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이해진 방역지침 준수, 학교만 진땀

지난 4월 성북구청에서 본교로 철저한 방역 관리를 요청하는 공문이 내려왔다. 해당 공문에는 5인 이상 모임의 집합을 금지하고 있음에도 교내 광장 등 외부에서 방역지침 위반에 관한 민원 신고가 증가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특히 동아리방과 중앙광장(이하 중광), 민주광장(이하 민광) 등에서 5인 이상 모임 및 야외 주류 섭취에 관한 민원접수가 주를 이루는 것으로 드러났다. 본교에서는 KU 종합상황실의 캠퍼스 폴리스를 통해 야간 순찰을 진행하고 있지만 그 실효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는 상황이다. The HOANS에서 본교의 캠퍼스 폴리스 운영과 교내 방역지침 위반 상황에 대해 살펴봤다.

수도권 10시 영업 제한 행정조치가 시행되고 나서 본교에서는 10시 이후에 본교 학생과 주민들이 민광이나 중광에 모여 취식하는 모습을 찾아볼 수 있었다. 이에 본교는 민광과 중광에 5인 이상 집합금지 조치 내용과 야외 취식 금지를 안내하는 현수막을 붙여 학생들에게 방역지침 준수를 요청했다.
그러나 본교의 지침을 무시하고 취식을 하거나 방역수칙을 위반하는 사례가 이어져 학내 커뮤니티에도 관련 목격담이 여럿 올라왔다. 본교 재학생인 이 모 씨는 “밤에 민광이나 중광을 지나다 보면 여럿이 모여 방역지침을 어기는 학생들을 수차례 목격했다”며 “여전히 전국적으로 코로나19가 유행하는 중에 야외 취식으로 인한 확진자라도 발생한다면 학교에 비상이 걸릴 것이다”라고 방역에 부주의한 태도에 우려를 표했다.

이에 본교는 학생들에게 적극적인 협조를 요청함과 동시에 KU 종합상황실의 캠퍼스 폴리스를 통해 방역지침 위반에 더욱 적극적으로 대응하겠다는 자세를 보였다. 현재 총 22명이 본교의 캠퍼스 폴리스로 활동하면서 ▲CCTV 모니터링 ▲교내 사건 사고 신고접수 및 초기대응 ▲교내 정기순찰 등의 업무를 맡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유행 이후 캠퍼스 폴리스는 밤마다 교내 광장을 중심으로 순찰하며 방역지침 위반 사례를 적발하고 경고를 주고 있다. KU 종합상황실은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초기에는 방역 준수 요청에 불응하는 사례가 많았으나 “최근에는 꾸준한 정기순찰과 높아진 방역지침 인식으로 취식 자제 및 모임 해산요구에 협조하는 경우가 많아졌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본교 캠퍼스 폴리스에 수사권이 없고, 강제해산에 대한 실질적인 권한도 없다는 점을 악용해 방역수칙 준수 요청에 불응하는 사례가 종종 발견된다. 지난달 중순 민광을 지나던 재학생 김 모 씨는 “캠퍼스 폴리스가 경고하고 돌아간 이후 다시 테이블에 모여 시끌벅적한 상황을 본 적이 있었다”며 캠퍼스 폴리스 경고의 효과가 미미함을 지적했다. 이런 문제에 대해 KU 종합상황실은 “계속된 해산 권고에도 불응하는 경우에는 성북구청이나 경찰서에 직접 신고조치를 한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본교 캠퍼스 폴리스와 방역 당국이 함께 출동할 경우 과태료 등 일반 방역지침 위반사례와 동일하게 행정처분이 내려진다.

철저한 방역 관리가 필요한 시점인 만큼 캠퍼스 폴리스를 중심으로 한 학교 차원의 노력이 계속돼야 함은 분명하다. 하지만 학생들의 협조 없이는 본교의 노력만으로 방역지침 준수의 목표를 온전히 달성할 수 없다. 이전보다 방역 인식이 높아졌지만 아직도 방역 위반사례가 목격되고 있으며, 본교 측에서도 행정력을 동원하는 것은 최후의 수단으로 여기고 있는 만큼 학생들의 협조가 절실하다.

장기화된 코로나19로 모두가 지쳐있는 상황이나 진정한 일상의 회복은 꾸준히 방역 관리에 협조하는 데서 출발한다. 세심한 방역 관리를 위한 본교의 노력과 더불어 구성원 모두가 방역에 보다 철저한 모습을 보이는지 많은 관심이 요구된다.

김동현·민건홍 기자
justlemon22@korea.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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