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 많은 제53대 본교 총학생회장단 재선거

본교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이하 중선관위)는 지난달 28일부터 3일간 본교 총학생회장단 재선거 투표를 진행했다. 이번 선거는 3년 만의 경선인 만큼 많은 관심 속에 진행됐다. 선거에는 2개의 선거운동본부(이하 선본)가 출마했으며 추천인 수에 따라 박성근(화공 17) 정후보·김소정(기공 20) 부후보의 ‘새솔’이 기호 1번을, 이용재(경영 19) 정후보·최성우(사국 19) 부후보의 ‘오늘’이 기호 2번을 부여받았다. The HOANS에서 선거의 ▲공약 ▲과정 ▲결과를 간추려봤다.

두 선본이 공통으로 내건 핵심 공약은 ▲GPA 환산식 개편 ▲드랍 제도 부활 ▲교내 흡연구역 문제 개선 ▲예비군을 위한 강의 녹화 등이었다. 다만 흡연구역 문제 개선 방법을 두고 새솔은 간접흡연 방지판 설치를, 오늘은 학생참여 예산제를 통한 흡연 부스 설치를 제시했다. 이외에 새솔은 기온 기준 냉난방 운영, 밀키트 자판기 도입 등을 추진하겠다 밝혔으며 오늘은 기숙사 룸메이트 동반 입사, 자취백서 제작 등을 독자적인 공약으로 내걸었다.

한편 선거 과정에서 두 선본 모두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새솔의 정후보 박성근 씨가 공과대학 학생회장 시절 공과대학 운영위원회에서 인준받지 못한 A씨를 국장으로 활동시키고 장학금 70만 원을 지급한 사건이 익명으로 제보됐다. 이에 대해 박 후보는 교내 신문사와의 인터뷰에서 “A씨는 국원이었지만 국장 못지않게 일을 잘해서 일도 시키고 장학금도 줬다”고 설명했다. 또한 새솔은 정책자료집을 통해 인권연대가 아닌 권리복지를 기조로 내세우고 “인권 사업으로 어느 집단과 연대하며 생기는 문제를 만들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이에 커뮤니티에서는 “인권문제는 여전히 학생회가 지켜야 한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오늘의 부후보 최성우 씨에 대해서는 과 학생회장 시절 학생회칙을 수시로 어기고 일을 마음대로 처리했다는 실명 대자보가 붙었다. 오늘의 이용재 정후보 또한 비대위장 시절 박경석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 대표 초청과 관련해 인권연대국과 마찰이 있었던 내용으로 대자보가 게시됐다. 이외에도 ▲부당한 장학금 요구 ▲명예훼손 ▲세종캠 이원화 등 오늘을 둘러싼 논란은 끊이지 않았다.

최종 투표율은 34.82%로 개표요건인 33.33%를 간신히 넘겨 지난 2일 개표가 진행됐다. 투표 결과는 ▲새솔 58%(3,658표) ▲오늘 27%(1,708표) ▲지지선본 없음 15%(919표)로 새솔이 오늘을 2배 이상 앞질렀다. 이에 새솔의 당선이 확정되는 듯했으나 지난 4일 17시 오늘이 중선관위에 개표 결과에 이의제기하며 새솔의 당선 확정은 유보됐다. 또한 지난 5일 중선관위 제15차 회의에서 오늘의 이의 제기를 검토하던 중, 오늘 측은 ‘새솔의 회유’라는 이름으로 현장 발의를 진행해 새솔 정후보가 오늘 정후보에게 선본의 직책을 제안하며 회유 발언을 했다는 녹음본을 공개했다. 이후 두 정후보 간의 주장이 엇갈려 중선관위는 지난 6일 무기한 정회를 선언했다.

박 정후보는 정회 후 ‘사과도 승복도 못하는 그대에게’라는 대자보를 붙여 “오늘 측에서 먼저 선본 간 화합을 제안했고 자신은 이에 동의했을 뿐”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점점 파국으로 치닫는 듯 보이던 선거는 지난 9일 양 선본의 정후보가 게재한 ‘아무리 추워도 봄은 옵니다’라는 대자보를 계기로 일단락됐다. 해당 대자보는 두 정후보의 화해를 설명하고 학우들에게 혼란을 끼쳐 미안하다는 사과를 담았다. 이후 지난 9일 중선관위는 새솔의 당선을 공고했으며 학내 커뮤니티에서는 혼란스러운 선거 상황에 비판이 쏟아졌다.

3년 만의 경선이었으나 공약과 후보의 능력보다는 각종 논란에 관심이 쏠리는 모습이었다. 12월 22일부터 임기가 시작될 제52대 본교 총학생회장단에 당선된 새솔이 선거 과정에서의 갈등과 잡음을 이겨내고 본분을 다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이상훈 기자
qxid0518@korea.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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