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8 구국 대장정, 선배들의 발자취를 따라서

코로나19로 중단됐던 대면 행사가 하나둘 재개되는 가운데 지난 7일 총학생회는 4.18 구국 대장정을 재개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2019년 이후 3년 만에 시행되는 만큼 주최자 대부분이 대면 행사를 경험해보지 못한 20, 21학번으로 구성되는 상황이다. 그간의 공백을 이겨내고 4.18 구국 대장정을 원활히 마무리할 수 있을지 이목이 쏠린다. 이에 The HOANS에서 4.18 구국 대장정을 소개하고 본 행사를 기억하는 선배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담아봤다.

4.18 구국 대장정은 본교 선배들의 4.18 의거를 기념하고 그 정신을 기리기 위해 매년 개최된다. 4.18 의거란 1960년 4월 18일 이승만 전 대통령의 3.15 부정선거에 항거해 평화행진을 하던 중 본교 학생들이 피습당한 사건을 말한다. 이는 4.19 혁명의 도화선으로 평가받는 만큼 본교생에게 의미가 크다. 코로나19 확산세로 행사가 전면 중단됐던 시기를 제외하고는 지난 60년 동안 빠짐없이 개최됐다. 행사가 진행되는 동안 정경대 학생회 및 총학생회 차원에서 결강계가 배부되고 인근 도로가 통제되는 등 행사 규모도 컸다.

본 행사는 크게 행진과 문선 공연으로 나뉜다. 먼저 행진은 모든 단과대학이 중앙광장에서 출발해 4.19 민주화 묘지까지 약 8.2km를 달린 후 참배하는 것으로 마무리된다. 이 과정에서 각 단과대의 4.18 주체를 필두로 참여 학생들은 기조를 외치며 뛰는데 이 기조는 ▲교육권/강사법 ▲노동 ▲사법 농단 ▲인권 ▲과거사 왜곡 등 당대 이슈가 되는 사회 문제 및 대학 현안으로 구성된다. 2019년 경제학과 교육권/강사법 관련 기조에 따르면 “진리추구 하고싶은 대학생이 여기있다. 꼼수쓰는 대학당국 학생소리 들어달라”는 식이다. 문선 공연은 대중의 의식화를 목표로 대중 운동에서 사용되던 몸짓, 즉 춤을 의미한다. 문선 공연을 보며 선배들이 남긴 민주화 정신을 회고하는 목적이다.

전체 학생 대표자들에게 공지된 자료에 따르면 올해 행사는 12시부터 30분가량 시작되는 전체 판을 시작으로 도보 약 두 시간 거리의 4.19 공동묘지까지 이동, 15시부터 15시 30분까지 참배로 구성된다. 참배 후 다시 본교로 이동해 진행하던 뒤풀이와 문선 공연은 코로나19로 재개하지 않는 등 행사 규모는 다소 축소될 예정이다. 방역지침 상 공식 행사 참여 인원이 299명으로 제한되면서 과거와 같은 대규모 행사 진행은 어려우리라 전망된다. 총학생회 측은 ▲무대 설치 ▲인원수 ▲도로 통제 여부 ▲인근 경찰서 협조 등 관련 논의를 마친 끝에 행사 승인을 받은 만큼 안전한 진행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밝혔다.

여러 제약이 존재하지만 2년 만의 행사 재개를 반기는 목소리가 많았다. 2019년 경제학과 4.19 주체 신재영(경제 18) 씨는 “선배들이 지키고자 했던 정신이 무엇인지 떠올려볼 기회기도 하지만 과반 별로 돈독해지고 단과대에 소속감을 느낄 수 있는 시간”이라며 “본 행사가 의미가 제대로 전달되기 바란다”고 전했다. 2018년도 및 2019년도 구국 대장정에 참여했던 최 모(경제 18) 씨 역시 “선배님들의 발걸음을 따라 걸으며 4.19 혁명의 의미를 되새겨볼 수 있었다.”라며 당시를 회상했다. 이어 그는 “많은 고려대 후배들이 참여해 독재 정권이 대항하던 이들을 떠올려보기 바란다”며 재학생의 참여를 독려했다.

코로나19 상황 속 재개되는 4.18 구국 대장정에 우려와 기대가 공존하고 있다. 최종 승인까지 어려운 관문을 거친 만큼 성황리에 행사를 마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각종 제약에 아쉬움이 남지만 깊은 역사를 가진 행사가 재개된다는 점에서 많은 학우가 기대하는 모양새다. 4.18 구국 대장정은 이달 4월 18일 본교 중앙광장에서 막을 올린다.

 

유민제 기자
estrella001@korea.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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