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암 꽃 사진전

청명한 봄기운이 캠퍼스에도 찾아왔다. 시험 기간이 코앞이라 먼 곳으로 꽃구경을 떠나기 어렵다면 캠퍼스 안에서 ‘봄의 제전’을 즐겨보는 것은 어떨까? 최근 연애 리얼리티 프로그램 ‘환승연애3’에 등장하면서 데이트 코스로 급부상한 애기능의 벚꽃부터 인문계 캠퍼스의 정경까지 The HOANS가 살펴봤다.

자연계 캠퍼스

애기능은 과학도서관과 지금은 철거된 제2공학관 사이에 있다. 이곳은 정조의 후궁 원빈 홍씨의 묘소인 인명원(仁明園) 터다. 어린 나이에 요절한 홍씨를 기려 그 언덕에 애기능이라는 별칭이 붙었다는 설이 유력하지만 1970년 대학 건물 공사 중 공사 터 부근에서 조선 왕실의 탯줄 항아리인 ‘분청사기 인화국화문 태항아리’가 발견되면서 애기능이 됐다는 설도 있다.

학우들이 만개한 벚꽃을 찍고 있다. 하얀 꽃에 크림슨 색 과잠이 대조돼 눈에 띈다.

인문계 캠퍼스

문과대학 서관 모퉁이에 있는 ‘미친 목련’을 아는가? 워낙 햇빛이 잘 드는 자리인 데다가 바로 옆 보일러실 배기관의 열기를 받아서 다른 곳의 목련보다 1~2주 빨리 피고 금세 져버리는 바람에 미친 목련 혹은 스팀목련으로 불린다는 후문이다. 이미 져버려 찍지 못한 서관 앞 대신 교양관의 목련을 카메라 안에 담았다. 파란 하늘에 걸친 하얀 목련이 봄의 도래를 알린다.

학생회관 옆 쪽문에는 개나리가 피어 있다. 창살 너머로 보이는 노란 생명에 잠깐 눈길을 주는 것은 어떨까?

세상이 여유가 없다고 한들 우리 마음속의 여유까지 없어서야 될까? 일상의 가쁜 호흡에서 벗어나 오늘 하루만큼은 주위를 찬찬히 돌아보며 캠퍼스를 산책해 보는 것도 좋겠다. 그곳에는 무수히 많은 생명이 우리의 시선을 기다리고 있다. 때로는 그 지연된 순간 속에서 삶의 의미를 찾는 법이다.

 

오정태‧김수환

jeong3006@korea.ac.kr

 

.

error: Content is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