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정대대면새터 톺아보기

지난달 23일부터 3일간 진행된 2022 정경대학(이하 정대) 새내기 새로 배움터(이하 새터)가 성황리에 마무리됐다. H/W 컨벤션센터에서 진행된 이틀간의 대면 새터에는 매일 220여 명이 참가했다. 마지막 날 새터는 코로나19 감염을 걱정하거나 지방에 거주하는 신입생을 고려해 온라인으로 진행됐다. 이번 새터는 대면을 경험한 N년 차가 거의 없고 방역 수칙으로 인해 프로그램 기획에 제약이 생기면서 준비과정부터 많은 어려움이 존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우려와 달리 새터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면서 코로나19로 중단된 대면 행사가 재개되리라는 기대로 이어지고 있다. 이에 The HOANS에서 새터호 기사의 후속으로 2년 만에 재개된 새터의 뒷이야기를 살펴봤다.

 

정대 새터, 어떻게 진행됐나

 

‘개화’라는 슬로건을 내건 정대 새터는 새터 주체와 정대 학생회, 각 과반 비대위 및 학생회장 인사말로 포문을 열었다. 이어 ▲KULAP ▲퍼블릭스 ▲호안스의 자치단체 소개와 ▲와일드아이즈 ▲초아 ▲인투더쏭의 공연이 총 65분간 진행됐다. 이 외에도 ▲과반 대항 레크리에이션 ▲교육권 기획행사 ▲응원판 ▲과반별 시간이 순서대로 진행됐다. 입장은 행사 30분 전인 1시 30분 전부터 시작됐다.
새터 준비과정은 코로나19 상황 속에서 진행된 만큼 방역 수칙 준수에도 많은 품이 들었다. 출입구에는 발열 체크 기구와 손 소독제가 마련됐다. 행사 진행 중에는 KF80 이상 보건용 마스크를 반드시 착용하도록 했으며 보건용 마스크가 아닌 경우 현장에서 즉시 교체하도록 했다. 또한 COOV 앱을 통해 백신 접종 여부를 확인받거나 혹은 24시간 이내 신속 항원 검사 음성확인서를 발급받은 사람만 출입이 가능했다.

입구에서는 새내기들에게 ▲메모지 ▲스티커 ▲호안스 새터호 ▲과반별 새터 자료집과 더불어 물을 제공했다. 그러나 방역을 위해 새터가 진행됐던 홀 내부에서는 물을 마실 수 없었으며 음용 및 초콜릿 등 간단한 간식 섭취는 복도에서만 허용했다. 또한 새터 이후 조별 뒤풀이 등은 금지됐으며 홀 내부에서는 공연 및 행사 진행에 소리 내어 화답하는 행위가 금지되는 등 철저한 방역 수칙이 적용됐다.

인권 주체 배치와 교육권 기획행사 소개 또한 눈여겨 볼만한 지점이었다. 새터 진행 과정에서 인권 침해 사건이 발생한다면 바로 신고할 수 있도록 각 과 반별·조별 인권 주체를 편성했다. 이들은 현장에서 이름표에 노란색 스티커를 붙여 눈에 띄도록 했으며 인권 침해 상황 가이드라인을 안내했다. 또한 교육권 기획행사 프로그램에서는 교육권의 정의와 고려대 및 서울대의 교육권 운동 등을 소개하며 교육권 TF 신청을 호소하기도 했다.

 

과반별 프로그램

 

정대 새터에서는 2시간의 과반별 시간이 주어졌다. 앞선 정대 프로그램이 대학 생활에 도움이 되는 정보 전달에 집중했다면 과반별 시간은 조별 활동을 중심으로 한 친목이 주를 이뤘다. 프로그램이 진행되는 동안 독립된 과반별 공간 확보를 위해 홀 내부에 4개의 칸막이를 설치했다. 그러나 칸막이 높이가 낮고 한 공간 내에서 이뤄지다 보니 소음 차단은 사실상 불가능했다는 아쉬움도 있었다. 이외에도 ▲테이블당 최대 인원 10명 제한 ▲격한 움직임이나 비말이 튀는 행위 자제 ▲테이블에서 이동 자제 등 사항을 프로그램 구성 시 고려해야 했다. 23일 새터에 참여했던 새준위 김 모(경제21) 씨 역시 “‘몸으로 말해요’, ‘스피드 퀴즈’ 같은 동적인 게임을 할 수 있었다면 새내기와 훨씬 가까워질 수 있었을 것”이라며 안타까운 심정을 전하기도 했다.

하지만 제한적인 상황 속에서도 새내기와 N년 차가 친목을 다질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이 기획됐다. 특히 과반별 특성과 인원 차이에 따라 개성이 돋보이는 프로그램이 구성됐다는 점이 눈여겨볼 만하다. 새내기 인원이 많은 경제학과는 A4 용지로 8개 조가 동시에 경쟁하는 탑 쌓기 게임을 진행했다. 프로그램을 기획한 경제학과 게임 주체 손수정(경제 21) 씨는 “조별 대항전을 통해 조원 간 협동심을 쌓는 동시에 승부욕을 자극하고자 했다”며 많은 인원을 고려해 소품 준비가 간단하고 룰이 단순한 게임을 편성하기 위해 노력했음도 전했다. 이외에도 행정학과의 동물 빙고, 통계학과의 일심동체와 7글자 이어 말하기 등의 게임이 이뤄졌다. 한편 정치외교학과의 경우 정대에서 진행한 공통 교양 시간 외에 ▲인권 침해 매뉴얼 소개 ▲자치규약 설정 ▲조별 교양 등을 추가로 편성하면서 다른 과반과 차이를 보이기도 했다.

이렇게 과반별 시간이 차질 없이 운영되면서 새터 후 학내 커뮤니티에는 긍정적인 반응이 이어졌다. 본지와 인터뷰한 새내기들 역시 새로운 인연을 만들 수 있었기에 정경대 새터 프로그램 중 재밌었고 기억에 남는 시간이었다며 입을 모았다. 정경대 22학번 A 씨 역시 “직접 얼굴을 맞대고 선배, 동기들을 마주하며 본교에 입학했음을 몸소 느꼈다”며 만족스러움을 표했다.

 

우여곡절 많았던 대면 새터

 

한편 2년 만에 재개되는 대면 행사인 만큼 여러 우여곡절도 존재했다. 우선 장소 대관비 영향으로 전체 예산이 예년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높게 측정됐다. 정경대 학생회가 공개한 예산 결산안에 따르면 컨벤션홀 대관비는 약 1,200만 원으로 전체 예산의 67%를 차지했다. 이를 포함한 1,800만 원 수준의 전체 예산을 감당하기 위해 ▲정경대 학생회비 ▲과별 분담금 ▲교내외 지원금 ▲참가비 등이 활용됐다.

참가비를 둘러싼 논란도 있었다. 이번 새터는 모든 참여자에게 2만 5천 원의 참가비를 지불하도록 했는데 새내기뿐만 아니라 N년 차 진행요원도 동일한 금액을 납부해야 한다는 사실이 뒤늦게 공지돼 논란을 빚었다. N년 차의 반발로 진행요원 참가비가 하향 조정됐지만 사전공지되지 않은 사항이었기에 일부 인원 이탈이 발생하기도 했다. 또한 참가비 수준의 적절성을 두고 의견 대립이 이어지기도 했다. 정대 학생회 측에서는 기존 대면 새터와 비교하면 4분의 1도 안 되는 수준이라 밝혔지만 기존과 달리 숙박과 식사 등이 제공되지 않았기에 금액이 과도하다는 지적이었다. 신입생 황 모(행정 22) 씨는 “코로나로 인해 여러 활동을 진행하지 못한 만큼 2만 5천 원의 값어치를 했는지 아쉬움이 남는다”고 전했다.

가장 컸던 혼란은 새터 전날 혹은 당일 코로나19 확진으로 인한 인원 변동이 잦았다는 점이다. 경제학과는 갑작스러운 코로나19 확진으로 참여 인원이 본래 예정보다 소폭 감소하면서 인원 배치에 난항을 겪었다. 이에 더해 테이블당 수용 인원이 전날 갑자기 변경돼 조별 인원을 재조정하는 등 진행에 혼선을 겪기도 했다. 또한 정대 측에선 새터 후 뒤풀이 자제를 강력히 권고했지만 실질적으로 이를 막지는 못했다는 지적도 나왔다. 실제로 많은 조에서 뒤풀이가 진행됐으며 이는 코로나19 확산 계기가 되기도 했다.

한편 새터 첫날 진행이 미숙했다는 아쉬움도 제기됐다. 특히 응원단 소개 시간의 분위기는 첫째 날과 둘째 날이 확연히 달랐다. 둘째 날에는 사전에 응원가를 교육받은 21학번이 22학번의 참여를 독려해 다 함께 응원가를 즐겼던 반면 첫째 날에는 새내기의 참여를 독려하는 인원이 배치되지 않았기 때문에 이러한 분위기가 조성되지 못했다. 첫째 날 새터에 참여한 이 모(행정 22) 씨 역시 “영상 속에서만 보던 고려대 응원단을 실제로 보니 벅찼지만 박수밖에 칠 수 없어서 매우 아쉬웠다”며 “이럴 줄 알았으면 둘째 날 새터에 참여했을 것 같다”는 생각을 전했다.

 

대면 행사로 생기 넘칠 학생사회를 꿈꾸며

 

정대 새터는 2년 만에 재개되는 대면 행사였던 만큼 준비과정이 쉽지만은 않았다. 하지만 코로나19 확진자가 나날이 최고치를 경신하던 때에 진행됐음에도 철저한 방역 수칙과 많은 사람의 협조가 있었기에 안전하게 진행될 수 있었다. 참가비 문제와 프로그램 제약 등 아쉬움도 존재했지만 주최 측인 새준위와 N년차, 새내기 모두의 노력으로 정대 새터는 성황리에 마무리될 수 있었다. 이는 추후 더 확대될 대면 행사의 시발점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로 이어지고 있다.

유민제·정윤희·정채빈 기자
estrella001@korea.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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