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란과 곡절의 수강신청

이번 2학기부터 ▲우선순위 기반 사전 수강신청 ▲수강신청 시작 30분 전 삭제 가능 ▲다중탭·다중창 금지 ▲과목 신청 지연제를 골자로 하는 수강신청 시스템이 도입됐다. 더욱 편리하고 공정한 수강신청이 가능해졌다는 긍정적인 평가에 힘입어 지난달 18일 4학년, 19일 3학년 수강신청은 큰 잡음 없이 진행됐다. 그러나 지난달 20일에 진행된 두 차례의 2학년 수강신청에서 외부 디도스(DDoS)로 추정되는 공격에 시스템이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았다. 본교는 총학생회 중앙비상대책위원회(이하 중비대위)와의 논의 끝에 기존 결과를 무효화하고 내부적으로 대응책을 마련해 24일에 2학년 수강신청을 재개하기로 결정했다. 연기된 2학년, 1학년 수강신청 당일에도 디도스 공격은 계속됐으나 본교 관련 부처가 협력해 시스템 마비를 막을 수 있었다.

그러나 이번에는 일부 수강신청생이 공통적인 오류를 겪었다. 첫째는 수강신청 시작 직후 신청 버튼을 눌렀을 때 신청 여부를 알리는 문구가 아닌 ‘invalid call’이 적힌 팝업창이 뜬 경우다. 사범대학에 재학 중인 A 씨는 “1순위 과목을 클릭하고 대기하던 도중 ‘invalid call’ 팝업창이 떴다”고 전했다. 또한 “다시 한번 시도했으나 같은 팝업창이 떠 결국 1순위를 포기하고 2순위 과목을 클릭했더니 정상적으로 신청이 됐다”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한편, 약 40명의 학생이 매크로, 다중탭 등을 사용하지 않았으나 A 씨와 같은 현상을 경험했다며 디지털정보처에 문의를 보낸 것으로 파악됐다. 디지털정보처 측은 어떤 플랫폼을 사용했는지와 무관하게 “정상적인 인터넷 환경이라면 편법을 사용하지 않았음에도 해당 메시지가 뜨는 것은 불가능하다”면서도 “해당 문제가 디도스 공격이 강화됐던 24일에 주로 일어난 것을 참작해 디도스 공격과의 연관성을 확인 중”이라고 밝혔다.

‘invalid call’뿐만 아니라 신청 버튼을 누르고 대기창이 사라졌음에도 아무런 팝업창이 뜨지 않는 현상도 발생했다. 정해진 시간보다 일찍 신청 버튼을 눌렀으면 신청 기간이 아니라는 팝업창이, 늦게 눌렀다면 신청이 되거나 마감이 됐다는 팝업창이 뜰 것으로 예상한 학생들은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했다. 익명을 요구한 20학번 B 씨는 “팝업창이 뜨지 않아 신청 여부를 알 수 없었다는 점이 가장 큰 문제”라며 “1순위 과목뿐만 아니라 여타 과목을 수강신청하는 데도 영향을 미쳤다”고 주장했다. 디지털정보처는 약 50명의 학생이 제보한 해당 문제 역시 원인을 파악하고 있으며 특히 “디도스 차단 정책의 일환으로 발생한 현상인지 확인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렇듯 아직 정확한 원인이 파악되지 않아 피해 구제 방안이 당장 제시되기는 어려워 보인다. 다만 디지털정보처는 ‘invalid call’과 팝업창이 올라오지 않는 경우 모두 4학년, 3학년 수강신청 기간에는 발생하지 않은 만큼 수강신청 시스템 로직이나 접속제어 솔루션의 오류는 아닌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중비대위 또한 명확한 답을 드리기 어렵다며 원인 규명과 이에 따른 후속 조치 논의가 진행되는 대로 공지하겠다고 전했다.

서버 부하 감소, 강의 매매 방지 등을 위해 개편된 시스템 아래 진행된 이번 학기 수강신청은 DDoS라는 악재 속에서 우여곡절 끝에 마무리됐다. 그러나 여전히 몇몇 학생들이 겪은 수강신청 이상(異常) 현상은 해명되지도 해결되지도 못했다. 학년별 수강신청 정정(9/7)과 전체정정(9/8)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만큼 빠른 시일 내에 원인을 확인하고 재발 방지 대책을 논의할 필요성이 제기된다.

 

 

조수현·김민지·민재승 기자

shcho712@korea.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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