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닫는 학교 방역, 불편함은 학생 몫

학사팀은 지난달 27일 중간고사 이전까지 매우 예외적인 상황을 제외하고 전면 비대면 수업을 시행한다고 공지했다. 교내 확진자 발생 시 학생 간 접촉으로 인한 대규모 집단감염을 예방하는 차원에서다. 이와 더불어 코로나19 방역을 위해 ▲교내 체육시설 ▲중앙도서관 캐럴 및 스터디룸 ▲백주년기념관 수면실 등의 교내 부가 시설 사용을 제한했다. 이외에도 도서관 열람실은 25~50% 정도로 좌석을 축소해서 운영되거나 다양한 교내 시설의 운영시간이 줄어드는 등 학생들의 시설 이용에 여러 가지 제한이 따르고 있다. 그러나 이로 인한 불편함과 학교생활의 질 저하는 모두 학생이 감내해야 하는 상황이다.

교내 체육시설인 ▲화정체육관 ▲녹지운동장 ▲하나스퀘어 휘트니스센터는 올해 3월부터 개방이 잠정 중단됐다. 총무부에 따르면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이유로 운영을 중단했으나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가 몇 단계일 때 개방하겠다’는 구체적인 방침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중앙도서관의 캐럴과 스터디룸도 코로나19 방역을 이유로 지난 학기에 이어 학생사용이 보류됐다. 도서관 운영시간 역시 이전보다 대폭 축소되면서 학생들은 여러 혜택을 누리지 못하고 있다. 대대로 교내 4.18 기념관의 공연시설을 이용해왔던 중앙창작 뮤지컬동아리의 일원인 이 모(영문 21) 씨는 “코로나 사태로 인해 4.18 기념관 공연장을 개방하지 않아 외부 대관을 해야만 했다”며 불편함을 토로했다. 학교 시설을 이용하며 누릴 수 있었던 혜택이 상당히 줄어든 현 상황에 대해 아쉬움을 표현하기도 했다.

이처럼 교내 시설 이용이 제한되다 보니 많은 학생이 불편함을 감수하고 있다. 그러나 납부하고 있는 등록금 액수는 그대로 유지된다는 점은 이들의 아쉬움과 의아함을 가중시킨다. 박 모(정외 21) 씨는 대학의 등록금에 대해 “단순히 수업료의 개념으로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학생이 학교의 일원으로서 누리는 각종 부가적인 권리에 대한 대가이기도 하다”며 “교내 건물을 자유롭게 이용할 학생들의 권리가 축소된 만큼 등록금이 그만큼의 가치를 다하는지 의문”이라는 의견을 전했다.

한편 여전히 문을 닫고 있는 시설들과 달리 2학기를 맞이하며 운영 재개를 알린 곳도 있다. 고전음악감상실이 그 주인공이다. 본교 학생들이 클래식 음악과 함께 휴식을 취하곤 했던 음악감상실의 경우 3학기 만에 운영을 다시 시작한다. 본교는 구성원들의 안전을 위해 ▲출입 전 명부 작성 ▲손 소독 ▲주기적인 환기와 소독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개방 여부에 대한 계획조차 없는 교내의 다른 시설과 비교하면 음악감상실 개방은 매우 이례적인 결정이다. 이 소식을 접한 재학생 A 씨는 “역시나 방역에 만전을 기해야 하겠지만 학생들을 조금이나마 배려하는 모습이 바람직해 보인다”고 밝혔다.

코로나19의 방역지침으로 시설을 폐쇄하는 결정은 가장 쉬우면서도 방역에 있어 확실한 정책일 것이다. 그러나 학생 개인이 방역에 노력을 기하는 만큼, 학교도 단순히 방역을 명목으로 시설을 폐쇄하는 것이 아닌 학생들의 입장을 고려하여 방역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기약 없이 운영을 잠정 중단하기보다는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에 따라 시설 운영계획을 조정하고 미리 공지하는 유연한 모습이 필요해 보인다. 이에 더해 시설이 운영될 시 방명록 작성이나 주기적인 소독 등 감염 확산 위험을 대비한 대책이 함께 고민돼야 할 것이다. 무작정 문을 닫고 있는 현 방역 방침보다는 학생들의 학습권뿐만 아니라 학생들의 대학 생활을 보장하려는 본교의 책임 있는 방역 대책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김동현·김하현·정채빈 기자
justlemon22@korea.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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