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안(虎眼) – 5월을 마주하다

지난달의 주요 사건을 소개하는 호안입니다. 날이 풀리고 중간고사가 끝나면서 삼삼오오 엠티를 가는 모양입니다. 오랜만에 입실렌티도 개최를 확정 지으면서 이번 달은 학생들 열기로 뜨거울 것 같습니다. 저희도 그 뜨거운 열기로 기사를 작성해 독자님들께 다가가 볼까 합니다. The HOANS 취재부에서 주요 이슈 4가지를 선정해 전해드립니다.

 

우리은행 직원 횡령 사건

 

지난달 28일 우리은행 직원 전 모 씨가 6년간 대규모 횡령을 저지른 사실이 드러났다. 전 씨는 2012년부터 2018년까지 총 세 차례에 걸쳐 614억 원을 횡령했으며 해외 송금, 가족 명의 부동산 구매 등에 자금을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이 중 318억 원은 선물 옵션에 투자했다가 그대로 손실을 봤다. 또한 횡령액 일부가 전 씨의 친동생 사업 자금으로 이용된 정황이 드러나 동생도 검찰에 송치된 상황이다. 횡령금은 우리은행이 이란 기업 엔텍합에 반환해야 하는 계약금의 일부였다. 2010년 우리은행은 이란 기업인 엔텍합의 대우일렉트로닉스 인수 과정에서 매각을 주관했다. 그러나 해당 계약이 파기되면서 계약 보증금을 엔택합에 지급해야 했지만 국제사회의 대이란 제재로 우리은행이 별도 계좌에 보관 중이었다. 우리은행 측도 횡령 사실을 파악하지 못한 상황이었으나 올해 1월 미국 재무부가 특별 허가서를 발급하며 이란으로 송금이 가능해지자 예치금 반환을 준비하던 중 횡령 사실을 발견하고 지난달 27일 경찰에 전 모 씨를 고소했다.

금융감독원(이하 금감원)은 지난 2012년부터 2018년까지 우리은행의 일반은행 검사국, 기회검사국 등을 총 11차례 검사했으나 정황을 인지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검사 과정에서 전체 시스템과 구조적인 문제 확인에 초점을 두기 때문에 금융기관의 모든 거래를 일일이 확인하지는 않는다는 이유에서다. 정은보 금감원장은 지난달 29일 그동안 감사에서 횡령 사실을 알아채지 못한 이유를 철저히 조사하겠다며 검사 시스템을 점검하겠다고 전했다. 해당 사건으로 은행권의 신뢰도가 하락한 만큼 추후 은행 내부 통제 시스템 마련 및 제도 개선에 관심이 집중된다.

 

인재로 판명난 공군 연습기 추돌 사고

 

지난달 1일 경상남도 사천시 일대에서 공군 연습기 KT-1 2기가 공중 충돌 후 추락했다. 해당 사고로 탑승 인원 4인이 전원 사망했으며 파편이 민가에 떨어져 추가 재산 피해가 발생했다. 공군은 사고 현장을 수습하는 과정에서 비행기록장치를 회수해 조사에 박차를 가했다. 동체 결함, 학생 조종사의 미숙 등 사고 원인에 대해 다양한 설이 제기됐으나 공군이 동월 27일 발표한 조사 결과 해당 사건은 주의 과실 등 요인이 복합된 인재로 드러났다.

앞서 이륙한 선도 훈련기가 구름을 회피해 비행경로를 수정했는데, 이를 타 훈련기에 통보하지 않아 뒤따라오던 훈련기가 원래 해당 경로와 교차하는 지점을 비행 중이던 훈련기와 충돌한 것이다. 공군은 사고 당시 기체의 속도가 시속 290km였던 점으로 보아 탑승 인원 4인이 전원 즉사했을 것으로 추정했다. 상황을 통제해야 할 관제탑 역시 당시 공역에 다수의 항공기가 존재해 해당 상황을 인지하지 못했다. 공군 비행 사고는 F-35 동체착륙, F-5 추락 사건에 이어 올해만 3번 발생했다. 특기할 만한 항공사고가 없었던 2021년, 2020년에 비해 현저히 높은 수치다. 이중 버드 스트라이크로 불가피하게 발생한 F-35 동체착륙을 제외한 두 사고를 두고 공군의 관리 소홀이 문제를 키웠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공군은 임무 중 과실이 드러난 비행 교수와 관제사, 지휘책임자 등 관련자를 문책위원회에 넘겨 처벌 수위를 정하겠다는 입장이다. 동시에 조종사와 관제사를 대상으로 재발 방지 교육과 상공에서 항공기가 서로 근접하는 상황이 벌어지지 않도록 비행 수칙 개선을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50일째를 맞이한 상하이 봉쇄

 

지난 3월 27일 중국 정부가 상하이시를 코로나 유행 방지를 목적으로 봉쇄한 지 50일이 지났다. 당초 예상과는 달리 봉쇄가 지속되면서 중국의 방역 정책은 다수 허점이 드러났다. 장기간 지속된 강제 격리는 상하이를 넘어 중국 전체에 큰 경제 타격을 입혔다. 중국 해관총서에 따르면 3월 14.7% 증가세를 보였던 중국 총수출액은 4월 3.9%밖에 증가하지 못했다. 본격적으로 봉쇄 효과가 반영될 5월에는 수출액 증가가 더욱 둔화할 전망이다. 경제 침체에 더해 봉쇄된 주민 수요를 감당하지 못하는 열악한 의료환경과 배급환경은 시민의 불만을 높였다. 중국인들이 사용하는 SNS인 위챗과 웨이보에서는 연일 중국 정부와 공산당에 대한 비판이 제기됐다.

지난달 22일에는 상하이 봉쇄에 대한 시민들의 규탄 육성을 담은 ‘4월의 소리’ 영상이 공유돼 큰 파문을 줬다. 공산당 당국은 상하이 봉쇄와 관련된 게시물을 삭제하는 한편 배급 문제는 빠른 개선을 약속하는 등 강경책과 유화책을 병행했다. 상하이시에 대한 강경한 봉쇄는 중국의 제로 코로나 정책에서 기인한다. 중국은 해당 지역 확진자가 ‘0명’이 될 때까지 일명 ‘제로 방역’을 실시하는데, 해당 정책이 상하이 같은 대도시에 무분별하게 적용하면서 문제점이 대두했다는 것이다. 중국 정부가 봉쇄를 쉬이 풀지 못하는 이유에는 정치적인 이유도 존재할 것으로 추정된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세 번째 연임을 공식 선포할 중국 공산당 제20차 전국 대표대회가 올해 10~11월경 예정돼 있다. 제로 방역을 시 주석의 업적으로 묘사해온 만큼 섣불리 방역 조치를 수정했다가는 치적으로 선전했던 방역 정책 실패를 자인하는 딜레마에 빠질 것으로 보인다.

 

최악으로 치닫는 스리랑카 경제위기

 

스리랑카가 코로나19와 물가상승 등으로 최악의 경제난을 겪으며 혼란에 빠지고 있다. 지난달 12일 스리랑카는 64조 원에 달하는 부채 상환을 중단하는 디폴트를 선언해 국가 부도 위기에 빠졌다. 경기가 악화하자 스리랑카의 실권 세력인 라자팍사 가문의 퇴진을 요구하는 반정부 시위도 확산하고 있다. 지난달 28일에는 100여 개 노조가 파업에 나섰고 시민들도 이에 호응했다. 정부는 소요 사태 진압을 위해 발포를 허용한다는 방침이다. 긴장이 고조되자 마힌다 라자팍사 총리는 사임했지만 고타바야 라자팍사 대통령은 사퇴를 거부했다. 시위대는 라자팍사 가문의 완전 퇴진을 요구하고 있다. 스리랑카 경제가 파탄에 빠진 원인으로는 ▲주력 산업인 관광 산업 붕괴 ▲외부 요인으로 인한 물가상승 ▲재정 정책 실패가 꼽힌다.

코로나 사태로 관광 사업이 침체한 상황에서 우크라이나 전쟁이 터지면서 연료와 식량 가격이 폭등해 경제 위기를 앞당겼다. 스리랑카 전체 발전량의 40%가 석유 발전인 탓에 국제유가 급등이 산업 마비로 이어진 것이다. 이 밖에도 스리랑카 정부의 방만한 재정 운영과 중국이 주관하는 일대일로 사업 참여도 스리랑카 경제에 직격탄을 날렸다. 늘어난 부채를 감당하지 못해 국가신용등급이 하락하고 외화가 유출되는 악순환도 이뤄지고 있다. 스리랑카 정부는 국제통화기금에 최대 40억 달러 규모 구제금융 협상을 신청하는 동시에 우방국과 국제사회로부터 경제 지원을 받을 방침이다. 인도는 이미 25억 달러 규모의 지원을 허가한 상태이며 중국과도 10억 달러 지원 협상을 진행 중이다. 이외에도 세계은행으로부터 6억 달러의 긴급 지원을 받기로 하면서 경제 안정화를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이정윤·정서영·신재용 기자 justinmanu1@korea.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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