턱없이 부족한 본교 사물함

지난 8월 16일 9시부터 8월 25일 16시까지 본교 포털을 통해 사물함 신청이 이뤄졌다. 본교 건물 곳곳에 비치된 사물함은 두꺼운 전공 서적이나 수험 서적 등을 보관하려는 학생에게 인기가 크다. 그러나 수요에 비해 공급이 부족한 실정으로 많은 학생이 매 학기 사물함을 구하느라 골머리를 앓고 있다. 학내 커뮤니티에서는 사물함이 높은 가격에 거래되는 현상도 발생해 논란이다. The HOANS에서 본교 사물함 신청 과정과 공급 부족 문제에 대해 짚어봤다.

본교에는 ▲백주년기념관(이하 백기) ▲중앙도서관 ▲하나스퀘어 등 열람실 건물과 ▲정경관 ▲서관 ▲교육관 등 각 단과대 건물에 본교 학생 누구나 신청을 통해 사용할 수 있는 공용 사물함이 존재한다. 열람실 건물 사물함을 이용하기 위해선 매 학기 신청 기간 내에 포털의 ‘정보생활-공간예약-사물함 신청’을 통해 사용을 신청하거나 SK 미래관을 방문해 신청서를 작성해야 한다. 랜덤 추첨으로 선발하며 만일 미배정 사물함이 발생할 시 오프라인으로 선착순 배부한다.
단과대 건물 사물함은 각 단과대 학생회에서 운영하는 사물함 대여 사업을 통해 신청할 수 있다. 정경대 사물함 대여 사업의 경우 학생회에서 마련한 ‘사물함 호랑이’ 사이트에 신청서를 작성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직전 학기에 사물함을 배정받은 사람은 연장 사용을 신청할 수 있으며 신규 이용자는 신규 신청서를 작성해야 한다. 선발방식은 선착순이며 보증금 납부 후 확인서를 제출한 뒤 사용이 가능하다.

그러나 본교에서 제공하는 공용 사물함은 그 수요에 비해 개수가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정경관에는 락커형 사물함 411개와 열쇠형 사물함 244개가 비치돼 있으며 열람실 건물의 경우 한 건물당 사물함이 400~500개 정도 마련돼있다. 이처럼 이용자 수에 비해 개수가 부족한 탓에 학생들은 학교에 추가 설치를 요구하고 있지만 학교 당국은 회의적인 입장만 고수하는 듯하다. 이와 관련해 백기 이용자 A 씨(체교 15)는 “2, 3층에 공간이 충분히 비는데도 공간 문제 때문에 사물함을 추가 설치할 수 없다는 학교 측 입장은 이해하기 어렵다”며 학교 측 태도에 답답함을 토로했다.

사물함 공급 부족 문제가 지속되다 보니 학내 커뮤니티에서는 사물함 개인 거래가 횡행한다. 본인이 원하는 사물함을 이용하기 위해 웃돈을 얹어 사물함을 교환하거나 높은 가격에 접근성 좋은 사물함을 구입하는 형식이다. 사물함 신청에 실패한 학생이 기존 한 학기 보증금 포함 이용요금인 1만 5천 원을 훨씬 초과하는 10만 원 상당의 가격에 사물함을 구입하는 모습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더불어 처음부터 되팔이 목적으로 사물함을 신청하는 학생도 있어 논란이다. 이들로 인해 신청자가 증가해 실제로 사물함이 필요한 학생이 사물함을 배정받지 못하는 불상사도 발생한다. 이번 학기 백기 사물함 신청에 실패한 B 씨(경제 20)는 “사물함이 높은 가격에 되팔리다 보니 사물함이 정말 필요한 사람은 큰 피해를 보게 된다”며 “정말 사물함이 필요한 사람은 높은 가격에 구매해야 하는 게 어쩔 수 없는 현실”이라고 전했다.

본교와 달리 타 대학은 수요를 충족할 만큼의 사물함을 제공하고 있는 듯하다. 아주대와 연세대의 경우 재학생 두 명당 하나의 사물함을 배정하고 있다. ▲사물함 부족 문제 해결 ▲공간의 효율적 활용 ▲되팔이 문제 개선 등을 위해서다. 연세대의 경우 교내에 약 1만여 개의 사물함이 비치돼 있어 2만 5천여 명에 달하는 학부생이 부족함 없이 사물함을 이용할 수 있다.
무거운 책을 매일같이 가지고 다녀야 하는 학생에겐 사물함 이용이 절실하다. 학교 당국은 현재의 사물함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이용자가 많은 공간을 위주로 사물함을 추가 배치해야 한다. 되팔기 목적으로 사물함을 신청하는 학생의 인식 제고 또한 필수다. 이제는 매 학기 반복되는 사물함 부족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정윤희·이상훈 기자
ddulee3880@korea.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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