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정부의 수도권 30분 시대를 위한 GTX가 지난 3월 개통됐다. 그중 운정과 동탄을 잇는 A 노선이 먼저 개통돼 수도권 통근이 편리해질 것으로 보였으나 일부 역 개통 지연 등으로 이용률이 예상치에 미치지 못했다. 정부가 민간사업의 운임 적자 수백억 원을 세금으로 메꿔줘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면서 운영비 손실 보전 방안에 대한 갈등이 빚어지기도 했다. 대한민국 첫 광역급행철도인 GTX-A 노선의 면면을 The HOANS에서 파헤쳐 봤다.
수도권 30분 시대를 열어줄 GTX
GTX는 수도권 광역교통망을 강화하기 위한 수도권광역급행철도다. 윤 대통령은 대선 당시 수도권 30분 시대를 내세우며 기존에 진행 중이던 A‧B‧C 노선을 연장하고 D‧E‧F 노선을 추가했다.
그중 GTX-A 노선은 운정과 동탄을 잇는 노선으로 수서~동탄 구간이 지난 3월 개통했고 운정~서울역, 서울~수서역 구간이 이어서 개통될 예정이다. GTX-A 노선 개통에 따라 수서~동탄, 운정~서울역 구간 소요 시간이 각각 55분, 50분 단축돼 수도권 대중교통 과밀화 문제를 다소 해결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대중 없는 대중교통
하지만 기대와는 달리 GTX-A 노선의 이용률은 매우 저조한 상황이다. 정부가 예상한 하루 이용객 수는 평일 2만 1,523명·주말 1만 6,788명이나 실제로는 평일 7,629명·주말 1만 394명에 그쳤다. 평일의 경우 예상치의 3분의 1 수준이다.
이용률 저조의 가장 큰 원인은 전 구간 개통이 늦어졌다는 점이다. 운정~서울역 구간은 올해 연말에, 서울~수서역 구간은 2026년에 개통될 예정이다. 특히 삼성역은 2028년에나 정차할 수 있다. 이 때문에 GTX-A 노선을 타고 수서역에 내려서 다시 서울 지하철로 환승해 직장이 몰려있는 강남 인근까지 가는 시간이 광역버스 혹은 신분당선을 타고 가는 경우에 비해 획기적으로 절감되지 않았다. 결국 서울역·삼성역 등 주요 업무지구와 이어지지 않다 보니 출퇴근 수요가 적었다는 분석이다.
낮은 접근성도 원인으로 꼽힌다. 일반 지하철에 비해 적은 역 개수를 두고 빠르게 주파하는 GTX의 특성상 역 간 거리가 멀다. 이 때문에 이용객들은 GTX를 이용하기 위해 역까지 먼 거리를 이동해야 한다.
손실 보상을 정부가?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정부가 GTX-A 노선의 운영 적자를 메꿔야 할 상황에 놓였다. GTX는 수익형 민자사업으로 민간사업자가 시설의 운영권을 소유하는 대신 최소수입보장(MRG)이 없어 운영 적자와 수입에 대한 모든 책임 또한 부담한다. 그러나 GTX-A 사업시행자인 SG레일은 서울시의 삼성역 복합환승센터 계획 때문에 GTX 노선의 핵심인 삼성역 연결이 지연돼 예상치 못한 운영 손실을 봤다. 이에 정부와 SG레일은 삼성역 개통 전까지의 SG레일의 운영 손실을 정부가 보상해 주기로 하는 ‘GTX-A 민간투자사업 실시협약’을 맺었다. 이에 올 연말부터 GTX 개통 지연으로 인한 수백억 원의 손실액을 정부가 보상해야 할 것으로 예측된다.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아직 정확한 손실 규모를 예측할 수 없고 삼성역 임시 개통 등을 통해 손실을 완화하거나 보상 규모를 협상할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근로기준법 개정으로 주 52시간 근무가 적용돼 건설 기간 산정도 바뀌어 손실 규모 예측의 오차범위가 크다는 지적도 나온다. 일각에서는 국토교통부가 서울시에 책임을 물어 구상권을 행사할 수 있다는 예측도 있으나 서울시는 GTX와 관련된 정책의 잦은 변경으로 지연된 부분임을 밝히며 대응하는 등 책임소재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교통혁명으로 거듭나길
GTX-A 노선은 대중교통 과밀화를 해소할 교통혁명으로 홍보됐다. 그러나 현재로선 실패한 정책에 불과하다. 이용률 저조는 물론 정부가 민자사업의 손실을 보상해야 하는 상황에 놓여 있기 때문이다. 정부와 서울시는 서로 이에 대한 책임을 떠넘기기에 바쁘다. 정부가 적절한 대응으로 피해를 최소화하고 하루빨리 GTX를 교통 비명이 아닌 혁명으로 변모시키길 바란다.
김수환‧임재원
kusu1223@korea.ac.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