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의 인물] 해피피플

호국보훈의 달을 맞아 The HOANS에서 참전용사 지원사업을 진행 중인 단체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사단법인 해피피플(Happy People)은 국제구호 개발 NGO로 존영(사진이나 화상을 높여 이르는 말) 사진 촬영, 지팡이 지원사업 등 참전 유공자 복지 사업을 꾸준히 진행 중이다.

 

– 해피피플에 대한 간략한 소개 부탁드린다.

사단법인 해피피플은 외교부 소관 지정기부금 단체로 UN 경제사회이사회로부터 특정 분야 협의 지위를 부여받아 국제구호 개발 NGO로 2017년 설립됐다. ‘세상의 모든 사람은 누구나 행복하게 살 권리를 가지고 있다’는 믿음 아래 사랑과 나눔 실천을 목표로 하고 있다. 국내 지부를 통해서는 ▲다문화 가정 ▲아동·청소년 ▲참전 유공자 등에 대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필리핀 ▲캄보디아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 해외 지부를 통해서 컴퓨터 교실 사업, 급식 지원사업 등을 진행하고 있다.

 

– 참전용사를 대상으로 다양한 복지 사업을 진행한다고 들었는데

참전 용사분들과 인연을 맺은 건 재작년이었다. 대표님이 6.25 참전 용사시다. 이런 인연으로 육군 측과 기업으로부터 참전 유공자에 대한 소식을 접했다. 이분들이 돌아가시기 전에 살아 계실 적 모습을 역사로 남기고, 참전과 국가에 헌신한 부분에 대한 자긍심과 자부심을 느끼게 해드리자는 취지로 ‘6.25 참전용사 존영 사진 사업’을 시작했다.

존영 사진 촬영을 하며 전국을 돌아다니다 보니 지자체 차원에서는 할 수 있는 지원이 많지 않았다. 그래서 이분들께 필요한 걸 찾아보자 해서 시작한 것이 ‘지팡이 지원사업’이다. (사업을 진행하면 만난) 어떤 분은 지팡이 끝부분이 다 닳아있었던 적도 있고 육군 측에서도 좋은 아이디어라는 피드백을 받아 진행하게 됐다.

지난 12월에는 공동모금회에서 6.25 참전 해외 용사에 대한 존영 사진 촬영 사업도 진행할 수 있냐는 질문을 받았다. 그래서 진행했던 게 미국 6.25 참전 해외 용사 존영 사진 촬영이었다. 최근에는 멕시코인인데 미국 국기를 달고 참전하셨던 분들에 대한 지원도 시작했다. 약 10만 명 정도 계시는데 우리가 도움을 받았으니 한국이 발전한 현재 보답하자는 게 목적이다. 한국·멕시코 수교 60주년을 맞아 두 개 가정에 주거 환경 개선을 지원했다. 많은 수는 아니지만 해외 참전 용사 사례를 돌아본 적이 없었는데 좋은 기회였다고 생각한다.

 

– 사업을 진행하며 어렵거나 아쉬웠던 점은

사업을 진행할 때 미리 지부를 통해 명단을 받고 수량을 파악한 후 준비한다. 그런데 연로하시다 보니 준비해서 내려가면 돌아가신 분들이 종종 계신다. 그럴 땐 씁쓸하기도 하다.

지팡이 사업은 생각보다 수요가 많아서 받으실 수 있는 분들이 너무 적었다는 게 아쉬웠다. 지팡이를 총 1,200개 준비했었는데 6.25 참전용사 지부가 많아 한 개 지부에 내려가는 양이 10개 남짓이었다. 참전용사 관련한 지팡이 사업은 지속해서 많이 필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한 가지 더 안타까운 건 지원받지 못하는 참전 유공자도 계시다는 거다. 베트남전 참전용사, 대한무공자협회 등으로 단체가 나뉘어 그 수도 많고 몰랐던 단체도 있어 전부 지원하진 못했다. 어떻게 보면 모두 국가의 부름을 받고 나가서 싸우신 분들이기에 다 같이 지원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많이 한다.

 

– 사업 과정에서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나 소감이 있는지

존영 사진 사업을 진행할 때 “영정 사진, 영정 사진” 하신다. 저희 취지는 본인이 6.25 참전한 것에 대한 자긍심과 내가 이 국가를 위해서 헌신한 부분에 자부심과 자랑을 느끼게 해드리는 거다. 그런데 ‘나 필요 없어’, ‘이미 찍었어’ 이렇게 말씀하셔서 마음이 쓰였다. 또 저게(사진을 가리키며) 정복인데 없으신 분들이 꽤 많다. 빌려서 입고 사진 촬영을 하는 모습을 보면 안쓰럽기도 하다.

물론 보람 있는 순간도 있다. 사진 촬영할 때 10명 정도씩 모여계시는데 코로나19로 인해 만날 기회가 줄기도 해서 촬영 장소가 오랜만에 동무들 만나는 자리가 된다. 그래서 (저희가) 불러도 못 들으시고 계속 이야기하시면 ‘아 우리가 또 이런 자리를 마련해드렸구나’ 하는 뿌듯함이 있다. (웃음)

 

– 정부 호국보훈 사업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

대부분 사회 공헌 활동이 아동·청소년에 맞춰져 있다. 참전 유공자에 관한 관심은 호국보훈의 달이 전부다. 그렇다 보니 간단한 행사나 지원이 이뤄질 뿐 꾸준하게 이뤄지는 사업은 미비한 상황이다. 미국이나 선진국과 비교하면 참전용사에 대한 예우가 부족하다. 앞으로 국가와 기업, 사회에서 참전 유공자를 바라보는 관점이나 인식 개선과 지속적인 지원이 필요해 보인다.

 

– 추가적인 사업 계획이 궁금하다

지팡이 지원이나 존영 사진 촬영 사업은 앞으로도 진행할 예정이다. 보금자리 지원사업도 멕시코뿐 아니라 앞으로 터키 등 다른 국가로 확장해 이어가려 한다. 기존 사업의 지속·확장뿐만 아니라 필요한 부분을 더 찾아서 하려고 한다. 올해는 호국보훈의 달을 맞아서 참전용사분들께 생필품 상자 약 3천 개를 준비해서 전국에 배부할 계획이다. 이번 6월부터 KB 캐피탈과 함께하는 지팡이 및 돋보기 지원도 예정돼있다.

 

– 마지막으로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참전용사에 대한 경의를 표할 수 있는 사회 분위기가 됐으면 좋겠다. 우리도 국가를 위해 과연 무엇을 하고 있으며 자유를 지키기 위해서 무엇을 할 수 있을까 하는 점을 한번 생각해보면 어떨까 한다.
예전에는 ‘농활’이라고 농촌 봉사활동을 많이 했다. 코로나가 종식되면 지방에 있는 참전 유공자를 찾아봬도 좋을 것 같다. 봉사활동이 꼭 땀 흘릴 필요는 없다. 이야기를 들으면서 소통하고 잊히는 역사를 잡는 것도 중요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정서영·신재용 기자
kiger21@korea.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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