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안스가 해봤다: 운동 도전기

새 학기가 시작되며 바빠진 일정 때문에 운동이나 건강관리에 소홀해진 학우가 많다. 20대는 성인이 된 후 가장 신체적으로 왕성한 활동을 보이는 시기다. 이에 따라 스스로 건강을 관리해야 하는 중요한 시기지만, 오히려 건강관리에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만약 본인이 ▲건망증 ▲변비 ▲허리와 무릎 통증 ▲단 음식 선호 등의 현상을 느껴본 적이 있다면 이는 운동 부족의 결과일 가능성이 있다. 많은 학우가 시간과 체력이 없다는 여러 핑계를 대며 운동을 기피하지만 운동은 신체적이나 정신적인 측면에서도 큰 도움이 된다. The HOANS에서 20대 운동 부족의 실태를 알아보고 운동이 우리 삶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알아보고자 한다.

20대의 운동부족 문제

20대는 ▲학업 ▲취업 ▲사회생활 적응 등으로 바쁜 시기다 보니 ▲불균형하고 불규칙한 식습관 ▲잦은 음주와 흡연 ▲과로 ▲스트레스 등으로 운동을 하지 못하고 건강도 상하기 쉽다. 세계보건기구(WHO)는 건강을 위해 일주일에 2시간 30분 이상 중강도 운동을 하거나 75분 이상 고강도 유산소 활동을 하라고 권고한다. 전 세계인의 평균 운동 실천율은 70%가 넘지만 이를 실천하는 한국인은 절반도 안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외식·배달 음식 등 식습관의 문제와 운동 부족 문제가 결합해 ▲당뇨 ▲녹내장 ▲고혈압 등 20대 성인병의 위험이 커지고 있다. 지난 11월 발표한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2018년 대비 2022년 2030세대 당뇨병 환자 증가율은 24%로, 전체 당뇨병 환자 증가율(21%)보다 높았다. 특히 20대 당뇨병 환자는 47%가 증가했다. 20대 고혈압환자의 경우도 2017년 대비 2021년 44.4% 중가한 가운데 고혈압 증가 추이가 급격한 것으로 확인됐다. 김혜미 중앙대병원 순환내기과 교수는 고혈압 증가의 원인으로 운동 부족으로 인한 비만 증가를 꼽았다.

영국에서 발행되는 세계적인 학술지 ‘란셋(Lancet)’의 논문에 따르면 앉아서 생활하는 시간이 많아지는 현대인의 특성상 심장질환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는 연구를 발표했다. 해당 논문은 앉아서 생활하는 시간이 매일 8시간 이상이라도 하루에 1시간 이상 운동을 할 수 사망 위험성을 줄일 수 있다고 발표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낸 ‘최근 5년간 심장질환 진료 현황 분석 결과’ 자료를 보면 환자 수는 2018년 152만 9천여 명에서 지난해 183만 3천여 명으로 20% 가까이 증가했다. 이를 통해 인스턴트식품과 가공식품 등 식생활 변화와 운동 부족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을 내릴 수 있다.

호안스가 해봤다: 운동의 효과는

올해 2월부터 운동을 시작한 본 기자는 운동의 효과를 실감하고 있다. 시작은 새해를 맞아 다이어트를 시작해야겠다는 가벼운 다짐이었다. 그러나 운동을 못하는 스스로가 부끄러워 시간이 없다는 핑계를 대며 미루기만 했다. 이후 충동적으로 끊은 PT 5회가 두 달 간의 생활방식을 완전히 바꿨다. 일대일로 진행하는 PT는 트레이너가 개인의 몸 상태와 운동 목표를 고려해 운동 방법과 식단을 알려줬다. 본 기자는 PT 첫날 푸쉬업 한 개도 해내지 못했다. 그러자 트레이너 선생님은 스미스 머신의 빈 바를 활용하는 ‘인클라인 푸쉬업’을 알려주셨고 지금은 점진적으로 난이도를 올려가는 중이다.

PT가 끝나고도 두 달 동안 주 6회 한 시간씩 헬스를 진행했다. 이제는 오히려 운동하지 않는 하루가 어색하다. 여전히 남들보다 체력이 약하고 근육에 비해 체지방이 많지만 운동의 효과를 충분히 실감할 수 있었다. 가장 먼저 신체 능력의 향상이다. 하루를 알차게 쓸 수 있는 체력을 향상해 전보다 학교생활에 성실히 임할 수 있게 됐다. 인바디 측정을 통한 근육의 증가도 눈에 띄는 변화다. 양윤준 대한스포츠의학회 회장은 “근육운동을 하면 대사량이 많아져서 똑같은 양을 먹어도 살이 덜 찌고 인슐린 저항성이 줄어들어 각종 생활습관병에 덜 걸린다”고 밝혔다.

사실 몸의 변화는 두 달이라는 짧은 기간 동안 큰 기대를 하기 어렵다. 가장 밝히고 싶은 변화는 단연코 정신적인 측면이다. 예전에는 몸이 고통스러운데 왜 운동이 정신을 맑게 해준다고 하는 것인지 이해할 수 없었다. 그러나 지금은 그 말에 전적으로 공감한다. 매일 아침 운동을 하러 가서 땀을 흘리고 나면 나와의 약속을 지켰다는 생각에 뿌듯하다.

위에서 언급했던 것과 같이 난이도를 올려가며 발전하는 성취감도 느낄 수 있다. 사우스오스트레일리아대 연구진이 영국스포츠의학저널에 발표한 바에 따르면 약물이나 상담보다 운동이 우울증이나 불안 장애 개선에서 최고 1.5배 더 효과가 좋은 것으로 나타났다. 운동이 기분을 조절하는 뇌 신경전달물질인 세로토닌의 생성을 촉진하기 때문이다.

운동을 통해 긍정적인 효과를 얻기 위해서 무리한 운동을 진행할 필요는 없다. ▲산책 ▲자전거 타기 ▲헬스 ▲필라테스 ▲수영 등 우리 주변의 다양한 방식을 통해 일단 몸을 움직이다 보면 자신에게 맞는 운동 방법을 찾아낼 수 있다. 본 기자 또한 과거 크로스핏을 시도한 적 있지만 높은 강도의 단체 수업에 따라가지 못해 좌절한 적 있다. 그러나 혼자 할 수 있고 저강도로도 충분히 진행할 수 있는 헬스는 여전히 흥미를 붙인 채 꾸준히 하는 중이다. 무엇이든 정답은 없다. 특히 운동에 있어서는 자기 몸 상태를 잘 알고 재미를 느끼는 게 중요하다고 전하고 싶다.

안암에서 운동 시작하기

다양한 효과가 있는 운동을 시작하기 위해서는 우선 운동하는 곳으로 향해야 한다. 본 기자는 집 근처 대학교 내부에 위치한 헬스장을 다니고 있다. 도보로 10분 거리인 데다 학교 내부라 한 달에 4만 4천 원이라는 저렴한 가격에 이용할 수 있다. 접근성과 가격은 운동을 시작하는 데 있어 중요한 요소다.

본교생은 화정 체육관 내 헬스장을 이용할 수 있다. 개운사길을 따라 엄청난 언덕을 올라가야 하지만 포털을 통해 한 달에 4만 원이라는 장점이 있다. 헬스뿐만 아니라 스쿼시장과 암벽등반장도 같은 가격에 운영한다. 또한 본교생은 4.18기념관 지하 2층의 4.18 헬스장을 이용할 수 있다. 학기 중 한 달에 5천 원이며 지난해 3월 리모델링을 마쳐 쾌적한 환경에서 운동이 가능하다. 이외에도 본교 근처 운동 시설은 약 26개로 그 종류도 다양하다. 대부분 본교생 대상 행사를 진행하고 있으니 방문해 보길 권한다.

혼자 운동하기 싫다면 본교의 운동 동아리에 가입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올해 3월부터 고대펜싱부에서 활동하기 시작한 A 씨(정외 23)는 매주 월요일과 수요일 진행하는 정규 훈련에 참여 중이며 다른 대학 펜싱부나 펜싱 클럽과 교류전이 있거나 각종 지역 대회가 열리는 경우 주말에 만나 펜싱 경기를 즐기기도 한다.

A 씨는 “어렸을 때부터 다양한 스포츠를 좋아했던지라 이색적인 스포츠를 배우게 되어 기뻤다”며 “훈련이 고된 날도 있지만 차근차근 기술을 배우고 경기를 뛸 때 더 나아지는 내 모습을 보며 열심히 해야겠다고 다짐한다”고 밝혔다. 운동의 효과에 대해서는 “기초체력이 늘어나고 밤에 잠도 잘 와서 좋다”며 “운동에 열중할 때는 잡념이 들지 않고 스트레스도 풀리는 기분이다”고 답했다. 특히 “펜싱부에서 끌어주고 밀어주는 좋은 선배님들과 가족 같은 동기 부원들을 만나게 된 것도 너무나 큰 복”이라고 밝히며 함께 하는 운동의 즐거움을 강조했다.

운동을 시작하는 모두에게

많은 이들이 간과하는 사실 중 하나는 운동이 결과가 아니라 과정이라는 점이다. 많은 학우가 다이어트를 위해, 근육질 몸을 갖기 위해 운동을 시작한다. 몸을 바꾸고 싶지 않다면 운동에 아예 흥미가 없는 경우도 많다. 그러나 운동은 외적인 요소를 위한 수단만은 아니다. 운동할 때만 느낄 수 있는 즐거움과 건강이 존재한다. 20대에 하는 운동은 미래를 위한 투자라는 말이 있다. 이번 학기부터는 어떤 운동이든 시작해 보는 건 어떨까.

 

김지현·임재원 기자

bem236@korea.ac.kr

.

error: Content is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