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1,400원 돌파, 우리 경제 괜찮은가?

지난 4월 16일 장중 원달러 환율이 1,400원을 돌파하자 외환당국은 “지나친 외환시장 쏠림 현상은 우리 경제에 바람직하다지 않다”며 구두개입에 나섰다.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이 1,400원대 원달러 환율을 위험신호로 판단했다는 얘기다. 역사적으로 환율 1,400원대를 넘긴 경우는 ▲IMF 외환위기 ▲글로벌 금융위기 ▲레고랜드 사태 세 번뿐이다. 이례적인 환율 상승이 우리나라 경제에 어떤 의미인지 The HOANS에서 살펴봤다.

환율은 외화의 가격

교통·통신의 발달로 직구를 통해 다른 나라 상품을 구매할 수 있는 시대가 됐다. 대외 경제 활동을 하려면 우리 원화를 외화로 바꿔야 한다. 이때 두 통화 간 상대적 가치를 고려한 교환 비율을 의미하는 환율은 중요하다. 그런데 뉴스를 보면 원달러 환율이 주로 등장한다. 이는 달러가 국제간 금융거래나 결제에서 중심이 되는 기축통화기 때문이다.

원달러 환율이 상승하면 어떤 현상이 벌어질까? 원달러 환율이 1,200원에서 1,300원으로 오르면 1달러짜리 초콜릿을 100원 더 주고 사야 한다. 다시 말해 원달러 환율의 상승은 원화가 평가 절하된다는 뜻이고 이는 우리 경제에 대한 전망이 어둡다는 해석을 가능하게 한다.

환율 1,400원은 위험 신호

외환당국이 환율 1,400원대를 예사롭게 보지 않는 이유는 역사에서 찾을 수 있다. 과거 환율이 1,400원을 넘긴 경우는 ▲IMF 외환위기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로 촉발된 글로벌 금융위기 ▲레고랜드 사태에 미국 FED 금리 인상이 결합한 시기밖에 없다. 환율 1,400원이 초과한 시기는 우리나라를 뒤흔드는 위기 상황에 연출됐다.

공교롭게도 당시 우리나라 무역수지는 모두 적자였다. 외환위기 이후 무역적자를 기록한 경우는 ▲2008년 ▲2022년 ▲2023년 단 세 차례였다. 일반적으로 환율이 상승하면 수출액이 늘고 수입액이 줄어 무역수지는 개선된다고 알려졌으나 현재 우리나라를 보면 고환율에도 지속적으로 적자가 발생하는 상황이다. 이러한 고환율에도 무역수지가 흑자를 기록했다는 사실은 환율의 무역수지 개선 효과보다 강력한 변수가 존재했다는 점을 시사한다. 2008년에는 미국 금융위기로 인한 국제경제 전반의 영향이 큰 요인으로 작동했다.

정부의 경제 실패

이번 환율 급상승이 국제 경기 상황 탓만은 아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발표한 지난해 세계 경제성장률은 3.1%지만 현재 우리나라의 성장률은 2022년 2.6%, 지난해 1.4%로 세계 평균을 밑돌았다. 국제경제상의 위기가 없는 상황에서 이처럼 저조한 성장률이 나타나는 것은 일반적이지 않다.

성장률 하락은 고환율 상황에서의 수출 부진이 결정적이다. 지난해 우리나라 대중 무역수지는 181억 달러 적자를 기록했고 전체 무역수지 적자도 102억 달러로 심각한 수준이다. 대외무역 의존도, 특히 중국과 미국의 수출량이 절대적인 우리나라 무역수지는 환율과 상당히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 무역수지가 적자를 보여 외환의 공급이 부족하면 외환의 수요가 상대적으로 많아진다. 초과수요가 지속되면 환율은 상승하게 된다.

수출 적자의 원인으로는 특정 국가들에 치우친 정부의 외교·경제 정책이 중심에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자유주의 진영의 미국과 일본과는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면서도 중국과 러시아와의 관계가 소원해지며 수출에 악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다. 결과적으로 대중국 수출이 급감하고 러시아에 진출한 한국 기업들은 큰 피해를 봤다. 그 결과 윤석열 정부 들어서 2년 연속 우리나라는 무역수지 적자를 기록했다.

환율 안정을 위해

1,400원이 넘는 초고환율은 경제에 악영향을 미친다. 수출이 어려운 상황에서 환율 상승으로 수입 물가까지 뛰어오르면 국내 경기에도 악영향을 미친다. 이러한 상황에 이른 이유로는 중국 무역 의존도가 높은 상황에서 무리하게 미·일 중심 외교를 펼친 것이 있다. 근본적인 해결을 위해 정부가 외교를 통해 시장을 다변화하기 위해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오정태·임재원 기자

jeong3006@korea.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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