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안(虎眼) – 10월을 지나가다

지난달의 주요 사건을 전해드리는 호안(虎眼)입니다. 이번 학기는 추석 연휴, 각종 교내 축제와 응원전까지 더해져 더 빨리 지나가는 것 같습니다. 어느새 중간고사도 훌쩍 다가왔습니다. 그동안 바쁘셨을 독자님들을 위해 The HOANS 취재부에서 그중 주요 이슈 4가지를 선정해 전해드립니다.

일본 입국 규제 완화

이달 11일부터 일본 자유여행과 무비자 입국이 허용된다. 지난달 22일 뉴욕 내외신기자회견에서 일본 기시다 후미오 총리는 ▲5만 명이었던 하루 입국자 상한 해제 ▲단기 체류 외국인 입국자 대상 비자 면제 ▲개인 여행 허용 등을 입국 완화책으로 제시했다. 지난 6월에는 백신을 맞은 단체 관광객을 대상으로 하루 2만 명의 입국을 허용했다. 지난 2019년 일본의 무역 보복 조치와 이후 팬데믹으로 관광교류가 단절된 지 3년 만에 일본 여행이 정상화됐다. 이번 완화책의 기저에는 일본 내외 코로나19 사태 완화와 엔저 문제가 있다. 존스홉킨스대학교 통계에 따르면 일본 내 일일 신규확진자 수는 지난 8월 말 24만여 명에서 지난달 말 4만여 명으로 크게 줄었다. 세계 일일 신규확진자 수 역시 줄어드는 추세다. 지난 7월에 100만 명을 넘겼으나 지난달 말 59만여 명으로 줄었다. 한편 엔화 가치는 24년여 만에 최저치인 144달러를 기록했다.

이번 입국 규제 완화 정책은 엔저에 대응해 국내 관광 수익으로 엔화 가치를 올리려는 정부의 시도로 해석된다. 실제로 기시다 총리는 지난달 14일 경제재정 자문회의에서 “외국인 관광객 수요를 회복하는 등의 수익 강화 대책이 중요하다”는 견해를 밝혔다. 엔저 상황에서 입국 규제가 완화된다는 소식에 일본 관광 수요가 급증했다. 에어부산을 포함해 다수의 항공사가 밝힌 일본노선 예약률은 지난달 22일 발표를 기점으로 크게 상승했다. 이러한 추세에 맞춰 항공업계는 일본행 증편을 추진하고 있다. 인천에서 도쿄로 가는 항공편은 지난달 5일에서 23일까지 약 30%P 증가했으며 인천에서 삿포로로 가는 항공편과 부산에서 도쿄로 가는 항공편 모두 크게 증가했다. 이에 따라 일본 관광업계가 빠르게 호전될 것으로 예상된다.

 

학령인구감소에 사상 첫 교원 감축

지난달 19일 교육부는 사상 처음으로 내년 공립 교원 인원을 3천여 명 가까이 감축하겠다고 발표했다. 공립 교원 가운데 비교과 교사를 제외한 모든 분야의 정원이 감축되며 특히 전체 정원의 85%를 차지하는 초·중·고 정원 감축 규모는 더 커질 전망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이는 저출산으로 인한 학령인구 감소에 대한 정부 측 대응으로 풀이된다. 교원 감축을 통해 전반적인 교육 재정을 삭감하겠다는 의도다. 실제 2022년 학령인구는 약 748만 명으로 939만 명이었던 2013년과 비교하면 약 10년간 191만 명 가까이 감소했다. 교원단체는 이를 두고 현장 상황에 대한 면밀한 검토 없이 시행된 성급한 정책이라고 비판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에서는 학생 수의 감소가 곧 학급의 감소로 이어지지 않는다며 오히려 과밀학급 해소를 위해 한 학급당 인원수를 12~16명까지 줄이고 교원의 수를 늘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고교학점제가 전면 시행되는 2025년부터는 학생들의 선택 과목 수요를 반영할 수 있도록 오히려 교원 충원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교원단체 외에도 전남학부모회연합회는 지방 교육청이 초등학교 1학년 학급당 학생 수를 약 20~25명으로 줄이는 등 과밀학급 해소 성과를 보였으나 교원 감축 정책으로 무산될 위기에 놓였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한편 교육부는 MBN과의 인터뷰에서 교원 감축으로 인한 부작용 우려에 대해 적정한 교원이 충원 관리될 수 있도록 행안부 등과 협의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한 2025년 고교학점제 시행으로 인한 교원 수 증가가 필요하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학령인구의 급격한 감소로 인한 교원 감축은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보였다. 사실상 첫 교원 감축을 앞둔 상황에서 대한민국 공교육의 방향에 관심이 집중된다.

 

영국 탈군주제 움직임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이 지난달 8일 96세의 나이로 서거했다. 장례는 19일 웨스트민스터 사원에서 국장으로 진행됐다. 여왕은 25세였던 1952년 취임 이후 70년 동안 왕좌를 지키며 영국 역사상 가장 오래 재위한 군주로 기록됐다. 영연방을 비롯한 많은 나라가 여왕의 사진을 공유하거나 서명을 발표하는 등 추모의 모습을 보였다. 영연방은 영국과 과거 영국의 식민지였던 독립국 56개국으로 구성된 느슨한 형태의 연합체다. 한편 일부 국가들은 여왕이 영국 제국주의의 상징이라며 여왕의 죽음을 애도하지 않을 것이라 밝혔다. 이들은 여왕이 식민 지배 당시 자행됐던 박해에 대해 사과하지 않았고 그로부터 얻은 부로 호의호식했다며 군주제 폐지를 주장하고 있다. 영연방 국가 중 하나인 앤티가 바부다는 군주제 폐지와 관련해 3년 내에 국민투표를 실시하겠다고 발표했다. 800년 동안 영국에 식민 지배당했던 아일랜드에서는 영국 여왕 서거 소식에 노래를 틀고 경적을 울리며 조롱하는 영상이 인기를 끌기도 했다.

영국 내에서도 군주제 존립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이 존재한다. 엘리자베스 여왕의 장례식과 찰스 3세 즉위식에서도 군주제 폐지를 주장하는 시위가 끊이지 않았다. 시위대 중 한 명은 ‘찰스 3세가 (왕실) 가족으로 태어난 것만으로 정치권력을 갖는 것은 도덕적 정당성을 가질 수 없다’라며 비판했다. 영국 군주는 대다수의 정치 권한을 내각에 위임했지만 ‘의회 협약’에 따라 의회가 제안한 법안이 왕실에 영향을 끼칠 경우 이를 부동의 할 수 있다. 이렇듯 영국 안팎으로 군주제 존립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자리 잡은 가운데 앞으로 찰스 3세가 이 모든 논란에도 불구하고 군주로서 역할을 잘 해낼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46억 원 횡령, 위태로운 건강보험공단

지난달 22일 국민건강보험공단(이하 건보공단)의 직원(이하 최 씨)이 46억 원을 횡령했다는 사실이 밝혀져 건보공단은 관리부실 논란에 휩싸였다. 지난 4월 최 씨가 처음 횡령을 시도했을 때 횡령 액수는 1천 원이었다. 그 후 별다른 문제가 되지 않자 최 씨는 다음날 1천 740만 원, 지난 5월 3천 273만 원으로 점점 액수를 늘려가다가 지난달 21일에는 약 42억 원을 자신의 계좌로 송금했다. 요양기관이 건보공단에 청구한 건강보험비 중 지급이 보류된 자금을 전산상 지급됐다고 표기한 후 본인의 계좌로 빼내는 수법이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신현영 의원이 지난달 30일 건보공단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최 씨는 횡령이 드러난 다음 날에 급여 약 440만 원 전액을 받았다. 신 의원은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처음 한두 차례 시도에서만 발각됐어도 총 46억 원이라는 대형 횡령으로까지 이어지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건보공단 관리시스템의 부재와 기강해이를 문제점으로 지적했고 다음 날 급여 전액이 그대로 지급된 사실에 대해서도 비판했다. 강원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는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최 씨를 수사 중이다. 그러나 현재 최 씨는 필리핀으로 도주해 수사와 피해금 추징에 어려움이 예상된다. 이에 지난 4일 강원경찰청은 최 씨의 여권 무효화 신청을 하고 국제형사경찰기구(인터폴)에 최 씨에 대한 적색 수배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정서영·신재용·김은서·김채현·박예나·유성규·조유솔 기자

kiger21@korea.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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