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만에 농촌으로 떠난 정경대 학생들

지난 6월 28일부터 7월 2일까지 4박 5일간 정경대학 학생회 사회 인권국에서 주최한 호안정대 여름 농민 학생 연대활동(이하 농활)이 진행됐다. 농활이란 대학생들이 농촌의 일손을 도우며 노동의 의미를 깨닫고 농촌의 실정을 체험하는 활동을 말한다. 경기도 평택시 청북읍 토진리가 3년 만에 재개된 농활의 배경이 됐다. 약 66명의 정경대생이 참여했으며 토진1리(경제·행정)와 토진3리(정외·통계) 두 곳의 마을에서 운영됐다. The HOANS에서 농활의 진행 과정과 학생들의 소감을 담아봤다.

지난 6월 26일과 27일 토진리로 떠나기 전 농활 사전모임이 개최됐다. 농민가 연습을 시작으로 ▲안전 교양 ▲역할 분담 ▲친목 활동을 진행하며 농활에 대한 기초적인 지식을 익히고 친목을 도모했다. 모든 참가자들에게 역할이 주어졌다는 것도 주요한 특징이었다. 마을마다 ▲작업 ▲문화 ▲성평등 ▲안전 등의 핵심 주체 이외에도 숙소 내 벌레를 잡는 ‘벌레잡이 주체’처럼 이색 주체들이 편성됐다. 또한 역할극을 통해 농활 중 발생할 수 있는 사고의 대처법을 익히며 안전하고 원활한 농활을 준비했다. 이외에도 ▲자기소개 ▲파전 만들어 먹기 ▲농활 현수막 제작 등 친밀감을 쌓을 수 있는 활동들도 빼놓지 않았다.

농활 당일인 28일 농활 참가자들은 본교 정문에 모여 버스를 타고 마을로 이동했다. 이들은 학생회가 미리 준비한 ▲티셔츠 ▲냉장고 바지 ▲모자 ▲우비 ▲자료집 등의 단체 물품을 배부받은 후 작업에 착수했다. 4박 5일간의 업무는 크게 ▲들깨 모종 심기 ▲감자 수확과 분류 ▲강낭콩 수확으로 요약할 수 있다. 식사는 식사 주체를 중심으로 참가자 전원이 돌아가며 준비했고 일과 후에는 조별로 모여 그림일기, 서로 칭찬하기 등의 활동을 하며 하루를 마무리했다. 농활에 참가한 김동연(경제 21) 씨는 “단체로 일하다 보니까 불만이 생길 수밖에 없지만, 그림일기를 그리며 서로 불편했던 점을 얘기하는 시간을 가지니 행동의 개선이 생기고 다음 날 더 좋은 활동이 가능했다”며 일과 후 활동에 긍정적인 의견을 전했다.

농활 2일 차인 29일에는 농민 간담회가 열렸다. 평택 농민회 임흥락 회장은 “농활을 통해 대학생은 농민의 현실을 알고 밖에서 목소리를 내고, 농민은 대학생과 소통하는 것이 주목적”이라며 농활의 의미를 설명했다. 특히 농활은 ‘봉사’가 아니라 ‘연대’의 개념이라며 서로에게 도움이 되는 활동임을 강조하기도 했다. 이외에도 점진적 환태평양 경제동반자협정(CPTPP)에 대한 농촌의 입장이나 식량주권에 대한 설명이 이뤄졌다. 농활에 참여했던 이 씨는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농활은 연대의 의미에 대해 생각해보고 노동의 가치를 몸소 느낄 수 있는 시간”이라며 당시를 회상했다.

그러나 열악한 환경으로 어려움을 겪는 학생들도 있었다. 숙식했던 마을회관에 물을 마실 컵이 없었고 베개와 덮는 이불이 제공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2박 3일간 농활에 참여했던 A 씨는 “농촌이라는 특성상 환경이 열악한 것은 어쩔 수 없지만 부족한 물품에 대해 공지가 있었다면 개인적으로라도 준비할 수 있었을 것”이라며 학생회 측의 사전 고지가 부족했음에 아쉬움을 표했다. 실제로 환경에 적응하지 못해 신청 일자보다 일찍 집에 가는 이탈자가 발생하기도 했다.

지난 7월 2일 해단식을 끝으로 농활은 마무리됐다. 코로나19 이후 3년 만에 재개된 농활인 만큼 진행 과정에서의 어려움도 많았지만 많은 이들의 노력으로 무사히 4박 5일간의 활동을 끝마칠 수 있었다. 본 행사는 그동안 잊힌 농활의 의미를 되새기고 공동체 의식을 제고하는 기회가 됐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여러 아쉬움도 제기된 만큼 올해 농활의 부족했던 점을 보완해 내년에는 더 나은 여건하에서 농활이 운영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

 

유민제·이상훈 기자
estrella001@korea.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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