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톡톡: 위기의 2023 한국경제

지난 2월 소비자물가지수가 전년동월 대비 열 달 만에 4점대로 떨어져 인플레이션이 안정세에 돌입했다. 반면 체감 물가는 변함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한국소비자원 외식비 자료에 따르면 소비자물가는 전년동월 대비 5%대 증가율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달 29일 당정협의회에서 정부는 전기요금과 가스요금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밝혀 공공요금도 대대적으로 인상될 전망이다. 올해 초에는 생산에 필요한 재화의 물가를 나타내는 생산자 물가지수도 상승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한국 경제는 더딘 물가안정 국면에 들어섰다. 지난달 한국개발연구원 경제동향에 따르면 우리 경제는 현재 ‘수출이 위축된 가운데 내수도 둔화되면서 경기 부진’까지 지속되는 최악의 상황이다.

 

겹치는 악재와 심각한 경기 부진

 

기획재정부가 매월 발간하는 2023 최근의 경제동향에는 작년부터 올해까지 수출 감소와 무역 적자가 심각하다며 경기둔화를 우려하는 내용이 석 달 연속 등장했다. 작년 한국 경제는 467억 달러라는 사상 최고 무역적자를 기록했으며 올해는 두 달 만에 178억을 달성했다. 총수출 감소액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 반도체 수출 급락이 주된 원인으로 보인다. 반도체는 전년 동월 대비 44.5% 수출이 감소했다. 국내 주요 전자기업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영업이익은 작년 2분기 기준 4분기까지 약 69%, 145%씩 대폭 하락해 악재는 지속하고 있다.

중국, 베트남 등 대(對) 주요국 수출이 크게 감소한 점도 원인으로 지목된다. 2020년까지만 해도 중국은 한국의 최대 흑자 교역국이었으며 작년 1위는 베트남이었다. 그러나 2월 기준 전년동월 대비 중국은 24.3%, 베트남은 22.5% 수출액이 감소했다. 작년부터 계속한 글로벌 경기 악화의 영향으로 글로벌 투자 수요가 감소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는 작년 12월 ▲전쟁 장기화 ▲중국 코로나 재확산 ▲미·중 무역갈등 심화 등을 이유로 세계 경기침체 우려가 지속한다고 밝혔다.

 

앞으로의 우리 경제는

 

앞으로의 국내외 경제 상황은 금리 기조와 중국 리오프닝의 영향을 많이 받을 예정이다. 최근 각국은 코로나 시기 저금리 기조로 상승한 물가를 잡기 위해 금리 인상에 나섰다. 한국은행(이하 한은)은 지난 2020·2021년 0.5~1% 수준이던 금리를 올해 2월 3.5%로 동결했다. 미국 또한 지난달 금리를 5%까지 인상했다. 세계적인 금리 인상은 향후 세계적인 소비 및 투자위축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지난 1월 IMF는 2023년 한국 성장률을 기존 2.0%에서 1.7% 하향조정하면서 비관적인 전망을 내놨다.

코로나19 이후 침체한 경제를 정상화하기 위한 중국의 리오프닝(re-opening)에도 관심이 쏠린다. 지난 2월 한국은행은 리오프닝으로 대중 수출이 늘어날 것으로 예측했다. 특히 대중 수출의 20%를 차지하는 화공품의 수출이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한국을 찾는 중국인 관광객 수도 다시 늘고 있다. 중국발 입국자에 대한 단기 비자 발급 재개 및 PCR 검사 의무 해제 조치가 이뤄진 탓이다. 한국관광공사는 중국인 입국자 수가 2019년 대비 내달 331만 명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리오프닝으로 우리 경제에 숨통이 트이는 건 확실하나 그 효과를 긍정할 수만은 없다. 우리나라 대중 수출품의 70%가량이 중간재인 실정에서 최근 중국의 중간재 자급률이 상승했기 때문이다. 또한 중국 관광객의 증가가 외식·숙박 등 국내 개인서비스물가를 상승시킬 가능성도 있다. 리오프닝이 금리인상으로 인한 물가 하락 효과를 둔화시킬 수 있다는 의견이다.

 

그럼에도 헤쳐 나가야 할 우리 경제는

 

고금리·고물가 기조가 계속되는 가운데 수출 부진으로 내수 회복에는 적색등이 켜졌다. 이에 윤 정부는 지난달 여행비 지원 및 상품권 발행 등을 통한 ‘내수 활성화 대책’을 내놓았지만, 일각에서는 여행·관광 분야에만 치중됐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고물가로 전 세계가 골머리를 앓고 있는 현 상황이 쉬이 끝나지 않을 듯하다. 윤 정부가 내놓은 이번 대책이 불황을 타개하고 민생을 구제할 묘수일지 악수일지 주목된다.

 

박예나 기자

june23107@korea.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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