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 기술과 함께 성장하는 미래

AI 챗봇과의 대화는 실제 친구와 하듯 자연스러워졌고, 가상 인간은 인간과 거의 구분할 수 없을 정도의 싱크로율을 자랑한다. 현재 인공지능 기술은 발전을 거듭하며 우리에게 연일 놀라움을 선사한다. 그러나 여전히 기술적 한계 및 범죄 악용의 우려가 있어 방심하기는 이르다. The HOANS에서 인공지능 기술의 ▲발전 ▲의의 ▲한계 및 문제점에 대해 알아봤다.

최근 ▲AI 챗봇 ▲가상 인간 ▲딥 페이크 및 트래킹(Tracking) 기술 등의 인공지능 기술이 상용화되며 우리 주변에서 쉽게 접할 수 있게 됐다. AI 챗봇은 인간과 자연스럽게 대화하는 데 사용되는 소프트웨어 애플리케이션을 말한다. 작년 1월 개인정보 유출 및 차별 발언으로 서비스가 중단된 후 지난 10월 다시 돌아온 ‘이루다’가 대표적이다. 가상 인간은 실제 인간이 아닌 소프트웨어로 만들어진 외형에 인공지능 기술로 목소리를 입힌 캐릭터를 가리킨다. 딥 페이크 및 트래킹 기술은 실제 인물을 기반으로 한다는 점에서 가상 인간과 차이가 있다. 인공지능 기술이 가져올 새로운 미래에 대한 기대가 고조되는 가운데 이로 인한 문제점을 우려하는 목소리 또한 작지 않다.

 

지금은 인공지능 기술 전성기

 

1998년 한국에 최초로 등장한 사이버 가수 ‘아담’은 공개와 동시에 큰 관심을 받았다. 그러나 인기는 그리 오래가지 못했다. 제작사 아담 소프트에서 막대한 유지비를 감당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2~3분짜리 분량의 영상을 제작하기 위해 개발자 5~6명이 2개월 동안 작업해야 했다. 한국 최초 가상 인간 아담은 그렇게 활동한 지 5년 만에 자취를 감췄다.

그러나 최근 인공지능 기술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시장조사 업체 이머전 리서치에 따르면 인공지능 기술은 10년 내 전 세계 시장 규모가 52배 이상 성장할 전망이다. 그 이유로는 코로나19라는 특수성이 지목된다. 코로나 이후 온라인 작업이 증가하면서 비대면으로 소통하는 새로운 방식이 인기를 끌게 된 것이다.

무엇보다도 인공지능 기술의 성장도 빼놓을 수 없다. AI 챗봇인 ‘이루다’는 정해진 답변 후보에서 문장을 고르던 기존 방식에서 구체적인 대화 문맥을 파악해 실시간으로 문장을 생성하는 방식으로 발전했다. 기존(1억 3천만 개)보다 17배 커진 23억여 개의 언어모델 학습을 통해 더욱 현실감 있는 대화가 가능해졌다. 그뿐만 아니라 현재 가상 인간은 실제 인간과 구분하기 어려울 정도의 유사도를 자랑한다. 가상 인간 ‘애나’를 선보인 게임업체 크래프톤은 하이퍼 리얼리즘 제작 기술로 ▲피부의 솜털 및 잔머리 ▲동공 움직임 ▲얼굴 근육 및 주름까지 구현했다. 인간과의 소통도 훨씬 자연스러워졌다.

특히 가상 인간은 SNS를 통해 쉽게 접할 수 있고 양방향 소통이 가능하다는 이점을 가지고 있어 1020 세대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현재 가상 인간은 SNS에서 많은 팔로워를 거느리고 모델이나 유튜버 등 인플루언서로 활동한다. 2020년 등장한 유튜버 ‘루이’는 실제 인물에 페이셜 트래킹 기술로 얼굴만 합성한 가상 인간으로 한국관광공사 홍보대사로 발탁되기도 했다. 또한 지난해 12월 데뷔한 가상 아이돌인 ‘이 세계 아이돌’은 음원차트 1위를 기록해 화제가 된 바 있다. 이들은 트래킹 기술을 통해 실존 인물의 목소리와 행동을 그대로 반영해 제작됐으며 팬들과의 소통도 활발히 이어가고 있다.

 

인공지능 기술, 이렇게 활용된다

 

인공지능 기술은 ▲기업 마케팅 ▲영화 제작 ▲개인의 자아실현 등에 활용된다. 현재 가장 주목받는 분야는 기업 마케팅이다. 가상 인간은 기업이 원하는 이미지에 정확히 부합하는 모델이 될 수 있다. 시공간의 제약 없이 동시다발적으로 활동할 수 있으며 노화나 스캔들 등의 위험 부담 또한 없다. 신한 라이프 광고 모델로 유명한 한국의 가상 인간 ‘로지’가 대표적이다. 제작사 싸이더스 스튜디오 엑스는 MZ세대가 가장 선호하는 특성을 모아 로지를 제작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등장해 가상 인간 열풍을 일으킨 로지는 작년에만 15억 원에 달하는 수익을 올렸다.

가상 인간은 영화 제작에도 이용된다. 딥 페이크 기술이 발달하면서 배우의 유년과 노년 시절을 구현할 수 있게 됐다. 배우의 동의만 있다면 사후에도 작품 제작이 가능하다. 번역과 더빙도 인공지능 기술을 이용하면 훨씬 수월하다. 자동 영상 더빙 앱 ‘클링(KLING)’을 활용하면 AI가 인물의 ▲말투 ▲억양 ▲빠르기 ▲음성의 높낮이 등을 분석해 다른 언어로 변환한다. 더빙 속도 역시 기존 방식보다 10배 이상 빠르다. 이는 ▲게임 ▲영화 ▲소셜미디어 ▲뉴스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될 전망이다.

인공지능 기술은 개인의 자아실현에도 기여한다. 실력이 출중하지만 외적인 한계를 느끼고 대중 앞에 나서기를 두려워하는 이들이 인공지능 기술을 통해 일종의 ‘부캐(부 캐릭터)’로 활동하는 것이다. 가상 유튜버 루이의 실존 인물은 SBS와의 인터뷰에서 “얼굴 하나 바뀌었을 뿐인데 프라이버시를 존중받으며 하고 싶은 음악을 즐겁게 할 수 있다”라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이처럼 가상 인간은 그 강점을 바탕으로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되는 추세다.

 

가까이하기엔 아직 문제가 많은 당신

 

이러한 여러 이점을 가진 인공지능 기술은 조만간 완전히 상용화될 전망이다. 인공지능 개발 기업 클레온의 김성곤 부대표는 아시아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초거대 AI의 발전 속도는 우리의 예상보다 빠르게 이뤄지고 있다”며 “인간과 유사한 수준은 5년 뒤, 진입장벽을 조금 낮춘다면 이르면 3년 뒤에는 일반적인 서비스에서 소비자와 소통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인공지능 기술은 여전히 여러 한계 및 문제점을 가진다. 기술은 고도로 발달했지만 제작 주체의 기술력과 투입된 자본 양에 따라 결과물의 편차가 클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올해 MBN이 제작한 〈아바타 싱어〉는 아바타의 노래를 듣고 실제 가수를 추리하는 음악 예능이다. 트래킹 기술을 통해 실제 가수의 무대를 실시간으로 아바타로 구현하는 방식으로 제작됐다. 이를 위해 10회에 총 150억 원이라는 거액의 제작비를 들였으나 아바타의 움직임이 부자연스럽다는 지적이 계속 제기돼 시청자의 반응은 싸늘하다.

외모지상주의를 심화시킨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가상 얼굴 AI 서비스를 개발한 디오 비 스튜디오의 오제욱 대표는 SBS와의 인터뷰에서 “얼굴로 인해서 스트레스를 받고 정신적으로나 심리적으로도 굉장히 큰 영향을 받는 분들이 의외로 많다”라며 개발 의도를 설명했다. 그는 코로나로 비대면 접촉이 증가하는 상황에서 이러한 문제가 더 심화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인공지능 기술이 개인의 외모 결점을 보완하고 자아실현에 이바지한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는 점은 부정할 수 없다. 그러나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로지 ▲한유아 ▲김루시 등 가상 인간들이 모두 젊고 아름다운 여성의 모습을 하고 있다는 점에서 인공 지능 기술이 외모지상주의를 부추긴다는 지적이다.

범죄 활용 가능성 또한 존재한다. 딥페이크 기술을 이용한 디지털 성범죄는 갈수록 증가하고 있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따르면 이와 같은 불법 합성물에 대해 시정을 요구한 횟수는 1분기 기준 지난해(116건)보다 올해(963건) 8배 넘게 증가했다. 이 외에도 음성 복제 기술을 보이스 피싱에 사용해 사실성을 증가시키는 등 인공지능 기술이 범죄에 악용될 소지는 다분하다.

 

인공지능 기술, 아직 갈 길이 멀다

 

인공지능 기술 붐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인공지능 기술의 한계와 문제점은 분명히 짚고 넘어가야 한다. 제작자들은 획일화된 외모보다는 개성 있는 외모와 다양한 매력을 갖춘 가상 인간을 제작하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인공지능 기술을 이용한 범죄에 대비해 법망을 강화하는 작업 또한 먼저 이루어져야 한다. 인공지능 기술이 여러 한계를 극복하고 인류가 이제껏 경험하지 못한 새로운 미래를 안겨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조유솔·김은서 기자
2022150012@korea.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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