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대後門] 자신에게 질문을 던져보다

7월 26일 우리나라에서 가장 뜨거웠던 대결을 종결시키는 사건이 하나 벌어졌다. 그날 진행된 유벤투스와 K리그 올스타팀 간의 축구 경기에서 호날두가 예고도 없이 결장해버린 것이다. 호날두, 그 한 명만을 보기 위해 거금을 들여 표를 사고 먼 곳에서 바쁜 일정에도 불구하고 달려왔던 팬들은 그에게 분노할 수밖에 없었다. 이미 호날두가 출전한다고 대대적으로 홍보가 된 이후라 팬들의 배신감은 감히 상상조차 할 수 없을 정도였을 것이다. 이제는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메시와 호날두 중 누구를 더 좋아하느냐고 물어본다면 당연히 메시를 외치리라. 최소한 우리나라에서만큼은 호날두는 최고의 축구선수에서 최악의 축구선수로 그 위상은 곤두박질쳐버렸다.

이번 사건을 보며 놀라웠던 것은 호날두는 이전까지만 해도 굉장한 프로의식과 성실한 팬서비스로 유명했었다는 것이다. 그랬던 그가 한국에서는 왜 그런 모습을 보여주었는지는 호날두 자신을 제외하고는 그 누구도 알지 못할 것이다. 하지만 하나 확실한 것은 그가 그날 보여준 모습은 프로의식이 완전히 결여되어 있었다는 것이다.

그러한 그의 모습은 프로의식에 대해 다시 한번 고민하게 만들었다. 프로의식이 프로가 가지는 의식이라면 프로라는 것은 무엇인가. 나는 프로라는 것이 특정 영역에서 전문적인 지식과 기술을 가지고 동시에 그것들에 책임을 지는 사람을 지칭한다고 가정해봤다. 논리적 비약일 수 있지만 이러한 것이 프로라면 각각 개인의 삶이라는 영역에서는 모두가 각자의 유일무이한 프로가 된다. 각자의 삶에 대해서는 그들 스스로만큼 지식과 기술을 가지고 그것의 책임을 지는 사람은 없기 때문이다. 이러한 논리로 나 또한 나의 삶에서는 유일무이한 프로가 된다. 그렇다면 이런 상황에서 프로의식이란 무엇일까? 자신의 삶에 언제나 충실하 살아가는 것이 프로의식이 아닐까싶다. 즉 언제나 자신의 삶에 최선을 다하는 것, 그것이 프로의식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이뿐만 아니라 스스로의 양심에 떳떳하고 부정한 일을 저지르지 않는 것, 스스로의 행위에 책임을 지는 것이 바로 프로의식일 것이다.

그렇다면 과연 나는 호날두의 프로의식 결여를 욕할 자격이 있는가? 나는 한순간이라도 프로의식을 가지고 나의 삶을 살아갔는가? 그러한 생각들이 나의 머릿속을 스쳐 갔다. 나의 삶이라는 영역 안에서 유일무이한 프로로서 나는 과연 프로의식을 가졌는가라는 질문이 계속하여 나를 괴롭히기 시작했다. 호날두를 ‘날강두’라 불렀지만 나또한 나의 삶과 시간 그리고 양심에 대한 ‘날강두’가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까지 미쳤다.

변화가 필요했다. 그렇기에 나는 오늘도 눈을 감고 더 이상 나의 삶에 대한 ‘날강두’가 되지 않기 위해서 자기 자신에게 질문을 던져본다. 오늘은 나의 삶에 충실했는가. 나는 나의 삶의 프로로서 제 역할을 하였는가. 나는 나 스스로의 양심에 있어서 떳떳한 삶을 살았는가. 이러한 물음 속에서 그 답을 완성했을 때 나는 그때서야 편안하게 눈을 감는다.

요즘은 이런 물음을 조금 더 많은 사람들이 그들 자신에게 던져봤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삶에 충실했는지 그리고 자신에게 떳떳한 삶을 살았는지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져보면 어떨까 생각한다. 특히 사회에 크고 작은 부정들이 많이 일어나는 지금 이러한 물음은 더더욱 필요하다. 이러한 물음을 던지며 사는 사람은 부정을 일으킨다면 스스로에게 떳떳하지 못하게 될 것이다. 이후에 자신의 질문에 의해서 고통 받을 것이 분명한데 어떻게 쉽게 부정을 저지르겠는가? 부정투성이인 세상에서 자신을 잃지 않으려면 언제나 이런 질문을 해야만 한다. 그래야만 부정의 길에 빠지지 않고 자신만의 길을 볼 수 있지 않을까.

부끄럼 한 점 없을 때까지 별이 바람에 스치웠으면 좋겠는 그런 밤이다.

 

오성원 기자
osw0811@korea.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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