 

황제동·조수현 기자

hhjd2000@korea.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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