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안(虎眼) – 4월을 내다보다

캠퍼스에 봄이 조용히 스며든 가운데, 설레기도 했고 정신없기도 했던 3월이 어느새 지나갔습니다. 지난달의 이슈나 이모저모를 정리해보는 코너, 호안(虎眼)입니다. 이번 호의 호안(虎眼)이 바라본 주제는 유난히 4월, 또는 그 이후로 이어지는 장면이 많습니다. 각 주제가 맞을 전망과 국면에 대해 독자 여러분들도 한번 생각해보시는 한 달이 되기를 바랍니다. 4월의 호안(虎眼), 지금 시작합니다.

 

갈팡질팡 브렉시트, 이제는 ‘엔드 게임’

영국이 유럽연합(이하 EU)을 탈퇴하는 ‘브렉시트’ 협상이 기한 상 막바지에 이르렀다. 본래 브렉시트 협상 기한은 3월 29일까지였으나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제출한 브렉시트 합의안이 영국 하원에서 부결되면서 상황은 미궁 속으로 빠졌다. 영국은 EU에 협상기한 연기를 요청해 ‘합의없는 탈퇴’를 의미하는 ‘노 딜 브렉시트’가 3월에 당장 현실화되는 사태는 막았다. 그러나 영국 하원에서 합의안의 부결이 계속되면서 그 가능성은 점점 커지고 있다. 영국 정부는 성명을 발표해 EU에 협상기한 연기를 추가로 요청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영국 하원 역시 메이 총리가 EU에 협상기한 연기를 요청하도록 강제하는 내용의 법안을 통과시켰다. 메이 총리는 합의안 가결을 위해 제1야당인 노동당의 제러미 코빈 대표와 협상에 나서는 등 교착상태를 타파하려는 노력을 계속하고 있다. 그러나 영국이 유럽의회 선거에 불참하고 합의안도 승인되지 않는다면 4월 12일에 자동으로 노 딜 브렉시트가 현실이 된다. 말 그대로 ‘엔드 게임’에 들어선 브렉시트가 어떤 국면을 맞을지에 세계의 눈길이 쏠리고 있다.

 

‘인재’로 밝혀진 포항 지진

지난 2017년 11월 15일 포항에서 발생한 5.4 규모의 대지진이 지열발전으로 인한 ‘인재’인 것으로 밝혀져 논란이 되고 있다. 지진에 의해 1,800여 명의 이재민이 발생하고 2018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연기되는 등 당시 사회적 파장은 상당했으며 한국은행은 피해 손실액이 3천억 원에 달한다고 추산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포항 지진과 지열발전의 상관관계를 조사하고자 조사연구단을 구성해 지난해 3월부터 약 1년간 조사를 진행했다. 지난 3월 20일, 연구단은 ‘포항지진은 지열발전의 영향으로 인한 촉발지진’이라는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이에 포항 시민들은 ‘포항11·15지진범시민대책위원회’(이하 범대위)를 만들어 정부 대처를 촉구하기 위해 목소리를 모았다. 범대위는 범시민 결의대회를 통해 ▲포항지진 특별법 제정 ▲지역경제 회복 ▲피해 보상 등을 촉구했다. 정치권은 ‘포항지진 특별법안’을 발의하는 한편, 1년 뒤인 총선에 대비해 지열발전 추진의 책임이 역대 정권 중 어느 정권에게 있는지를 다투고 있다.

 

아찔한 외줄 위의 인사청문회

지난 3월 25일부터 27일까지 3일간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가 진행됐다. 이번 인사청문회의 대상이 된 장관 후보자는 ▲최정호(국토교통부) ▲김연철(통일부) ▲문성혁(해양수산부) ▲박양우(문화체육관광부) ▲진영(행정안전부) ▲박영선(중소벤처기업부) ▲조동호(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 7명이다. 현 정권 ‘2기 내각’이라고 불릴 정도로 대규모 교체인 만큼 야권은 날카로운 후보 검증을 예고했고 여야는 청문회에서 강하게 대립했다. 청문회 결과, 조동호, 최정호 후보자는 각각 청와대 지명 철회와 자진사퇴로 인해 낙마한 반면 박양우, 문성혁 후보자는 장관으로 임명됐다. 문제가 되는 지점은 ▲김연철 ▲박영선 ▲진영 후보자의 임명이다. 야당은 지명 철회 및 조국, 조현욱 수석 경질을 주장하고 있지만 청와대와 여당은 7명 중 5명은 사수하고자 인사 보고서 채택 없이도 3명의 임명을 강행하겠다는 입장이다. 임명강행 가능성이 크게 점쳐짐에 따라 인사청문회 무용론이 대두되는 한편, 정국이 다시금 멈출 것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23년 만에 다시 선 법정

지난 3월 11일, 광주지방법원에서 사자명예훼손 혐의의 전두환 전 대통령에 대한 공판이 진행됐다. 전 전 대통령은 자신의 회고록에서 고(故) 조비오 신부를 ‘가면을 쓴 사탄’, ‘성직자라는 말이 무색한 파렴치한 거짓말쟁이’라며 비난해 사자명예훼손 혐의로 조 신부 유족 측에게 형사고발됐다. 지난해 8월 27일에 열린 첫 공판에서 전 전 대통령 측은 전 전 대통령이 알츠하이머 투병 중이라며 재판에 불출석한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재판부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에 지난 3월 11일, 전 전 대통령은 30여년 만에 광주를 방문하여 23년 만에 피고인으로서 법정에 출석했다. 공판에서 전 전 대통령은 자신의 혐의를 전면부인했다. 문제가 된 회고록이 과거 국가기관기록과 검찰조사내용을 토대로 작성한 사실이라는 점과 헬기사격설의 진위 불확실성에 관한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 전 대통령의 법정 출석 당시, 광주지방법원 인근의 동산초등학교 학생들이 “전두환 물러가라”라는 구호를 외쳐 화제가 되기도 했다. 다음 공판 기일은 4월 8일 광주지방법원에서 예정돼있다.

 

F-35A 한국 도착, 스텔스기 경쟁 본격화

지난 3월 29일, 공군이 작년 말 미국에서 인수한 스텔스 전투기 F-35A 6대 중 2대가 청주 제17전투비행단에 도착했다. 이로써 우리나라는 전 세계에서 9번째 스텔스 보유국이 됨과 동시에 중국, 일본에 이어 아시아 3번째 보유국이 됐다. 지난해에 F-35A 10대를 배치한 일본과 올해에 자체 제작 스텔스기인 젠20을 실전 배치한 중국과 함께 우리나라도 스텔스기가 공군 전력의 일부가 되면서 동북아의 불붙은 스텔스 경쟁에 본격적으로 뛰어들게 됐다. 스텔스기는 레이더에 잘 탐지되지 않아 적의 방공망을 뚫고 목표물을 타격할 수 있어 존재 자체만으로도 적을 위협하는 효과가 있는 뛰어난 전략 무기이다. 공군은 이번에 들어온 F-35A 2대를 5월 안으로 실전 배치할 예정이다. 또한 다음 달부터 매달 2대가 도착해 올해 중으로 10여 대가 전력화되며, 2021년까지 매년 10대씩 전력화 과정을 거쳐 최종적으로 F-35A 40대를 보유하게 된다. F-35A의 도입과 함께 공군의 전략적 패러다임이 크게 바뀔 것이라는 긍정적인 전망이 나오고 있다.

 

봄 배구, 마지막에 웃은 건 현대캐피탈과 흥국생명

2018-2019 프로배구 V-리그가 남녀 챔피언결정전을 끝으로 막을 내렸다. 남자부 챔피언결정전은 천안 현대캐피탈 스카이워커스가 정규시즌 우승팀인 인천 대한항공 점보스를 시리즈스코어 3:0으로 꺾으면서 우승을 차지했다. 통산 4번째 챔피언결정전 우승이다. 시즌 전부터 크리스티안 파다르, 전광인 등을 영입하며 배구 ‘어벤져스’로 불렸지만 세터 불안으로 힘든 시즌을 보낸 현대캐피탈이었기에 더욱 값진 우승으로 평가된다. 남자부 챔피언결정전 MVP는 현대캐피탈의 윙 스파이커인 전광인이 수상했다. 여자부 챔피언결정전에선 인천 흥국생명 핑크스파이더스가 김천 도로공사 하이패스를 시리즈스코어 3:1로 꺾으며 우승을 차지했다. 통산 4번째 챔피언결정전 우승이며, 정규시즌 우승과 더불어 챔피언결정전까지 승리한 12년 만의 통합우승이다. 특히 흥국생명은 지난 시즌 최하위에서 한 시즌 만에 정상에 오른 신데렐라 스토리로 이목을 끌었다. 여자부 챔피언결정전 MVP는 흥국생명의 윙 스파이커 이재영이 수상했으며 이재영은 ▲정규리그 ▲챔피언결정전 ▲올스타전 MVP를 모두 석권하며 개인적으로도 최고의 시즌을 보내게 됐다.

 

이풍환·김원섭 기자

98tigger@korea.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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