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력 떨어지는 교내 공통교양

공통교양이란 대학 생활에서 갖춰야 할 기본 소양을 기르기 위해 신입생이 수강하는 강의다. 본교를 포함한 대다수 대학은 공통교양 이수를 졸업요건으로 두고 있다. 고려대학교 ‘2021 교육 과정편람 제2절 89조’에 따르면 본교 공통교양은 ▲자유정의진리 Ⅰ·Ⅱ(이하 자정진) ▲글쓰기 ▲ACADEMIC ENGLISHⅠ·Ⅱ(이하 아잉) ▲1학년 세미나 ▲정보적 사고로 총 5가지다. 그러나 공통교양이 본래 교육 취지를 달성하지 못한 채 그저 하나의 졸업요건으로 퇴색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새내기가 첫 학기를 마무리하는 현시점에서 The HOANS가 본교 공통교양의 실효성을 돌아봤다.

공통교양은 글쓰기와 영어 수업을 주축으로 한다. 본교 또한 대학 수학 능력의 기본이 되는 ▲영어 능력 ▲사고력 ▲자기 표현력 향상을 목표로 아잉과 글쓰기 과목을 운영 중이다. 아잉은 학문적 영어의 토대 마련을 목표로 진행되며 글쓰기 수업은 학술적 글쓰기의 기초를 훈련하는 역할을 한다.
하지만 아잉은 정형화된 커리큘럼이 없어 교수자별로 수업과 평가방식이 천차만별이다. 수강 이전에는 상이한 수업 진행 방식에 대한 감을 잡기 어려울뿐더러 교수자에 따라 학습 효과가 다르다는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실제로 22-1학기 정경대에서 모 교수의 아잉 수업을 들은 B 씨는 “영어 토론이나 회화처럼 실전 영어를 배우기를 기대했는데 철저히 이론 중심의 강의였다”며 아쉬움을 표했다.
서울대는 영어 공통교양과 LAB(실습) 수업을 모두 필수 이수하는 내용의 공통 커리큘럼을 제시하고 있다. 매주 50분씩 12주 동안 말하기 수업을 수강하고 학기당 최소 1회 영어 글쓰기 교실을 방문에 직접 지도를 받는 식이다. 체계적인 커리큘럼으로 이론 학습뿐만 아니라 실전에서의 말하기와 글쓰기 경험을 향상을 도모한다.

글쓰기 또한 이론을 주로 다루는 커리큘럼 탓에 실용성이 부족하다는 아쉬움이 제기된다. 21-2학기에 글쓰기를 수강한 이 모(통계 21) 씨도 “정작 글을 직접 쓰고 이에 대한 피드백을 받는 시간은 부족했다”며 “2학년이 되고 전공 레포트를 쓸 일이 많은데 (글쓰기 과목이) 도움이 안 되는 것 같다”는 의견을 전했다.

대부분의 학교가 운영하는 글쓰기, 영어 수업 외에 본교만의 특색있는 공통교양으로는 자정진이 있다. 자정진 1에서는 다양한 주제에 관한 탐구 토론을, 자정진 2에선 협업 프로젝트를 진행해 문제해결 능력 향상을 시도한다. 그러나 지난 학기 처음 도입된 PBL 방식의 강의는 교수자조차 혼돈을 빚을 정도로 커리큘럼이 불완전했던 탓에 많은 불만을 낳았다. 이외에도 토론 개요서 표본 부재, 발표 시간제한 등 수업 진행에 관한 난점이 존재했다는 평가다.

또한 본교는 정보화 사회에 발맞춰 SW 교육의 일환으로 ‘정보적 사고’ 수업을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실전 경험이 중요한 소프트웨어 교육임에도 실습수업이 없어 꾸준한 개선 요구가 존재해왔다. 온라인 강의 시청 후 퀴즈를 푸는 방식인데 그 난이도가 강의 시청이 필요 없을 정도로 쉽고 정답공유가 빈번한 탓이다. 박 모(경제 20) 씨 역시 “온라인 강의를 재생만 해두고 전혀 시청하지 않았다”며 “실습 중심 코딩 교육이 이뤄진다면 학습에 열의를 가질 수 있을 것 같다”는 의견을 전했다. 이렇듯 실질 교육 효과에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많은 것으로 관측된다.

현재의 공통교양은 실용적인 교육 기회를 제공하지 못하고 형식적으로만 운영된다는 비판에 직면해 있다. 학점 충족에 있어서 꿀강을 노리거나 졸업을 위한 불가피한 강의로 여겨지는 실정이다. 그러나 신입생의 대학 수학 능력 함양에 있어 공통교양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기존 틀에서 벗어나 실제적인 교육 기회가 되도록 공통교양 과목의 혁신이 필요한 시점이다.

정윤희·유민제 기자
ddulee3880@korea.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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